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선
그는 그렇게 창가에 서 있었다. 바깥 공기는 조금 더 서늘해졌고, 열린 틈으로 들어온 바람이 그의 손끝을 스쳤다. 그는 창문을 천천히 닫았다. 유리가 맞닿는 소리가 짧게 울렸다. 바깥의 소음이 한 겹 얇아졌다. 방 안은 조금 더 어두워졌다.
그는 본래 어둠을 두려워했다. 어둠속에서는 늘상 가슴께가 아파졌다. 어둠 속에서 그 사람은 생각 속으로 들어가고, 의미를 붙이고, 스스로를 더 무겁게 만들곤했다. 그는 또 한번 거기에 서 있었다.
그 사람은 조용히 옷장으로 걸어가 문을 열었다. 안쪽의 그림자가 깊게 드리워졌다. 익숙한 공간이었지만 그 공기가 낯설었다. 어둠은 텅 비어있지 않았으며 그 속에서도 무언가는 분명 숨 쉬고 있었다. 그는 멈춰 서서 자신의 숨을 들여다보았다. 가슴이 오르내리는 속도, 발바닥에 닿는 바닥의 온도, 손끝에 스치는 옷감의 결.
맴도는 생각은 여전히 있었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처음으로 자각했다. 머릿속의 문장들이 느슨해졌고, 그 사이로 감각이 스며들었다.
그는 셔츠를 갈아입었다. 천이 피부에 닿는 순간, 묘하게 가벼운 기분이 스쳤다. 어둠 속에 서 있으면서도 몸은 분명히 여기에 있었다. 약간의 우울감은 사라지지 않고 그의 곁에 있었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어둠과 밝음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것을, 그 사이를 오갈 수 있다는 것을 그는 조용히 느끼고 있었다.
천장 가까이에서 작은 기척이 움직였다. 빛과 그림자 사이를 스치는 감각. 박쥐같은 것은 소리 없이 그 공간을 가르고 있었다. 그는 그 존재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움직임을 따라 자신의 감각을 재정렬했다. 그 사람은 어둠이 그를 가두는 곳이 아니었음을 알았고, 비로소 자신의 몸에 또렷한 감각이 있음을 지각하기 시작했다.
이 브런치북은 소설도 에세이도 아닌, 마음의 창에서 꺼내온 감각을 적어 내려간 기록입니다.
‘그 사람’을 따라가며 자신의 감각이 머무는 지점을 천천히 느껴보셔도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