나 스스로를 고립시키더니 많이 외로웠나 봐

- 생일이라고 온 가족에게 예약 문자를 돌렸다.

by 이승현

동생에겐 누나 생일이다, 음력 생일이니 굳이

기억할 필욘 없다면서. 그래도 나 여기 연고도 없이 혼자 있는데 아무도 모르고 지나가면 서러울 것 같다며. 이모티콘까지 써 가며.



여긴 이번주 영하 9도라면서

별 관심 없을 테지만 그냥.이라는

보편적인 말로 시작해,



할머니껜 애교 섞인 말투와 근황토크,

아주 솔직하게 제 생일이라 축하받고 싶었다고

스카프는 마음에 드시냐고,



엄마에겐 나 낳느라 고생했어. 를 시작으로

오늘은 나의 날이니 다치지 않고 건강하게 보낼게

라는 단단한 어조로,



아빠에겐 뒤끝 작렬인 나는 아직도 화가 안 풀려

딱딱해 보이지는 않나 수 없이 고민하며

또 고치다 아니지, 내 화가 안 풀렸을 수도 있지?

거참! 지금 평소처럼 애교 부리는 것도 이상해. 라며 핵심만 콕콕.



내일은 재밌게 보내는 거야.

생일이니까라고 쓰고



내일은 경복궁에 꼭 가보고 싶던 곳을

가려고 결심까지 했는데..



과연 내가 귀찮아서 생일에 외출을

하려나 싶지만.



그보다 누군가는 내게,



감기 조심하고

밥 챙겨 먹고

아프지 말고



가끔 하늘 보고

알겠지!!!라고 말했는데



아직은 누군가가 날 걱정하는 게

심히 익숙지 않다. 나는,



아이스크림을 밥 보다 더 많이 먹었고

아이, 추워하면서 따뜻한 방석 켜고



배부른데 이유 없이 공허해져만 가는

이 마음을 끝끝내 더 채우지 못해,



일부러 위장 불 건강한 방법으로

나도 왜인진 모르겠는데 애써 늘리고 있어.라고

하늘은 집안에서나 보지. 잘 안 나가.라고,



절대 말 못 하지.



하면 진짜 혼날 것 같으니까.

그냥 내일은 조용히 생일상을 또 차려볼게.



가족 빼고는 아무도 잘 모를 내 생일이,

그저 무탈히 지나가길.



미역국이 귀찮으면 그냥..

아 밥도 해야 하는 거지?

(아 그동안 뭐 먹고살았지 싶다.

근데 이승현은 흰밥 안 먹는 데에..

진짜 까다로워..)



p.s 아 생일 새삼 귀찮다.

작년까지는 생일상 차리는 게

정말 즐거웠지.



올 생일은 그냥 평소의 나라면

절대 안 했을 것 같은 것.

외출을 하든 안 하든 1가지는 꼭 하기.



그 낯선 도전에서 또 배우는 거니까.

(미리 생일 축하해.)



그냥 핸드폰 끄고 하루 종일 잘까?..



처음 가지는 이 휴가를,

그냥 그렇게 보내도 괜찮지 않을까..



그래봤자 그냥 하룬데. 하하..

근데 또 그래. 하루니까



내가 더 좋아하는 거 더 말랑해지는 거

찾아 해야지. 귀찮아도,



그냥 내일 하루는 네 본능이

시키는 대로 하고 싶은 거 하나 해!



꼭.

예쁜 옷은 다 준비가 됐는데.

너는 아직 준비가 안 됐나 봐.



아직도 겨울잠만 자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