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단상#. 1

- 사촌언니와의 추억, 할머니댁, 첨밀밀 비디오테이프, 그리고 사랑.

by 이승현

영화 첨밀밀을 보며 언니가 해줬던 말,
전생에 너무 행복했던 관계는 다시 만나면
다 엇갈리곤 한데. 전생과 우리 현생은 다 반대래.
혹시나 나중에 너도 그렇게 많이 아프면 전생에
그 사람과 지극히 설키고 얽혀 많이 행복했구나 해 알겠지? 너무 아파하지 말고.



에이.. 내가 뭐라고, 겨우 나 때문에 날 못 잊어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겠어? 나도 그렇고.
세월 지나가면 다 잊히겠지. 언니,



그래봤자 그거 다 과거잖아. 현재를 살아야지 사람이. 못 했던 거에 대한 그거 그냥 미련 아냐?
사랑이 아니라.



그리고 영화 나는 지루했어.
10살 밖에 안 먹어서 진짜 사랑은 난 모르겠고.



계속 엇갈리고, 답답하고 그리고 저거 바람이잖아. 결혼해 놓고 왜 저래 이상해 저 영화.



확실하게 헤어지던가 그리고 만나든가 말든가.
저건 예의가 아니지. 하여튼 어른들은 이상해.



내가 했던 그날의 말, 언니는 마음 따로 이성 따로.
늘 네 말처럼 이성적으로 되지 않는 게 사랑이랬다.



아마도 좀 더 크면 네가 어른이 되면 그땐

너도 사랑을 곧 배우게 될 거라고,



언니의 말을 이해하게 되는 날이 나는

영원히 오지 않길 내심 바랐다.



나는 마음 아프고 슬픈 걸 제일 힘들어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그 흔한 사랑에 빠지만 상대방이

아픈 꼴은 난 죽어도 못 보지 않을까? 싶어서였다.



나는 한 살 더 먹어도 앞으로도 쭉 사랑은 영원히 하지 말아야지, 그럼 마음 아픈 일도 없겠지?
10살 꼬꼬마는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언니는 사람 일이 그렇게 쉽게 되는 게 아니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