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5 꽃이 놓인 공간에서 꼭 만져보는 이유

정성과 디테일의 힘

by 별 Director

유튜버 밀라논나가 말한 '고급스러움'의 의미에 깊이 공감한 적이 있습니다.

그녀는 고급스러움이 비싼 것이 아니라, 그 여유와 정성에 있다고 했습니다.

저는 그 말을 들으면서 두 번, 세 번 고개를 끄덕였죠.


비용 그리고 정성의 영역

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알 겁니다.

하루라도 더 싱싱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물을 갈아주고,

밑동이 무르지 않게 조금씩 잘라주고,

시든 잎을 부지런히 따내야 한다는 것을요.


매일의 관심. 매순간의 손길.


어차피 시들 꽃에 그 정도의 공력과 돈을 들인다니

누군가는 비효율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요즘엔 조화도 참 잘 나온다고요.


물론 겉으로는 같겠죠.

하지만 본질은 다릅니다.


생화의 자연스러움과 생명력에 가치를 두고,

흔쾌히 비용과 시간을 들인다는 것.

누군가 보든 안 보든, 그 여유와 정성 자체에 의미를 둔다는 것.

그 고집이 바로 "고급스러움'입니다.


고급스러운 공간이란

지난 글에서 공간을 들어가면 3초 안에 알 수 있다고 했죠.

그 공간의 기획자가 어디에 가치를 두고 있는지를요.


비싼 가구, 인스타 포토존, 트렌디한 음악과 무드.


물론 이것들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정말 공간을 살리는 것은 따로 있습니다.

생화를 관리하며 매일 들이는 노력.

손님이 오지 않아도 밤새 켜 두는 조명.

아무도 보지 않는 모퉁이도 꾸며놓는 마음.

그런 작은 정성들이 쌓여서 고급스러움이 됩니다.

그리고 그 반복됨이 일관된 경험을 만들죠.

제가 꽃이 놓인 공간에 가면 생화인지 아닌지 꼭 한 번 만져보는 이유입니다.


일관된 의도와 고집스러움

제가 디렉터로 있는 클럽806의 VIP실에는 꼭 꽃을 둡니다.

동시에 저 혼자 쓰는 사무실에도 매주 꽃을 바꾸고요.

고객이 방문하는 공간이나,

1인 사무실이나 꽃을 두는 본질은 같습니다.

비싼 것은 구매가 가능하죠.
그러나 정성은 빌려올 수가 없습니다.


우리가 어떤 공간을 남다르다고 느끼고

어떤 브랜드를 아름답다고 느끼고

누군가를 품위 있다고 느끼는 이유.


공간을, 상품을, 자기 자신을

늘 갈고 닦으며

시간을 들이는 그 여유와 정성 자체를

우리가 ‘고급’이라고 부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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