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하지 못하는 편지
현아, 잘 지내니?
나는 아직 너에게 궁금한 게 참 많아 나는 여전히 너의 눈물을 이해하지 못하거든 그러니까 나를 위해 울어주던 너는 진심이었는지 말이야 나는 너한테 어떤 존재였는지 내가 도대체 뭐였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잘 모르겠어. 너는 알잖아 알고 있었잖아 내가 어떤 마음으로 너를 바라봤는지 그때 내가 너한테 미쳐있었던 건 세상 사람들이 다 알아 아직도 내 친구들은 그때 이야기를 하면서 나는 앞으로 너만큼 사랑할 사람 못 만날 거라고 하더라 내 생각도 그래 아마 못 만날 거야 절대
사람이 사람에게 그 정도로 미치는 건 너무 위험한 일이거든 정말 두 번은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 아무튼 익숙한 새벽의 공기가 부는 바람이 유난히 너를 떠올리게 하는 계절이야 그래서 생각난 김에 안부인사도 전하고 속에 묻어두었던 말도 이렇게 하고 있는거야
그래서 현아, 그때 너의 진심은 뭐였어?
너는 한 계절 동안만 나를 좋아했던 거야? 계절이 변하면서 네 마음도 변했던 거야? 아니면 애초에 변할 마음조차 없었던 거야? 너는 나를 곁에 두고 싶어 하면서도 늘 떠날 준비를 했었잖아 왜 그랬는데? 왜 단 한 번도 내 마음 편하게 해주지 않았던 건데? 왜 웃음 끝에 항상 눈물이 있고 불안함과 불편함이 있어야 했는데? 도무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 아마 죽어도 이해 못할 거야 나는 내가 알 수 있는 건 그냥 그럼에도 나는 너를 너무 사랑했었다는 거야
있잖아 우리 함께 있었던 날 꿈같은 시간을 보내고 그 다음 날 내가 너 머리 말려줬잖아 예쁘게 하고 가라고 머리 해줬잖아 그때 말이야 사실은 나 알고 있었다? 너 그날 내가 해준 머리를 하고 그 사람이랑 데이트하러 갔잖아 너는 내가 모른다고 생각했겠지만 사실 나는 다 알고 있었어. 다 알면서 그렇게 했던 거야
아무튼 여전히 너를 사랑하는 건 아니고 말이야. 이렇게 문득 생각나면 혼자 편지를 써 그게 다야 나는 여전히 너를 이해 못 하지만 이해하려고 노력해 이해해야지만 내가 그나마 괜찮을 것 같거든 아니 그때의 나를 달래줄 수 있을 것 같아서
아, 무너지는 새벽은 위험하고 그때의 상실과 절망을 가득 안은 마음은 도무지 무뎌지지가 않네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