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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진킴 Feb 22. 2024

아웃 오브 서울?

책 리뷰 + 기분

** 여기에 있는 모든 사진들의 출처는 이 책의 작가 김진영씨의 인스타그램입니다


브런치에 사진 관련된 글 두 개 올리고 갑자기 웬 책 리뷰?
(사실 리뷰라기보다 이 책을 읽는 과정에서 든 여러 가지 생각들을 적어보고 싶다)

그렇다 내 글들을 읽다 보면 이런 현상들을 자주 느낄 것이다

좀 생뚱맞은 거 같기도 하겠지만 사실은 상당한 통일성을 가지고 있다


사진을 찍는 유진작가의 머릿속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이런 발언은 자만이거나 내가 대단하니 읽어라 그런 게 아니다

사진을 찍을 때 빛을 바라보는 느낌, 구름이 있을 때 찍고 싶어 하는 감성, 어두울 때 하이라이트만 살려서 감정을 표현하고 싶은 마음 모든 것들이 이런 책들을 읽고 여행을 하며 경험을 하고 또 그런 것들을 통해 생각 끝에 나오는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사진이란 참 단순한 매체다

그런 단순한 매체에 이런 많은 생각을 담기란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사진을 찍기 위해 영감을 받기 위해서라도 끊임없이 노력을 해야 한다


Out of Seoul 은 선물로 받은 책이다

선물로 이 책을 준 사람은 마음씨도 착하고 열심히 사는 게 너무나도 멋진 분이다

또 그런 분이 선물로 준 책이니 안 읽어볼 수가 없었다

그런데 지금 이 리뷰를 올리는 건 이 책을 세 번이나 읽고 나서다


지난 5년간 한국에서 책 사는 걸 상당히 꺼렸다

아 나와 책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이 전부이니 잠시 설명은 하고 지나가야겠다

난 책을 좋아한다

책은 너무나도 멋진 아이템이다 책을 읽지 않더라도 방에 쌓아두면 뭔가 뿌듯하고 뭔가 잘한 거 같고 너무 좋다 책들을 이용해서 가끔 구겨진 것들을 피기도 하고 라면을 잘 먹는 편은 아니지만 먹는다면 컵라면인데 라면에 올려놓기에 책만큼 좋은 물건이 없다 너무 무겁지도 않은데 적당히 무거워서 육개장 컵라면에 올려놓으면 정말 안성맞춤이다

영어권에서 나온 책들을 사는 단계도 참 다양하다

먼저 Blinkist 같은 책 요약 앱에서 내가 추천받은 책 또는 어디서 흥미로울 것 같은 책을 보면 먼저 읽어본다 요약본들이기 때문에 30분 정도면 읽을 수 있다

내가 생각한 느낌의 책이라면 내가 읽어서 도움이 되고 재미있을 것 같은 책이라면 오디오북을 다운로드할 수 있는 Audible을 이용해 오디오북을 구입한다 보통 1.5배속으로 사진작업을 할 때나 운전할 때 많이 듣는다

그 후 좀 더 진지하게 이 책을 읽어보고 싶다고 하면 킨들버전으로 책을 산다 아이패드 킨들앱으로 책을 읽으면서 하이라이트를 치면 그게 내 노션 데이터베이스로 자동으로 넘어간다 내용들을 정리하기가 너무 간편하다

그러고 그 책이 너무 좋은 면 하드카피로 책을 산다 이 책은 거의 소장용인 거다 그러고 천천히 시간을 가지고 책을 읽어본다 이 시점에 나는 책을 적어도 3번째 읽는 것이다


그런데 책이 재미있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책은 읽을 때마다 새로운 느낌을 선사한다 게다가 이렇게 다른 방법으로 읽으면 더더욱 그 다른 느낌이 재미있다


이렇게 배울 것도 많고 흥미를 가지고 읽을 책들이 많은데 한국에서는 요즘 인플루언서들 또는 딱히 전문지식이 없는 사람들이 꼭 책을 쓰면 그 책이 곧 전문지식인 것처럼 책 내는 게 유행이다 그래서 한국에서 사는 책들은 검증된 전문인들 예를 들어 오은영 또는 영어버전으로 읽었는데 한글 번역본이 궁금해서 사서 읽는 것들도 있고 주위에 영어책을 권하기는 아직 한국말이 편한 분들에게 선물하는 용도로 사기도 한다


그래서 책을 쓴 작가를 먼저 알지 않고 책을 사는 경우는 기억이 나질 않는다




이 책 역시 마찬가지다

이 책을 쓴 김진영 작가님을 만난 지 1년이 조금 넘었다

책을 쓰는 분인지 모르고 만났다 사진을 열심히 찍고 있으셔서 이야깃거리가 있었을까?

