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16일을 기억하며.
그날 이후 열 번의 벚꽃이 피었다.
3,653번, 매일같이 해가 뜨고 저물며
열세 살의 어린아이는 스물셋 어른이 되었다.
따뜻한 4월의 햇살 아래에서는
설렘에 잠 못 이루던 어린 학생들을,
그리고 10월의 선선한 가을바람이 스칠 때면
특별한 날을 맞아 좋은 추억을 쌓고 싶었을 뿐인
젊은 세대를 떠올리며 깊은 반성과 교훈을 되새긴다.
슬픔 속에서도 희망과 평안함이 찾아올 수 있기를.
그리고 다시는 이런 아픔이 반복되지 않기를.
무엇보다도, 비록 넘어지고 아프더라도 연대의 끈을
놓지 말기를.
“멀리서 바라보니, 배가 가라앉은 바다에 봄이 와 있다.”
-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