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7주년 맞이한 798예술구의 대표 미술관
798에 와서 UCCA를 둘러보지 않고 간다는 것은 마치 베이징에 와서 자금성을 빼먹고 돌아간다는 것과 같다… UCCA는 2007년 개관 이후 지금까지 쭉 798의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 김도연 <북경예술견문록> 中
UCCA
Ullens Center for Contemporary Art
优伦斯当代艺术中心
주소 : 北京朝阳区酒仙桥路798艺术区内
위챗 공식계정 : UCCA_official
UCCA는 798예술구에 위치한 비영리 컨템퍼러리 아트센터이다. 전시 외에도 교육, 이벤트, 아트상품 개발과 판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활약하고 있다. UCCA는 Ullens Center for Contemporary Art의 약자로서, 이 곳을 설립한 벨기에 소장가 울렌스(Ullens) 부부의 이름을 딴 것이다. 2007년 설립되었으며 현재 필립 티나리 (Philip Tinari)가 3대 관장을 맡고 있다.
베이징 798예술구에서 중요한 입지와 규모를 차지하지 하고 있는 미술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UCCA. 설립자인 울렌스 남작은 어린 시절 북경에서 외교관으로 일하던 부모님의 고미술품 소장을 보며 성장하였으며, 출장 차 베이징을 자주 방문했다고 한다. 그는 주말이면 작가들과 만나고 작품을 보는 것이 큰 즐거움이었는데, 2000년 사업에서 은퇴한 이후 예술품 소장에 더 신경 쓰면서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자 2007년 UCCA를 설립하였다. UCCA는 현대 예술을 통해 중국이 글로벌 교류에 더 깊이 참여하도록 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베이징에서 딱 하나의 현대 미술관을 가야한다면? 나는 주저없이 UCCA를 추천한다. UCCA에서 개최하는 전시들은 중국 국내외 통틀어 명성 있고 의미 있는 작가들을 초청하기 때문에 그냥 믿고 봐도 본전 이상은 한다. 뿐만 아니라, 미술교육자와 아이들을 위한 미술 교육도 체계적으로 진행하고, 퀄리티 있는 굿즈를 제작하고 판매하는 스토어도 운영한다. 2022년에는 개관 15주년을 맞이하여 1,500명에게 15元짜리 입장권을 배포하는 이벤트가 있었다.
798예술구 한 복판 거대한 붉은 건물, 그리고 공장 굴뚝. 이 건물 중심으로 하여 항상 사람들로 붐빈다.
1층 외부 입구로는 아트숍 UCCA Store와 커피숍으로 들어갈 수가 있으며, 1층 내부에는 자유롭게 앉아 휴식을 즐기는 공간이 있다.
UCCA 베이징 본관은 798예술지구 핵심지대에 약 1만 m²의 부지로, 1957년 지어진 유서 깊은 공장 터에 2007년 세워졌으며, 2019년 네덜란드 메트로폴리탄건축사무소(OMA) 주관으로 리모델링 되었다.
UCCA Dune 사구미술관(沙丘)은 OPEN 건축사무소가 설계하였으며, 베이다이허(北戴河) 연안의 아나야커뮤니티(阿那亚社区)내에 위치하고 있다. UCCA Edge는 뉴욕 SO-IL 건축사무소가 설계하여 2021년 5월 상하이 정안구(静安区)에 오픈하였다.
UCCA는 2018년 베이징시 문화국이 인증한 미술관 자질을 공식 인정받아 비영리 예술재단을 설립하였다. 소매 플랫폼인 UCCA 스토어, UCCA 키즈 아트 센터, 그리고 예술과 브랜드의 다양한 크로스오버 협업을 모색하는 UCCA Lab 등이 있다. (베이징 & 상하이)
최근 공식 발표한 반가운 소식은, 2024년 10월에 강소성(江苏省) 이씽(의흥/宜兴)에 새로운 UCCA 전시 공간을 오픈한다는 것이다. 자사호의 재료가 되는 흙이 생산되는 것으로 유명한 이씽이라, 별칭도 Clay Museum (陶美术馆)이고 예상되는 외관도 마치 도자기 작품을 연상케한다.
UCCA의 전시와 함께 했던 나의 추억들을 기록해본다.
