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진출을 준비하는 팀에게 남기는 질문
6일간의 CES2026를 보고 듣고 경험해 보면서, 여기서 공통으로 던지고 있는 흐름을 다시 떠올려본다. 이미 기술은 충분해졌다는 점에서 이제 시장은 우리에게 “왜 이 방향인가”를 묻고 있었다.
AI는 더 똑똑해지기보다 인프라(AI as Infrastructure)가 되었고
로봇은 인간을 닮기보다 일을 대신하는 존재가 되었고
헬스케어는 병원을 벗어나 집과 일상으로 들어왔으며
스마트홈은 연결을 넘어 판단하는 주체(Home as an Agent)가 되었고
지속가능성은 윤리를 넘어 운영 모델(Sustainability as an Operating Model)이 되었다
이 흐름과 현실들의 공통점은 명확하다. 기술은 이미 충분히 성숙해졌고, 개발과 검증이 불필요해졌다. 이제 문제는 ‘어디에 쓰느냐’의 선택의 단계로 넘어가고 있었다. 현지 컨설팅 업계에서는 이 흐름을 AI 인프라화(AI as Infrastructure)라고 부른다. 쉽게 말해, AI가 더 이상 자랑할 기능이 아니라 기본 옵션(default)이 되었다는 뜻이다.
미국 테크 미디어 CNET이 꼽은 CES2026 인상적인 제품 목록을 보면 공통점이 있다. 미래 콘셉트보다 지금 당장 쓸 수 있는 제품이 많다는 점이다. 설명이 필요 없다. 누구나 자기 일상에 바로 대입할 수 있다. 이게 바로 시장의 선택이다.
'언젠가 가능할 기술'보다
'오늘 밤 써볼 수 있는 기술'
CES2026에서 가장 자주 들린 키워드 중, 로컬 AI(Local AI), 에지 AI(Edge AI), 온디바이스 AI(On-device AI)였다. 클라우드로 보내지 않고, 책상 위 내 기기 안에서 바로 확인하고 판단하는 기술이다. 속도는 빠르고, 비용은 예측 가능하고, 보안 걱정도 줄어든다.
설명 없이 쓸 수 있는가
반복적으로 사용되는가
비용과 관리가 현실적인가
이건 기술 자랑이 아니라 운영 이야기다. AI가 얼마나 똑똑한지가 아니라, 현실에서 문제없이 돌아가는가가 기준이 된 것이다. 이걸 업계에서는 배치 중심 AI(Deployment-oriented AI)라고 부르고 있었다. 즉 배치란 단순히 출시했다는 뜻이 아니다. 이 조건을 통과해야 비로소 “시장에 배치됐다”라고 말한다.
AI를 빼도,
당신의 제품의 고객가치는 또렷하게 남아 있는가?
이러한 현장에서 느낀 흐름과 변화에 우리가 바꿔야 할 질문들을 제시해 본다. 이번 CES2026에서 가져온 값진 질문들이다.
현장에서 가장 설득력 있었던 제품들은 기능을 설명하지 않았다.
대신 이렇게 보여줬다.
“이 작업, 안 해도 됩니다.”
“이 판단, 집이 대신합니다.”
“이 관리, 매일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
사람은 새로운 기능보다
사라지는 수고에 더 빠르게 반응한다.
CES2026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제품들은
대부분 기술을 숨겨 둔다.
버튼이 줄었고
설명이 짧았고
사용자가 할 일이 거의 없었다
기술이 보이지 않는 순간,
사용자는 편안해진다.
수면, 돌봄, 에너지, 물류, 보안.
이번 CES에서 강했던 분야들은 공통적으로
우리의 일상에서 반복되는 장면에서 출발했다.
잠들기 전
출근하기 전
전기요금 고지서를 볼 때
부모님 안부가 걱정될 때
기술은 이 장면 안으로 들어갈 때 비로소 살아난다.
CES2026에서 드러난 또 하나의 변화는
사용자(User)와 구매자(Buyer)가 다르다는 사실이다.
헬스케어: 환자 ❌ → 가족 ⭕
로봇: 작업자 ❌ → 운영·재무 책임자 ⭕
스마트홈: 거주자 ❌ → 주택 소유자 ⭕
구매자와 사용자 다르면,
시장 진입 전략도 틀어진다.
CES2026은 미래 예측 박람회가 아니었다.
이미 시작된 변화의 중간 점검에 가까웠다.
그래서 미래 이야기를 길게 하는 팀보다,
지금 당장 가능한 선택과 믿음을 명확히 보여준 팀이
더 오래 붙잡혔다.
CES2026 이후, 북미 시장을 바라보는 팀이라면 최소한 이 다섯 질문 앞에 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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