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에 혹이 났다.
오늘 회의실 들어가서 문을 닫다가 문짝에 이마를 쿵하고 박았다. 화상회의였는데도 저 멀리 모니터에서 보고 있던 분이 쿵 소리에 놀랠 정도로 크게 박았다. 한동안 머리가 띵해 회의내용도 머리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혹이 크게 생겼고 푸르스름하게 멍도 들기 시작했다. 모서리에 박은 부분은 핏기도 살짝 돌면서 퉁퉁 부어 세수를 할 때도 통증이 느껴졌다.
아프다.
내가 문을 닫으면서 내 이마로 박은 거라 어디다 하소연을 할 수도 없다. 괜히 성질이 났다.
내가 저질러놓고 되려 짜증을 내는 일이 가끔 있다. 포토샵에서 실컷 작업해놓고 종료하면서 저장하시겠습니까? 라고 물어보면 나도 모르게 아니오라고 눌러서 몇시간의 작업이 눈 앞에서 날아간 적도 있고 뻔히 길 가다 괜히 내 다리에 내가 걸려서 넘어진 적도 있으며, 운동하다 괜히 욕심부려 내 무게를 내가 못 이기고 발목을 접지른 적도 있다.
다 내 책임이다. 누구를 원망할 수도 없이 다 내 책임인 것이다. 아후 썅. 하며 욕지거리를 해봐도 결국엔 내가 원인제공자이고 동시에 피해자인 것 이다.
이마에 난 혹에 호랑이연고를 문지르며 등신같이 문을 왜 그리 세게 닫았을까 하는 원망과 후회를 하면서 오늘도 또 생각한다.
나에게 벌어지는 일의 90%이상은 결국 내 탓이다. 누구를 원망할 것도 원망할 수도 없다. 결국 내가 다 책임지고 헤쳐나가야 하는 것이다.
호랑이연고가 눈에 들어갔다.
눈이 쓰리다. 괜히 마음도 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