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3학년? 아마 그쯤의 일일 거예요.
사촌언니더러, 저는 드라마를 보다
사랑한다고 제 목숨을 다하는 게
말이 되냐고 물었어요. 잔뜩 흥분해서는,
그건 진짜 미친 짓 아니냐고,
너무 우~ 비현실적이라고요.
언닌 내게 말했어요. 언니도 아직 어려서,
잘은 모르지만 정말 사랑한다면 언젠가는
내 목숨, 내 모든 걸 다 줄 수도 있겠지.라고요.
저는 이해가 잘 안 갔어요, 소중한 생명인데.
왜 그렇게까지 사랑을 해야 하는 건지 도대체가.
제가 너무 무드 없고 현실적인가요?
그래요! 초등학교 3학년인 제가 대체, 뭘 알겠어요.
사랑타령, 어후 지겨워~ 하던 저는,
어느덧 성인이 되었죠.
나름대로 잘 컸다고 생각해요. 저는,
어여쁜 마음과 좋은 인상, 등등..
그렇게 어느 날이었어요, 울리는 전화벨에도
울리는 문자, 카톡에도 채 나가지 못 한건요.
내가 그렇게 갑자기 당신을 떠난 이유,
이제부터 시작합니다.
그때, 저는 정말 나가고 싶었어요.
크고 작은 일이 뭐든. 중요치 않았거든요,
저에겐 결코,
그 애만 소중했고, 그 애만 보고 싶었고.
애가 닳아 끙끙대다가 갑작스레 눈물이 흘렀어요.
저 좀 바보 같죠?
어느 날, 천국의 계단을 보며 내 모든 걸
줄순 없다고 너무 비현실적이라고 말했던 나였는데.. 그랬는데.. 저.. 어 그랬는데요.
그런데 그런 내가 다 틀렸어요.
그리고 언니의 말이 옳았어요.
잘은 모르지만, 정말 사랑한다면 언젠가는
내 목숨 내 모든 걸 다 줄 수도 있겠지.라고
말했던 언니 말이 역시 옳았네요..
내 목숨쯤은 가볍게 그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몹시 쿨하게, 굴어야 할 것 같은 그런 사람이 저에게도 분명 있었어요.
아마 저는, 그때 그걸 인정하지 못한 채
내내 끙끙대며 울었던 것 같아요.
불 꺼진 방 안에서, 이불 다 뒤집어쓰고.
저 정말 청승이죠?!
하하.. 뭐 어쩌겠어요. 할 수 없죠..
사랑인데. 그때 전 가진 게 그리 많진 않았지만
내 마음, 그리고 내 모든 걸 다 걸고
당신에게 가고 있었어요.
좋아하는 게 아니라고 절대 그럴 리 없다고
눈물 다 떨구다 정신 차려보니 당신에게
푹 빠져 있던걸요.
저는 늘 그 애랑은 영원히 깨어지고 싶지 않았어요.
정말로요..! 진심이에요.
관계라는 게 참 애석하게도, 연애해도 결혼해도.
깨어질 수도 있는데 전 그냥 또 보고 또 볼 수 있는 우리가 그런 사이이길 원했었나 봐요. 점점..
애틋하고, 좋아죽겠고 보고 있는데도 그리워 미치겠는 좋아 죽겠는 이 사람과는 계속
영원하고 싶었거든요. 모든 게,
그 감정을 어린 제가 결코 이해할리 없었고,
너에게 간다는 말을 하고선 전 결국 숨어버렸죠.
방도를 찾지 못해 참 비겁하게도 말이죠.
그렇게 갑자기 내가 너를 떠난 이유,
첫 번째. 너를 너무너무 좋아해서, 이 감정이
분에 넘치는데 언니랑 했던 그 말이 두둥실 다 떠오르는데, 절제 그 조차도 난 되지 않아서.
모든 걸 걸고 자꾸 내가 너에게 가고 싶어 해서,
네 옆에서 어여쁘게 웃고, 자꾸 당당하길 원해서.
그래서 채 갈 수 없었어요.
두 번째. 연애든, 결혼이든 나는 너에게 그냥
반듯한, 좋은 사람. 완벽하게 각 잡힌 모습만
보여주고 싶었어서..
세 번째, 네가 나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뒤늦게 다 느껴 버려서, 그래서 이런 상태로
부족한 내가 너에게 가, 네가 나에게 와
온 마음을 다 토해내 뜨겁게 사랑한다고 해도.
