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예술에 대한 반가운 투자
民生现代美术馆
민생현대미술관 / 민셩시엔다이메이슈관
Beijing Minsheng Art Museum
주소 : 北京朝阳区酒仙桥北路9号恒通国际创新园区内
위챗 공식계정 : minshengartbj
민생현대미술관은 베이징 798예술구 맞은편에 위치하고 있다. 80년 대 공업건축물을 개조하여 미술관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모기업인 민생은행(民生銀行)이라는 후원을 받으며 중국 예술계의 든든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민생현대미술관의 설립과 운영을 통해 민생은행의 문화공익사업의 새로운 도약과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상하이에는 2010년 개관, 베이징에는 2015년에 개관하였다.
대기업의 예술에 대한 투자를 통해 나 같은 일반인이 더 풍요로운 문화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매우 환영할만한 일이다. 한국에서도 삼성문화재단이 만든 리움미술관(Leeum)에 방문하여 매우 감명 받았던 기억이 있으며, 베이징에서도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이 현대 예술분야 아티스트 활동 지원하고, 재단의 컬렉션 소장품을 대중에 선보이는 갤러리인 에스파스 루이비통 (ESPACE Louis Vuitton)을 방문하는 소소한 즐거움이 있다.
민생현대미술관은 건축가 쥬페이(朱锫)가 설계하고 설계고문은 미국 구겐하임 전 관장 토마스 크렌스가 맡았다고 한다. 798예술구 근처이자 오아시스병원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어서 한국인 주요 거주지인 왕징에서는 걸어갈 만큼 가깝다. 이로써 798예술구, 중앙미술학원 등과 더불어 예술을 즐기기에 최적인 왕징의 독보적 위치가 다시 한 번 강조된다. 때로는 유료, 때로는 무료 전시가 진행되며, 3층에는 상설 무료전시, 1층에는 분위기 좋은 미술관 까페가 있기에, 지나가는 길에 들리거나 잠시 시간 보내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내부에 들어가보면 공업 용도로 사용되던 건물의 원래 특징을 장점으로 살렸다. 우리 머릿 속의 일반적인 ‘미술관’의 이미지가 베이징의 많은 미술관들에서는 찾아볼 수가 없다. 그래서 재미가 있다. 국가박물관, 중국미술관 등의 베이징 대표적이고 전통적인 개념의 미술관 외에는 공장 건물을 활용한 미술관들이나 독특한 건물 모양 그대로 활용한 상식을 깬 미술관들이 많다. 그래서 더욱 재미있다.
안도 타다오 Ando Tadao/安藤忠雄 <Youth/青春> 순회 전시 (2021)
1970년대부터 지금까지 저명한 건축가로서 전세계에 여러 건축 작품을 설계한 일본 건축가 안도 타다오. 중국 내에도 여러 건축물이 있으며, 베이징에는 아직 없지만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소개하였다. 일본인 특유의 장인정신 및 수작업의 향기가 진하게 느껴졌으며, 손으로 그린 설계도 원본들 뿐 아니라 나무와 보드지로 만든 정교한 모형도를 직접 눈으로 보는 즐거움이 있었던 전시였다.
동아시아 비디오아트의 부상 <Refocusing on the medium> 비디오 아트 전시 (2022)
한국,중국,일본,대만,홍콩 비디오 예술 실험의 선구자 17명의 비디오 아트 작품을 전시. 비디오아트 선구자로서 故백남준 작품이 가장 먼저 전시장을 반기고 있어서 더욱 반가웠다. 비디오 아트는 개인적으로 생소하지만, 영어 설명이 구체적이고 흥미로운 작품이 많았고, 유명한 작품들을 한 자리에 모아 전시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있는 전시였다.
둔황예술대전-문명의 발자취 (敦煌艺术大展-文明的印记) 전시 (2022)
실크로드와 불교역사의 신비를 품었다고 알려진 둔황 막고굴(敦煌 莫高窟/Mogao Caves)의 대표적인 석굴들 복제와 석굴 내 벽화 그림을 전시하였다. 규모가 상당하고 디스플레이 기법으로 내가 둔황에 가있는 듯 빠져드는 전시이다.
1900년 막고굴 발굴로 세계에 알려지자마자 서양열강들의 도굴로 많이 훼손되었다고 한다. 이후 돈황의 수호자를 자처한 중국 화가들 덕분에 벽화 보호와 모사 등을 통해 일반인들도 이렇게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베이징에서 2,000km 넘게 떨어진 머나멀고 신비로운 곳, 중국인들도 한 번쯤 가보고 싶어하는 둔황의 로망을, 외국인인 나도 한 번 전시 감상을 통해 조금이나마 다가가보았다. 역시 미술관은 '멀리 가지 않고도 여행하는 법'을 실현하는 완벽한 공간이다.
때로는 무료, 때로는 유료, 그리고 언제나 열려 있는 민생현대미술관의 무료 상설전시와 까페 - 대형 금융기관에서 이렇게 문화감상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정말 바람직한 일이다. 그리고 그 기회를 지나치지 않고 포착하여 즐기는 것은 더욱 바람직한 일이다. 다음 전시가 무엇일지 기대되는 미술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