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아, 지금 너는 어디에 있니?
우리 같이 밤새 술 먹고 아침에 해장국까지 먹었던 날요. 양식에 파스타만 먹을 거 같이 생겨서 해장국 정말 잘 먹던 그 모습이 얼마나 예뻐 보였던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 추어탕인 것도 당신 진짜 내 취향 그 자체였습니다. 그날이었나 우리 처음 뽀뽀한날요. 사람들 시선 상관하지 않고 테이블 넘어 당신에게 뽀뽀했을 때 아무렇지 않은척했지만 저 진짜 심장 터질 뻔했는데 당신은 어땠을지 참 그 시간 동안 그거 하나 물어보지 않았네요. 그날 우리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눴어요. 그리고 긴 이야기 끝에 당신이 한 그 말은 앞으로의 우리를 너무 잘 나타내는 말이었고요.
“너 나 만나면 너만 힘들어질 건데 괜찮아? 나 네가 생각하는 것만큼 좋은 사람 아닌데 진짜 괜찮겠어?"
그때는 그 말이 무슨 의미인 줄도 모르고 대답했죠.
"뭐든 괜찮아 난 이미 시작해서 물러날 생각도 없어"
우리 처음 만났던 날 밤 지새우고 헤어진 후에 잠도 제대로 자지 않고 그날 저녁에 만날 약속 잡고 만난 거 기억해요? 하룻밤 사이의 꿈일까 봐 나는 잠도 설치고 당신 연락 기다렸고 저녁쯤 일어난 당신에게 연락 왔을 때 아 이거 꿈이 아니구나 하고 뛸 듯이 기뻤어요. 카페에서 만난 우리는 멋쩍은 듯 웃었고 카페 한편에 자리를 잡고 앉았어요. 당신은 잠깐 일을 해야 한다며 노트북을 켰고 나는 그 모습을 지켜봤습니다. 그리곤 생각했죠. 세상에 이런 예쁜 사람이 있네 하고요.
사실 옆에 앉고 싶었어요. 맞은편이 아니라 옆자리요. 근데 차마 용기가 안 나서 뚝딱거리면서 바로 옆이 아닌 대각선 자리에 앉았었죠. 그 순간에도 나는 심장이 터질 뻔했습니다. 심장 소리 들릴까 봐 마음 졸였다니까요? 그리고 업무가 끝난 당신이 편한 자리로 옮기자고 했을 때 내 마음을 알았는지 당신이 먼저 내 옆자리에 앉더군요. 이것 보세요. 내가 당신에게 빠지지 않을 이유가 단 하나도 없었잖아요. 안 그래요?
우리 항상 만나던 곳 가는 길에 꽃집이 있었잖아요. 난 날마다 그 꽃집에 들러 꽃을 사서 당신에게 선물했습니다. 내 생에 누군가에게 그렇게 꽃다발을 많이 안겨준 건 처음이었어요. 언젠가부터는 꽃집 사장님이 제 얼굴만 보면 꽃을 추천해 줄 정도였으니까요. 근데 꽃을 살 때만 해도 가장 예쁘게 빛나던 꽃이 당신에게 가면 빛을 잃는 겁니다. 아마 내 눈엔 당신이 꽃보다 훨씬 빛나 보였기 때문이겠죠. 꽃을 받아들고선 환하게 웃는 모습은 아직도 잊히지 않아요. 누군가의 웃음이 그렇게 예뻐 보였던 것도 처음이었고요. 주고 싶은 게 참 많았습니다. 아름다운 꽃도 세상에서 가장 예쁜 말도 넘쳐흐르는 내 마음도 세상에 존재하는 애정이 담긴 모든 것을 당신에게 주고 싶었던 모든 날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