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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than Heo May 29. 2023

Web3로 가기 위한 Web2.5

Web2.5는 사용자가 Web3를 이해해 가는 과정이다.

블록체인에 대한 글을 쓴다는 것은 항상 쉽지 않은 것 같다. 블록체인에는 이념이라는 것이 담겨있고, 사람마다 느끼는 생각과 사회적인 문제의 정의가 다르고, 이를 해결하려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더욱 그런 것 같다.


오늘 할 이야기는 Web 2.5에 대한 내용이지만 혹여 Web 2.0(이하 'Web2'), Web 3.0(이하 'Web3')에 대한 용어를 모르는 사람분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아래와 같다. Web 1.0에서는 읽기만 가능했고, Web2에서는 읽고, 쓰기가 가능해졌다.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인터넷 세상인 Web3는 읽고, 쓰고, 소유한다는 개념이다.

블록체인에서는 Web2에서 Web3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매스 어댑션(Mass Adoption)을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기에 Web3의 매스 어댑션은 마치 신기루처럼 느껴진다. 때문에 잭 도시와 일론 머스크 등은 Web3는 마케팅 유행어에 불과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나 또한 블록체인에서 일하고 있고, Web3라는 방향에는 동의하지만 모든 것을 Web3로 전환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며, 전환을 하더라도 단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Web3가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만 같은 이상주의적인 측면도 강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왜 Web3를 주장하는 것인가?

Web 2.0는 중앙화된 서비스로써 서비스를 제공하는 빅테크 기업들이 사용자의 데이터를 독점하고 활용하여 자사의 이익으로만 활용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제기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유튜브의 크리에이터나 인플루언서가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과 같은 플랫폼의 정책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탈출하고 싶다면 모든 콘텐츠를 포기해야 한다.

결국, 사용자들이 플랫폼 회사에서 활동하면서 제공하는 데이터와 콘텐츠 생성 등의 기여하는 바가 명확하지만 이에 대한 권리와 소유권을 온전히 가질 수 없다는 점에서 Web3가 더욱 대두되기 시작했다.


한편으론 사용자와 크리에이터, 인플루언서를 확보하기 위해 인프라를 제공하고 투자했기에 당연히 누릴 수 있는 가치가 아닌가라고 생각하는 측면도 있다. 그리고 Web3의 위험성을 얘기하는 사람도 많기에 이에 대한 논쟁은 끊이지 않는다.




Web 2.5가 필요한 이유

블록체인 회사에서 근무하면서 Web3에 대한 많은 고민을 했지만 현실적인 단계는 Web2.5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우리는 Web2에서 Web3로 넘어가는 과도기적인 지점을 Web2.5라 부르고 있다. Web2.5는 결국 Web3로 확장하기 위한 중간 단계를 의미한다.



이러한 중간 단계가 필요한 이유는 Web2에서 Web3로 바로 전환되기엔 제도적으로 기술적으로도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대중들은 아직 Web3에 대한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지 못하고 있다.



Nice to Have에서 Must Have로

특히 우리나라처럼 특히 IT 인프라가 잘 구축된 나라에서는 블록체인이나 Web3에 대한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다. 있으면 좋겠지만 없다고 해서 불편하지 않다는 의미이다.



Web3는 인터넷의 대전환이라는 측면에서 분명 임팩트가 있지만 현재로서는 있으면 좋지만 없다고 해서 문제가 되지 않다. 꼭 필요해지기 위해서는 먼저 비용을 줄일 필요가 있다.

여기서 말하는 비용은 단순히 인프라 비용이 아닌 기술적 복잡함에서 발생하는 비용뿐 아니라 사용자가 이해하기 위한 노력 및 학습 비용, 그리고 시간적 비용 등을 포함하는데 이러한 과정을 거쳐 Must Have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Web3 기술이 모두 준비되었다고 완벽하게 전환이 될까?
한국에서는 여전히 현금기반의 모바일 결제가 익숙하지 않다. 많은 핀테크 회사들이 현금기반의 모바일 결제로 유도하고 있지만 전환이 쉽지 않다. 사용자들은 여전히 신용카드에 익숙하고, 모바일 결제도 신용카드 기반이다.
이성적으로는 불필요한 플라스틱 마그네틱 카드를 발급하지도 않아도 되고, 카드를 지갑에 넣고 다니지 않아도 돼서 효율적이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신용카드를 사용한다. 가장 큰 것은 사람들의 습관에서 나오고, 무이자 할부부터 각종 할인 혜택들을 쉽게 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익숙함 때문이고,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은 현금에서 신용카드로, 신용카드에서 모바일 결제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신용카드 단계를 건너뛰는 퀀텀 점프할 수 있었다. 중국은 신용 인프라가 부족하여 신용카드 발급이 어려웠고, 현금보다 편한 모바일 결제가 금융 소비자들을 빠르게 흡수할 수 있었다.

결국 Web3도 장점이 크지만 사람들은 Web2에 익숙하기에 학습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러한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제품이나 서비스가 나오거나, 그것이 아니라면 기존 Web2에서 Web3로 가기 위한 Web2.5라는 단계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Web 2.5를 사용자가 Web3를 이해해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나이키, 아디다스, 스타벅스와 같은 글로벌 유명 브랜드들은 Web2 기반에서 Web3 영역의 일부를 채택하는 형태로 Web2.5를 시도하고 있다. 회사의 거버넌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토큰보다는 NFT를 통해 커뮤니티 기반의 제품 브랜드를 강화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고,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적 특성보다는 제품과 사용자의 니즈에 더 집중하여 사용자에게 보다 쉽게 다가갈 수 있는 형태를 모색 중이다.





글로벌 유명 브랜드들은

왜 기술적 특성보다 제품과 사용자에게 집중할까?

이유는 사용자가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에 대해 자세히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블록체인 기술보다는 이러한 기술(도구)을 활용하여 제품의 본질에 집중하고, 사용자의 니즈와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How보다는 Why에 집중해야하는 이유이다.


요즘 같이 정보가 넘치는 사회에서 각자의 자리에서 필요한 지식과 정보만 습득하기에도 이미 사용자에게는 벅차다. 그런데 Web3를 위해 거래소에서 토큰(코인)을 구매하고, 지갑으로 옮겨서 거래하는 과정을 사용자가 학습하면서 사용해야 한다면 굳이 사용할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불편함도 느끼지 못하는데 복잡하고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사용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Web3를 부정하기보다는 오히려 Web2.5라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는 측면으로 이해해줬으면 한다. 모든 것이 Web3 전환될 필요도 없지만 한편으론 Web3가 필요한 곳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먼저 Web3와 블록체인을 기술적으로만 접근하기보다는 사용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도구로 활용하여 보다 본질에 집중한다면 사용자가에게 보다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을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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