쉬빙(徐冰/Xu Bing) <思想与方法> 전시 (2018)
1955년 중국 사천성(四川) 출신으로, 북경중앙미술학원 판화과 학사졸업, 동대학원 석사. 이후 미국으로 이주 후 돌아와서 2009-2014년 중앙미술학원 부원장 역임한 중국 대표 현대미술가. 중국에 오래 거주한 지인 언니가 강력 추천하셔서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나중에 두고두고 이 언니에게 감사하게 되었다. 나의 북경 생활에서 미술 전시 감상이라는 중요한 활력소를 제공하게 된 계기였다. UCCA에서 쉬빙 전시를 대규모로 진행하였으며 그의 폭넓고 통찰력 있는 작품세계를 마음껏 감상할 수 있는 잊지 못할 기회였다. 북경에 거주하는 동안 이런 기회가 한 번 더 있었으면 하고 기대한다.
차오페이/曹斐 <Staging the Era> (2021년)
1978년 중국 광저우 출생의 여성 예술가 차오페이. 작품 속에 젊음을 그대로 녹여내면서도 세상에 대한 풍자를 섞여내며 현재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예술가 중 한 명이다.
앤디 워홀 <Becoming Andy Warhol> (2021)
팝아트의 선구자 앤디워홀의 고향 피츠버그의 Andy Warhol Museum에 있는 400여 점의 작품을 UCCA로 가져와서 선보인 전시로서, 작품의 다양성이나 작품수, 구성 등 모든 면에서 앤디 워홀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전시였다.
마우리치오 카텔란 Maurizio Cattelan <The Last Judgement> (2021)
1960년 생 이탈리아 예술가인 마우리치오 카텔란은 위트와 역설적 유머로 사회 전반을 풍자하며 다양한 방식 및 행위 예술로 표현하는, 한 마디로 예술계의 악동같은 캐릭터. UCCA 전시에서도 그의 유머감각과 화법을 느낄 수 있었다.
1980년대 뉴욕 예술 <Somewhere Downtown> (2022)
1980년 뉴욕에서 활약한, 뉴욕을 배경으로 한, 그리고 뉴욕 자체를 소재로 삼은 여러 작가들의 다양한 시선을 다각도로 전시하였다. 키스 해링, 바스키야 뿐 아니라 우리나라 작가 백남준, 중국계 미국인 마틴 웡 등의 작품도 만날 수 있었다.
마티스 바이 마티스 Matisse by Matisse (2023)
2024년에 서거 70주년을 맞이하는 대가 중의 대가 앙리 마티스 (Henri Matisse). 고향 르샤토캄프레시에 설립된 마티스 뮤지엄의 컬렉션으로 이루어졌으며, 회화, 조각, 컷아웃, 의상, 태피스트리, 심지어 건축 분야까지 그의 작품 종합판이라고 할 수 있는 깊이 있는 전시였다.
스기모트 히로시 Sugimoto Hiroshi <Time Machine> (2024)
1948년 생 일본 사진작가로 뉴욕에서 작업하며 70년대 새로운 미술 운동을 이끌었던 작가. 흑백 모노톤의 거대한 작품과 자연사박물관 동물 박제들을 주제로한 '디오라마' 시리즈가 UCCA 전시공간과 잘 어우러져서 시각적으로 상당히 인상깊었던 전시이다.
로렌스 위너 Lawrence Weiner <A Pursuit of Happiness ASAP> (2024)
공간을 지배하며 관객들에게 다각적인 경험과 감상을 선사하는 언어조각 (language sculpture)의 대가 로렌스 위너. 영문 & 중문 병기를 통해 언어와 문화 경계를 초월하여 의미를 확장한 전시였다.
서점과 기념품샵, 까페도 뻬놓을 수 없는 UCCA의 매력 중 중요한 부분이다. 모든 공간들이 세심하게 계획되고 구성된 느낌을 불러일으켜서 이곳 방문객들에게 대접받는다는 경험을 하게 한다. 1층은 아트숍, 2층은 예술서적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서점 가작서국(佳作书局/Paragon Book Gallery)이 위치해있다.
베이징에서, 특히 왕징에서 지내는 동안 UCCA와 친해지면, 생활적으로도 문화적으로도 또 감성적이며 지적으로 비타민 같은 활력소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자신있게 추천해본다. 비전공자의 눈으로도 예술을 즐길 수 있는 요소들이 가득하다는 것을 직접 체험해보았으면 한다.
持续让好艺术影响更多人
좋은 예술이 더 많은 사람에게 지속적인 영향을 주도록 하다.
(UC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