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화

나의 기억상실을 모르는 너에게.

by 이승현

매일매일 한여름처럼, 널 보며 싱긋 웃어주면서도

한 번도 받아준 적이 없었어.



내 마음이 궁금하다던 그 시절의 너,

이번에 만나면 그 시절,

내 얘길 다 들려줘야 하는데.



나 못 생겨져서 울면 어쩌냐.

그토록 보고 싶었던 한 사람.



p.s 나를 너무 많이 미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생각해 보면 속 시원히 받아준 적도 없지만

한 번도 거절하지 않았어 널,



그래서 좋았어. 집에 가기 싫어,

나 너랑 같이 있고 싶다고! 는 처음이었거든 나도.



진짜 나 울 거야. 이잉.. 난 용기 낸 건데.

내 맘도 모르고.. 지금 나만 애타 나만 다 아쉬워. 이잉, 하며 나 좀 안아달라는 그런 내가 좋았어.

자꾸 날 귀여워하던 그런 너도 좋았어.



그리고 포근히 날 안아주면서도 나도 애틋하고

지금 아쉬워죽겠고 나 지금 진짜 참기 힘든데,

누나 나 간신히 참고 있는 거야.

나 사실 이미 인내심의 한계야.



어머님이 밤새 놀아도 괜찮다고 하셨대도

누날 일찍 들여보내야 내 마음이 편하겠어.



어머님께서 그렇게 최초로 나 칭찬까지 해주셨댔는데, 밤새 놀다 늦게 들어가면

그건 정말 아닌 것 같아.

그 믿음에 보답을 못 해드리는 것 같아 그건.



누나 나도 진짜 아쉬워. 진짜야.. 너무너무 애타.

근데 그래도 참는 거야,.. 어쩔 수 없으니까. 하며

나를 참 아꼈던 그런 네가 많이도 그리운 밤.



적어도 너를 만나면 괜찮은 척은 안 해도 될 걸

다 아니까. 내 자연스러운 웃음 버튼, 내 눈물버튼.

나는 그냥 너라서. 좋았어. 다 너라서,

과거든 현재든 미래든 난 그저

너라는 사람이 좋았어.



언제든 연락해. 난 이제 과거의 너랑 안녕할 거야.

너도 과거의 나랑 잘 안녕하고 와. 잘 보내주고 와.

아팠던 나와의 추억,



그리고 우리 과거는 두고두고, 이제 서로 놀려주고 현재를 살며 미래엔 새로운 관계를 좀 다지자.

남녀가 아닌 우린 사람과 사람으로 만나,

우리 할 얘기 많잖아.



그리고 지난번엔 결혼을 하려면 만나는 사람이 있는지가 먼저 아닌가?라고 말해놓고

나 후회했어-



아니 그건 팩튼데, 메시지로만 보면

너무나 까칠해서, 혹시 네가 아프게 들렸을까 하고.

메시지는 비대면이잖아. 언제든 편집할 수 있지,



대면으로 만나. 표정 한 컷 한 컷,

더는 편집 못 하게.

그날 보여줬어야 했던 내 울음, 진실, 슬픔, 아픔,

애증까지도 이젠 조금 더 성숙해진 우리가

그려 나가면 돼.



근데 싫다면 너의 마음을 난

다 존중할게,



나도 너 만큼이나 모진 세월에,

미친 듯이 아프고, 미친 듯이 네가 그리워야겠지.

그래야 너랑 공평하지.

기억 상실 내내 난 너를 기억 못 했으니까.



아마도 다시 만나면 이제부터 그릴 현재가

너와의 추억이 난 궁금해.



너도 너무 그 시절에, 많이 아프고 방황하지 말고

충분히 시간 가지고 천천히 보자. 우리,

천천히 오랫동안, 서로에게 머무르자. 꼭



그 시절의 아픔, 냉혹함, 멍, 상처, 애증, 눈물까지도 잘 보내주고 와.

다시 만나선 우리 같이 보내주자.



그 시절의 과거의 나도 충분히 나고

현재의 나도 충분히 나고 미래의 나도 분명 나니까.

그땐 같이 보듬어주고 같이 울고, 웃자 우리 부디.

그땐 멍든 가슴 같이 쓸어내려주자.



얼마나 힘들었니. 얼마나 아팠니. 얼마나 참았니,

얼마나 그리웠을까.. 가늠도 안 된다.

그때부턴 우리 이제 같이 솔직하자.

네가 이 글을 꼭 보길 바랄게 :-)




화, 금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