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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트랑제 Dec 01. 2015

눈을 떠도 악몽이네

낯선 곳에서 나는 이른 새벽녘에 눈을 떴다. 그런데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거다. 달빛도 없는 밤인데다 숙소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서, 완전한 어둠 속에 있었던 것이다. 누군가 내 눈에 무언가를 뿌려 내가 아무 것도 볼 수 없게되는 그런 악몽을 꾸었는데, 현실 세계에서도 아무 것도 볼 수 없다는 것이 내게 약간의 공포를 느끼게 했다. 


핸드폰 신호도 잡히지 않는 곳이라서, 그 날 파리연쇄테러가 일어났다는 사실을 몰랐다. 나중에 알고서 어떻게 그런 참혹한 일이 일어났는지 믿어지지 않았고, 지인들의 안부가 궁금해졌다. 더군다나 생 마르탱 운하는 물길를 따라 조용하게 산책했던 좋은 기억이 있는 곳이기에 더욱 충격적이었다.


그러니 눈을 떠도, 계속 악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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