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친구 H를 만났다. 인사를 나누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그의 고향을 묻게 됐다. 티지우주 Tizi-Ouzou. 내가 최근에도 그곳을 다녀왔다고 하자, 정확히 어디를 다녀왔냐고 그가 물었다. 랄라 케디자(Lalla Khadidja. 카빌리 지역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에서 티지우주 중심지로 향하는 부근이라고 하자, 그가 놀란다. 그곳은 자신의 고향에서 멀지 않은데, 자기도 가지 않을 정도로 위험한 곳이라고 한다. 내가 설마 하는 눈빛을 짓자 그가 덧붙인다. 그 곳은 경찰들도 가지 말라는 곳이라고. 설마, 나는 전혀 그런 분위기를 느끼지 못했다.
사실 등줄기가 조금은 서늘해졌다. 나는 길을 잃다가 우연히 찾아갔고, 아름다운 풍경에 빠져 자주 차를 멈춰 세웠는데... 요새 들어 자꾸 내게 위험을 얘기하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다. 아니면, 내가 위험한 곳만 쏙쏙 찾아다니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