며칠 열심히 일하시는 모습을 보았고 또 몇 달 후 좀 더 이야기를 나눌 기회도 있었다


나는 언제나 사람에게 관심이 많다

사람이 다른 동물과 다르다는 것은 이야기를 만들 줄 안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 삶의 모든 부분은 이야깃거리다 어떤 이야기는 즐겁기도 하지만 어떤 이야깃거리는 정말 따분하기도 하다 내가 사진으로 담는 결혼식들도 이야기이고 출퇴근도 이야기다 경제활동 역시 이야기다 그렇기에 그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들에 관심이 많다

한국에서 자란 이 시대의 사람들, 열심히 살지만 참 힘든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 그리고 언제나 그런 것들을 탈출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 중 한 사람이 Out of Seoul이라는 책을 썼다

처음에는 Out of Soul인 줄 알았다 만약 그랬다 해도 한국사정을 듣는 사람으로서 놀랠만한 일은 아니다


내가 현재 하고 있는 사진일, 자연으로 나가 사랑하는 모습을 담는 이 일은 내게 정말 큰 행복을 주는 일이다 사람들의 행복한 순간들을 담는 것 자체만으로도 좋은데 4시간에서 8시간씩 장거리 운전을 하며 혼자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는 것도 좋고 자연이 가장 예쁠 때 가는 국립공원들이다 보니 가면 정말 황홀하다

내 일은 기분이 다운되는 시간 (스트레드 받는 시간) 이 상당히 적다 촬영을 할 때 내 생각대로 되지 않을 때 내가 원하는 그림이 잘 나오지 않을 때 두 번째 계획으로 바꿔야 할 때 살짝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렇지만 그것 말고는 모두 업이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스트레스받는 시간이 상당히 적다

그에 비해 한국에 사는 많은 사람들은 내가 관찰한 바로 많이들 무디다 본인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지 모르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 운동을 안 한 사람들은 몸이 나빠지고 있는 것을 느끼지 못한다 그렇지만 운동을 조금이라도 하는 사람들은 몸이 조금 나빠지면 바로 어디가 안 좋구나 하고 안다 한국에서 일하는 거 서울에서 일하는 게 바로 이런 느낌이 아닐까?




책 초반에 최선에 대한 이야기들이 종종 나온다

최선이란 내가 할 수 있는 최대치를 말한다 그 최대치는 정신력 최대치가 있고 육체적 최대치가 있는데 육체적 최대치에 다다르면 인간은 정신력으로 그것의 40%를 더 끌어올릴 수 있다 한다 여기서 최선이란 대부분의 사람들은 육체적 최선이다 그리고 그 최선은 운동하는 사람들 체력이 다르듯 최선의 100% 역시 다르다 분명한 건 내 최선보다는 한국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최선이 훨씬 더 높을 것이다 더 격하고 안 되는 것도 되게끔 해야 하는 상황들을 접할 테니


그런데 최선은 지치기도 한다 운동을 하면 그 근육들을 쉬어줘야지 또 성장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긴다 그래서 최선은 아마 조금씩 조금씩 줄어들 것이다

나무꾼이 나무를 하러 도끼를 가지고 가는데 6시간 동안 최선을 다해 나무를 팬 나무꾼과 중간에 쉬면서 도끼를 더 날카롭게 한 나무꾼과 누가 더 많은 나무를 했을까? 그렇다 후자가 훨씬 효율성이 높았다

내가 보기에 서울에 사는 직장인들은 전자에 가깝다 주중에는 열심히 일해야 하고 끝나고 스트레스 풀어야 한다고 술을 마시고 집에 가서 잠을 자고 나온다 잠에 대해 아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술을 마시고 잠을 잘 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착각이다 잠을 잘 잘 수는 있어도 깊이 못 잔다 나 역시 그래서 술을 마신 지가 참 오래됐다 술을 마신다면 브런치 먹을 때 샴페인 한잔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술은 Bloody Mary 다 가장 좋아하는 주류는 맥주와 와인인데 사실 마실 기회가 요즘은 많지 않다. 또 글이 다른 길로 샜다.

