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책 [이름 모를 가로등은 그림자를 비춘다]

by 승하글


오늘부터 당신을 기록하려고 해요

어쩌면 부치지 못하는 편지 같을 수도

아니면 매일 내 하루에 녹아있는 당신을

기록하는 일기 같을 수도 있겠어요


결국 시간이 다 해결해 줄 테니까

나는 내 속에 있는 이야기를

세상 밖으로 내보내며 털어낼 겁니다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해도 괜찮아요

오래도록 당신을 써 내려가면 되니까요


지독하게 사랑한 당신을 지겹도록 써 내려가다가

이야기가 끝날 때 즈음엔 나도 괜찮아질 테니

걱정은 말아요.


책 [이름 모를 가로등은 그림자를 비춘다]

도승하 <우리는 사랑했지만, 사랑하고 있지 않았다> 중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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