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함, 자유, 독서
아침 5시를 함께하는 프로젝트를 3년째 하는 중입니다. 이미 여러 번 브런치 글로 적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아실 것 같네요. 궁금하신 분들은 저기 아래쪽 글을 참고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 1기로 시작했는데 어느새 8기 멤버들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이번 기수에 새롭게 시작되는 미션이 있는데요. 바로 매주 '함께 쓰기'입니다.
그 첫 번째 주제는.
살면서 직접 부딪치며 얻은 '인생 교훈'이 있다면?
사실 '주제'가 주어진 글쓰기를 하는 게 더 어렵습니다. 저는 일주일 동안 어떤 글을 적을지 글감을 찾는데요. 주제가 정해져 있는 글쓰기는 앉아서 구조부터(개요부터) 만들어야 합니다. 아들과의 이야기, 독서에 대한 이야기, 플래너 쓰는 이야기는 삶에서 생각한 것을 적는 것이라서 생각보다 쉽습니다. 주제 글쓰기는 오래전에 보았던 논술 시험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에요. 무슨 내용을 써야 할지 모를 때는 일단 머릿속에 생각나는 대로 적어봅니다. 적다 보면 신기하게 글이 써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첫 번째.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
이번 주에 애덤 그랜트의 <Think Again> 이란 책을 읽었습니다. 애덤 그랜트의 책을 좋아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일단 작가가 유머감각이 풍부합니다. TED에서 애덤 그랜트의 강연을 찾아서 보면 아시겠지만, 기본적으로 사람을 웃기고 싶어 하는 작가입니다. 또한 다양한 논문을 근거로 흥미로운 결과를 도출해내는 그 과정이 놀랍습니다. 애덤 그랜트의 책을 읽고 있으면 내가 가지고 있던 견고한 믿음이 틀린 경우가 많다는 것을 깨닫죠.
이번 신간에서 애덤 그랜트는 지금처럼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세상에서 '지능'보다는 더 중요한 것이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바로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다시 생각하기'와 '자기가 알고 있는 것을 잊어버리는 기술'이라고 합니다. 어떻게 하면 이러한 것들을 배울 수 있을까요?
겸손함
책에서는 개인, 개인과 개인 그리고 집단 이렇게 3가지로 구분해서 이야기합니다. 여기서는 '개인'에 대한 이야기만 해보려고 합니다. 살아가면서 우리는 겸손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수없이 듣습니다. 하지만 왜 겸손해야 하는지는 알려주지 않죠. 겸손하고 양보하면 오히려 더 손해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도 많이 있습니다. 책의 시작에 조지 버나드 쇼의 글이 있습니다.
변화 없이 진보는 불가능하다. 그리고 자기 마음을 바꾸지 못하는 사람은 그 어떤 것도 바꾸지 못한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한없이 관대하고 인자합니다. 스스로를 열린 사람이라고 깨어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쉽죠. 하지만 이건 나 혼자만의 생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극히 주관적인 평가입니다. '깨어있는 사람, 열린 사람'이라 불리는 것은 스스로가 아닌 타인이 판단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옆에 있는 아내나 동료에게 물어보세요. '나는 깨어있는 사람인가요?'
애덤 그랜트는 열린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과학자처럼 생각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과학자처럼 생각하는 데는 열린 마음으로 대응하는 것 말고도 다른 조건이 포함된다. 그것은 바로 활발하게 열린 마음을 가지는 것이다. 여기에는 (자기가 반드시 옳아야만 하는 이유들이 아니라) 자기가 틀렸을 수도 있는 여러 이유를 찾는 것이 포함된다. 또 자기가 배운 것을 근거로 해서 자기의 생각을 새롭게 고치는 것도 포함된다.(48쪽)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
'내가 틀릴 수 있다는 생각'을 기본으로 가지고 문제에 접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요즘 '꼰대', '젊은 꼰대'와 같은 이야기가 자주 나오는 것은 '나는 맞고, 너는 틀리다'라는 생각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내가 틀릴 수 있다는 생각이 전제가 된다면 쉽게 충고를 할 수도 없고, 다른 사람의 행동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것도 더 조심스럽습니다. 자연스럽게 상대방의 의견을 잘 들을 수 있습니다. 마치 '당신도 맞고, 반대의 이야기를 하는 당신도 맞습니다'라는 이야기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요. 일단은 내가 모른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삶을 바라보는 태도가 변합니다.
두 번째. 그저 성공을 바란다면, 성공은 찾아오지 않는다.
성공이란 무엇일까요?
어릴 때부터 제 인생의 목표는 '성공'이었습니다. 성공하면 행복해질 수 있다. 성공하면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살 수 있다. 성공하면 가지고 싶은 것을 모두 가질 수 있다. 이런 성공을 꿈꾸었습니다. 사실 진정으로 성공을 바랐던 것이 아니라 그저 돈을 많이 벌고 싶었습니다. 물질적인 성공을 꿈꾸었던 것이죠.
성공은 자유다.
요즘은 성공을 돈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금전적인 부를 이루었다고 해서 모두가 행복한 것도 아니고, 돈이 많으면 부자라고 부르지만 성공했다고 하지는 않습니다. 최근에 김승호 회장님의 <돈의 속성>, 30대 자수성가 백만장자인 엠제이 드마코의 <부의 추월차선> 그리고 모건 하우절의 <돈의 심리학> 책을 독서모임에서 읽었습니다.
부자가 되는 방법은 모두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점을 한 가지 찾을 수 있었습니다. 바로 '자유'입니다. 부자가 되려는 것도, 성공을 하려는 것도 결국에는 내 삶의 자유를 찾기 위한 과정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요즘은 돈으로 시간을 사는 것이 이해가 됩니다.
세 번째. 행운은 책에서 왔다.
우리는 삶을 살면서 많은 선택을 하고 다양한 행운을 만나게 됩니다. 행운은 여러 가지에서 찾아옵니다. 좋은 부모님을 만나는 것, 좋은 환경을 만나는 것, 좋은 친구들을 만나는 것 등의 정말 다양한 만남과 선택 속에서 우리는 행운을 접할 수 있습니다.
일본의 유명한 학자인 오마에 겐이치는 인간을 바꾸는 방법 3가지를 이야기했죠.
“시간을 달리 쓰는 것, 사는 곳을 바꾸는 것, 새로운 사람을 사귀는 것.
이 세 가지 방법이 아니면 인간은 바뀌지 않는다. 새로운 결심을 하는 것은 가장 무의미한 행위다.”
오마에 겐이치가 하는 이야기처럼 인간을 바꾸는 것도 결국 행운이라고 생각하면, 행운은 '시간, 사는 곳, 만나는 사람'에 따라서 달라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여기에 한 가지만 덧붙이고 싶습니다. 바로 '책'입니다. 지난 10년 동안 꾸준히 책을 읽었습니다. 그 속에서 시간을 다르게 쓰는 법, 사는 곳의 중요성, 인간관계에 대한 것까지 모든 것을 책으로 배웠습니다. 심지어는 연애도 육아도 책으로 배웠죠. 그리고 글쓰기도 말입니다.
(책과 독서에 대한 이야기는 앞으로도 많이 적을 계획이니 오늘은 간단히 적겠습니다.)
조금은 급하게 '살면서 깨달은 인생 교훈 3가지'를 적어보았습니다. 물론 정답은 아니에요. 지극히 주관적인 저의 생각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오늘 기준'이기 때문에 앞으로 변화할 가능성도 많습니다. 앞으로 3년이나 5년을 주기로 생각의 변화를 적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 기준! 당신의 인생 교훈 3가지는 무엇일까요? 저도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