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으로 사는 연습
중년으로 사는 연습 14
심연(深淵)
세파(世波)를 견디며
가슴 끝자락 따라 맺힌 이슬이
우물 속으로 떨어지면
찰랑찰랑 파랑 따라
가슴앓이 고요히 가라앉고
서슬 푸른 가슴으로
눈물이 차오르지 않도록
잠시 심연(深淵) 속으로 들어간다.
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
떨어진 것이 마지막 잎새가 아니길
희망하며 살아온 사람살이 따라
가슴 안에 생긴 작은 심연(深淵)이
부서진 것의 희망이 되어
깊은 고요 속에서 피는 연꽃처럼
청명한 하늘 속으로
잔잔히 더 푸르게 깊어질 때까지
나를 사랑하여
마르지 않는 우물이 되도록
사랑의 묘약이 샘솟아 차오르도록
너를 심연(深淵) 위에 평화로이
띄우는 것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깊은 가슴이 되어간다.
“세상살이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것은 나이 드는 만큼의 고집과 아집이 생겨서일 것이다. 가진 것만큼만 이루는 것도 복에 겨운 일이 건만 아직도 욕심을 떨쳐내지 못하고 살고 있다. 이룬 것을 복에 겨워하며, 가슴속 작은 심연(深淵) 하나를 만들어 삶의 작은 기원이 될 수 있도록 주어진 세상을 잘 가꾸며 살아갈 수 있기를 희망해 봅니다. “
한라산 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