끝이 난다면 두 번 다시 우린 못 볼 것이고, 우연히라도 보길 바라는 그런 사이가
될 것이고 네가 없는 나보다 내가 없는 네가,
나라는 사람이 쏙 빠진 그 너의 풍경이,
그 네 세계관이 퍽 걱정돼서.
내가 없으면 네 인생이 안 돌아가는 건 아니지만 네가 많이 아플게 뻔해서.
그래서 마음을 절제했어요.
이건 짝사랑이라고. 전 그렇게, 내내요.
네 번째, 나보다 네가 더 많이 아팠을 것 같아서.
나보다 네가 더 좋은 사람 만나길 바라서,
영원한 관계가 없대도 너랑은 깨어지지 않는.
그런 영원한 관계가 담뿍 되고 싶어서,
그게 내 욕심 이래도.
그럴 작정으로 네가 표현한 마음에 엑스도,
세모도, 동그라미도 치지 않고 울며 내내
기다린 거니까. 이 순간을,
다섯 번째. 네가 나를 너무나 간절히 원해서.
그래서 갈 수가 없었어.
내가 생각보다 너무 별로인 것 같아서 그땐,
그런 주제에 내가 널 사랑을 하겠다고.
모든 걸 다 걸고, 내 목숨까지 덜컥-
걸려는 그런 날 보면 너무 형편없어서.
말이 안 나왔어.
너무나 좋아했고,
그리움이 내내 짙었고.
그땐 후회했고, 아팠지만.
네가 나보다 더 좋은 사람 잘 만난 것 같아서.
정말 참 다행이야~
내가 친구에게 그런 말을 했어. 그때,
아쉽고 후회되고 뭐,..
그렇지만 난 영원히 아는 사이로 서로
감사한 그런 사이로,
이렇게 남을 수 있어서. 참 감사하다고.
아마도 이 사람은 모를 거예요. 영영,
내가 태어나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고, 절절하고.
들끓는 본능을 절제하고자 그날
겨우 나가지 않았다고요.
내가 여태껏 가장 좋아한 사람.
그게 너였다고 말이에요.
이런 감정 처음인데 이런 감정 느끼게 해 준
당신에게 정말 고맙고 참 감사해요.
나를 사랑해 줘서, 순수하게 아껴줘서.
좋아해 줘서 정말 고맙습니다.
편지 속 내용들을 당신도 공감한다면 우린,
그런 영원한 관계가 될 수 있을 거예요.
어여삐, 감사히도. 또 순수하게요!
당신도 나와 같다면요.
또각또각, 우리의 과거는 묻고
감사한 채로 현재를 잘 살아내요 우리.
p.s 참 어렸지만 그때, 내 모든 걸 걸고
당신에게 빠지게 해 주셔서 영광이에요.
매우 고마워요. 사랑, 사랑. 사랑..! 했고요.
아주 많이 절절하게, 말도 다 못 할 정도로
좋아했어요. 당신을.
그래서 나는 더는 후회 없어요.
당신과의 추억이 또 절절하게 남아
내 마음 한 편을 따뜻하게 늘 데워주니까.
감사히도.
그리고 같은 마음인데,
사귀지 않으면 궁금하잖아요?
과거가 돼도 왜일까, 모르게 궁금하겠죠.
언젠가 한 번은요. 나는 당신에게, 그저 궁금한 사람으로 가슴 한편에 잘 남길 바라요.
너 없인 못 살겠다고 엉엉 친구 앞에서
울던 내가, 너에게로 아무것도 재지 않고
심장을 내내 쿵쾅이며 달려가려고 했을 때.
네가 제발, 나와 달라고 보고 싶다고
내게 울며 애원했을 때 참 미련하고 눈치 없게도.
같은 마음인걸 그때 알아버려서 너에게
단 한 발자국도 난 갈 수가 없었어.
너는 너무 좋은 사람인데,
그런 너를 난 울릴 게 분명하니까.
그래서 내가 너를 먼저 떠났어.
내가 없으면 안 될 것 같아서 너도,
그리고 분명 나도.
이 글을 보고 있다면 미안해.
서로를 향한 마음이 생각보다 너무 깊어서.
시작을 해도 끝을 내도 생채기가 가득일 거라고
그렇게 여겨 비겁하게 도망갔던 거야.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