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으로 사는 연습
보이지 않는다는 것.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볼 수 있어도 찾지 못하는 것에서
존재해도 느끼지 못하는 것까지
볼 수 없다는 것은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에서
꿈꾸지 않는다는 것까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첫걸음을 내딛지 못하는 두려움에서
시작과 동시에 반쯤 온 듯한 싱그러움까지
보이지 않는 길에서 겪어야 했던
첫 상처들이 아물고
이미 알고 있던 경험에서
다시 새 상처가 생겨
마음을 어지럽힐 때까지
멈출 수 없는 길 위에 서서
다시 마주해야 하는 미지에 대한 희망이
보이지 않아서 볼 수 없는 고문 같은 절망을
조금이나마 감당할 수 있을 때까지
본다는 것에 대한 편견이
세상에 숨겨진 적이 없는 볼 것을
더 많이 보는 것으로
더 섬세하게 느끼게 될 때까지
누릴 수 있는 풍경과 동행하며
멈출 수 없는 길을 걸어
천천히 오래도록 가면 된다.
“본다는 것에 대한 의미는 사물의 실체에서, 숲에서 놓쳐버린 이름 없는 들꽃까지 보지 못한 것에서 본 것들에 대한 주관적인 결론이다. 본다는 것은 오감을 동원해서 세상을 바라보게 될 때의 경이와 시야를 꽉 채운 한적한 풍경의 평화로움으로 선택을 할 수 있다면, 본다는 것은 객관식 문제 속 정답처럼 선택할 수 있겠지만 본다는 것은 내가 무엇을 볼 것인가에 대한 주관적 시야일 뿐이고, 보이지 않는다는 것도 보는 것에 대한 의미가 다르기 때문 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