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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행 비행

by 유진Jang

너는 그렇게 훨훨 날아다녔지 네가 날 수 있었던 원인은 그의 입김 때문이었지 그의 입김이 불지 않았다면 넌 그저 사지가 찢기지 않기를 기도해야만 했을 거야


오 영원한 헤세드와 에메트 내 영혼이 당신을 찬양합니다 너는 감사의 기도를 여호와 닛시 여호와 삼마 여호와 이레에게 올렸지


운명보다 높게 날아오른 너는 약간의 공포심마저 감수해야 했어 빗살처럼 쏟아지는 침을 맞고 네 눈은 잠시 멀었지 너에겐 날개가 없는데 어쩌지


제발제발제발

기억 속 안개는 소멸했고 흐릿했던 시야는 명백해졌어 잠실엘스 아파트가 보였는데 한 쌍의 남녀가 거실 소파에서 사랑을 나누었지 남자는 곧 설정할 것이고 여자는 곧 생명을 잉태하게 될 거야


입김에 올라탄 넌 롯데월드타워를 지나 춘천 쪽으로 날아갔지


춘천은 너를 낳은 도시이면서 너의 아버지를 삼킨 곳


넌 이제 갈 곳이 정해졌어 네 아버지가 잠시 머물렀던 무덤 누구에게 무덤은 푸른 창공보다도 자유로운 곳


너는 자유를 염원하지 혼이 있고 영이 있고 관절이 있고 골수가 있는 너는 죽음으로 죽음에서 자유로워진 한 사람이 생각났어 완전한 자유조차도 구속할 수 없었던 그 목소리


너는 낮고도 단호한 그의 목소리를 따라가기로 결심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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