그렇게 열심히 잠도 못 자면서 일을 한 사람들은 주말에 데이트를 하거나, 운동을 하거나, 가족을 만나거나, 여행을 가며 시간을 보내고 또 월요병을 앓으며 출근을 한다


쉴 시간이 없다

데이트를 하면 기분이 좋으니 쉰 느낌일 수 있다 솔직히 데이트가 잘 되었을 때 얘기다

운동도 하고 나면 답답하던 기분이 뚫리니 기분이 좋은 것 같다 야외에서 하는 운동이라면 비가 안 오고 날씨가 좋았을 때일 것이다

결국 쉬는 시간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처럼 서울을 탈출하는 게 최선을 위한 최선책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나는 서울에서 일을 해본 적이 없다 하지만 사람에게 관심이 많기 때문에 한국에 사는 친구들의 이야기에 항상 귀길이고 이 책을 쓴 작가님도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느낌이 온다 그리고 오늘 적은 글 역시 그 느낌으로 적은 것이다


내가 자란 영국, 내가 첫 사회생활을 한 샌프란시스코 그리고 지금은 라스베이거스까지 어디든 쉬운 곳은 없다

모두들 본인이 처한 위치가 항상 힘든 곳이고 또 거기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친다

난 어려서부터 혼자만의 시간이 좋았고 혼자만의 시간이 많았다는 것은 생각할 시간이 많았다는 것이다 생각이 올바르고 생각이 그른 것을 떠나 생각이 많다 보면 혼자만의 철학이 생긴다 그걸 동의하는 사람도 있고 그걸 비난하는 사람도 분명 있다 그렇지만 내가 찾아낸 내가 생각해 낸 행복의 길이 있다

1. 긍정적인 사고

2. 남을 배려할 줄 아는 마음 

3. 주관적인 생각

이것들에 관해서는 나중에 좀 더 파고들기로 하겠다
(기대하는 분들은, 관심 있는 분들 구독해 주세요)




최선에 대해 적고 그다음에 나온 페이지가 바로 "나만의 시선을 가져야만 하는 걸까?"라는 문단이었다

이 질문에 대한 내 대답은 "그럼 당연하지" 아니 그게 유일하게 힘든 상황에서 힘든 순간들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나라는 존재는 필터다

내가 가보지 않고 내가 보지 않은 세상도 존재한다 그런데 내가 보는 것들로 인해서 내가 전하는 이야기는 다른 사람이 전한 이야기하고 차이가 있을 수 있다. 33살의 나라는 존재가 이제껏 오감을 통해 느낀 것들 경험한 것들 그리고 생각한 것들을 토대로 나라는 필터를 만들었다 그 필터를 통해 지금 새로운 것을 보고 어떠한 느낌을 뱉어낼지는 나라는 사람 밖에 모른다


무슨 말이냐 하면..

내가 살아가는 이 삶에 어떠한 오감을 넣어주는지는 내가 생각하고 내가 판단하는 것이다 

나를 이루고 있는 내가 존재하는 내가 숨 쉴 수 있는 이유가 바로 나의 시선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기분이 참 좋았다

작가님을 만나봤기에 이 책 속에 사진들을 찍으면서 미소 짓고 있을 얼굴이 떠올라서 그런 것일 수도 있고

일상을 탈출해 숨 쉬는 소리가 들려서 그런 것 일 수도 있다

단순히 사진에 햇살 가득한 곳을 거닐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봐서 그런 것 일 수도 있고

책에 실린 글자 하나하나가 어떻게 사용됐는지 느끼다 보니 그 감정을 전달받아 그런 걸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이유를 알지 못해도 괜찮다 꼭 알아야지만 완성이 되는 것은 아니니깐


이 글을 여기까지 읽어준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하다

내 생각을 읽어준다는 것 참 기분 좋은 일이다

이 책도 그러한 느낌을 모두들에게 가져다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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