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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승하글 May 20. 2024

그때의 나는 그저 내 목숨보다 당신을 더 사랑했을 뿐

불안정한 사랑에서 느끼는 불안감을 아시나요?


그때는 무작정 내가 다 고쳐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말투가 문제라면 말투를 고치고 행동이 문제라면 행동을 고치면서 어떻게든 당신 눈 밖에 나가지 않으려고 애썼으니까요. 사랑을 주고받기보다는 무한한 사랑을 주면서 받는 것을 구걸했었죠. 잠들기 전에 애정을 확인하지 않으면 당장 다음날에 당신이 사라질 것만 같아서 연신 사랑한다는 말만 반복했어요. 그렇게 말하다 보면 한 번은 돌아올까 봐요. 뭐 이렇게 말하니까 상당히 비참하기도 합니다. 무엇이 나를 그토록 미치게 만들었을까요. 나는 왜 하지 않아도 될 것까지 하면서 이해할 수 없는 부분까지 이해하는척 나를 억누르면서 당신에게 목매달았던 걸까요?


그것이 진짜 사랑이었는지 지금 생각해보니 의문입니다만 그때는 진정 사랑이라 믿었습니다. 그때의 나는 그저 내 목숨보다 당신을 더 사랑했을 뿐이에요. 아직도 나는 당신과 헤어지던 날의 꿈을 꿉니다. 우리 이러지 말자고 나한테 이렇게까지 해야 하느냐고 울며 당신을 붙잡던 내 손을 떼어놓으며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사랑하는 척 함께하는 일을 계속하는 건 서로에게 상처만 되는 일이라고 말하는 당신을 보는 그 지독한 악몽을 여전히 꾸고 있어요. 지겹도록 반복되는 이 악몽에서 언제쯤이면 벗어날 수 있을지 알 수 없습니다. 아마 앞으로 한참은 그것을 모른체 살아야 할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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