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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21 화

감사일기

by 이승현

내가 구운 제주산 갈치가 너무 맛있고 신선해서

감사합니다.



제3의 매력을 또 보다가 문득 누군가는 내가 연애를 하면 한여름 같아진다고 하고

나는 제3의 매력 영재 캐릭터랑 비슷해진다고 공감하고 있었는데, 실은 어쩌면 5년이든 10년이든, 달리는 차에서 내려줘, 나 내려 달라고. 말할 정도면 나랑 그냥 안 맞는 거구나..

잘 맞아서 5년이나 몇 년이나 만난 건 아니구나 그걸 알게 되어 참 감사합니다.



한 때 연애를 하며 미숙하여 김민희, 이민기 주연의 영화 연애의 온도를 보며 저게 현실이면 난

연애 안 할래 하던 스물셋, 에서 선물 받은 걸 기억나는 대로 싸서 보내 본 적이 있는데

연애의 온도 극 중 장영, 과 다를 게 하나도 없었다. 하지 말자던 모습을 다 해놓고는 그게 연애라니. 끝없는 사랑과 축복만 내려도 할까 말까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릴 적 그 시절의 내 행동이 잘못 됐다는 걸 알아서 참 감사하고 그리고 또 어렸지만 아팠지만 순간적으로 모든 내 감정에 솔직해 볼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나만의 방식의 이별, 이라는 게

얼마나 아픈 건지 잘 깨달아 감사합니다.



이제는 조금은 잘 맞는 사람, 안 맞는 사람. 을

알기에 사람 조심을 퍽- 해서 감사합니다!



아빠가 오셔서 많은 대화를 할 수 있어 감사합니다.



제철 딸기, 딸기 노래 불렀는데.

딸기를 먹을 수 있어 감사합니다.



꽤나 많이 어려움을 겪으며 산 것 같은데,

나이가 들면서 얼굴이 훨씬 편해짐에

여유로워짐에 그 무드에 감사합니다.



어떤 사랑은 한 거예요. 대체?

그 말에 이젠 차기작 소설로 응답해 줄 수 있을 것 같아서 참 감사합니다.



내가 사랑이 참 많은 인물이라는 걸

가시도 참 많았단 걸 깎여 나갈 게 천지란 걸

다시금 알게 됨에 감사합니다.



미세먼지, 초미세먼지가 빨간 불이지만

집에서 라디오를 들을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이유 없이, 또는 이유 있게 화가 날 때마다

화를 내서 무엇하리. 아빠한테 화내지 말자!

맘 다 잡는 나에게 그 예쁜 마음에 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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