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KPT회고 도입기
나는 회사의 필요에 따라 비즈니스와 프로덕트팀을 오가며 다양한 업무와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다양한 부서의 문화를 경험하게 되었는데 신기하게도 같은 회사이지만 서로 다른 점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특히 성장하는 스타트업 환경에서는 새로운 동료들이 계속 조인하게 되고, 때로는 새로운 조직이 생겨나기도 하기에 회사 내에서는 일시적으로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게 된다.
성공적인 프로젝트 진행하기 위해서는 비즈니스, 디자인, 데이터, 개발, 마케팅 등과의 협업이 필수적인데 서로 다른 문화에서 있다가 함께 협업하다 보니 서로 커뮤니케이션하는 방식과 성격이 달랐고, 이로 인해 오해가 생기는 경우가 많았다. 개인적으로는 서로 간의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다 회고가 떠올랐다.
그동안의 회고는 프로덕트팀만 진행했었는데 함께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각 팀별로 한 명씩만 참석해도 많은 사람들이 참석하기에 회고는 비교적 짧으면서도 협업과 목표 지향적인 회고가 되길 바랬다. 그래서 우리 회사의 긍정 에너지, 능력자 디자이너 MH님께 의견을 물었더니 KPT회고를 소개해주셨다.
먼저 회고를 위한 회의 자리를 제안했는데 다들 의아해했지만 다들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다. 회의에서 회고의 필요성과 KPT회고 방법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고, 서로의 의견을 나눈 시간을 가졌다. 주기적인 이터레이션과 KPT회고에 대해 30분 정도의 짧은 회의였지만 모두 만족스러워했다. :)
회고의 사전적 정의를 살펴보면 '뒤를 돌아다봄', '지나간 일을 돌이켜 생각함'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아마도 우리들은 매년 연말이나 연초에 지난날을 돌아보며 반성과 다짐을 하며 새로운 계획을 세울 것이다. 이것을 좀 더 짧고 주기적으로 한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 같다.
그중 회고 방법론으로는 타임라인 리뷰와 KPT 방법론 등이 있는데 그중 KPT는 Keep, Problem, Try의 약자로써 회고를 크게 3가지 관점으로 분류하여 진행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심플하면서도 빠르게 액션 아이템까지 도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좋았다.
- Keep : 잘하고 있는 점, 계속했으면 하는 점, 동료와 이번 스프린트에서 있었던 일을 적극 칭찬해주세요
- Problem : 문제나 불편한 게 있는 점, 개선이 필요한 점
- Try : Problem의 해결을 위해 시도할 것들, 더 잘하기 위해서 시도할만한 것들
※ 개인적으로는 위의 3가지 중 Keep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KPT의 3가지 타입은 정해진 시간 내에 작성하고 공유해야 한다.
- 각 타입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작성해야 하고, 무엇보다 남을 비방하거나, 비난하면 안 된다.
- 각 타입을 진행한 후에는 그룹핑하여 관리하면 회고가 더 원활해진다.
- Try에 다짐을 적기보다는 구체적인 설루션(액션)을 써야 한다.
- Try를 Action Item으로 선정할 때는 3가지 내에서 선정하고, 담당자를 선정한다.
- 모든 과정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다면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를 두고 관리하자.
우리는 1시간 이내에서 KPT 회고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웠고, 퍼실 레이터를 통해 타이머로 시간을 체크했다. Try에 비교적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Try에서 구체적인 액션 아이템이 잘 나올 수 있도록 관리했다.
- Keep, Problem 작성 : 5분
- Keep, Problem 공유 : 10분
- Try 작성 : 10분
- Try 공유 : 15분
- Action Item 및 담당자 정하기 : 10분
마지막으로 Action Item은 다음 회고 전까지 완료하기로 했고, 그리고 정기적인 이터레이션을 월 1회로 정했다. 주의해야 할 점은 회고가 목적과 다르게 변질되는 점을 막아야 하는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회고에서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를 역할별로 부여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회고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관리하는 사람, 남을 탓하거나, 부정적인 자세나 태도를 관리하는 사람, 회의록을 쓰는 사람 등이 있을 것 같다.
KPT회고는 비교적 짧은 시간 내에 서로의 소통 부재와 팀 간의 사일로 현상을 해결해주었고, 멋진 프로덕트를 만드는 것에 가장 효율적인 회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서로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과 지속적으로 회고로 회의 방식까지 개선해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스러웠다. 마지막으로 누군가 나와 같은 고민을 겪었다면 KPT회고를 도입해보길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