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에서 아침을
아침 식사를 우물거리며 무심코 식당 너머 사람들을 보았다. 신호가 바뀔 때 마다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들, 내가 있는 창 옆을 지나가는 사람들을 물끄러미 보았다. 처음에는 아무생각이 없다가 문득 참 다양한 사람들이 지난다는 생각을 했다.
왜소하고 마른 인도 청년-나는 피부색이 어둡고 수염을 기른 동남아 남자들은 그냥 이유없이 인도 사람이라고 생각해버리는 경향이 있다-이 주머니에서 이어폰을 꺼내 핸드폰으로 연결하며 성큼성큼 걸어갔다. 빨간색 자켓에 회색 치마를 입고 검정 구두에 검정색 쇼퍼백을 맨 여자들이 자주 횡단보도를 건넜다. 유니폼일 것이다. 일본에서는 직장을 다닐 때 저렇게 튀는 정장을 하고 다니는 다람은 잘 없다. 직장인들은 검정색 자켓에 흰색 셔츠, 그리고 검은색 하의에 검은색 구두를 신는 게 보통이다.
컬러풀한 색감을 좋아하는 내가 칸사이의 와카야마에서 처음 직장인들을 보았을 때 받았던 충격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무채색 집단들이라니. 아침부터 모두 장례식장에라도 가야할 기세였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일본에서는 직장인의 기본 옷차림이 흰색과 검은색이라고 한다. 지나치게 화려한 색감의 패션을 추구하는 하라주쿠의 일본 멋쟁이들을 떠올리며 어쩌면 그것이 엄격한 획일주의 자국에 대한 문화적 반항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주문한 치킨남방 정식은 갈색빛이 돌았다. 예전에도 이렇게 진한 색이었나. 간장양념이 오늘은 다소 센건가. 아니면 예전에는 가라아게 정식을 먹었었나? 치킨남방 정식은 아니었나. 게다가 오늘은 밥이 지나치게 질다. 밥은 포기하고 돈가스 모양으로 튀겨 낸 치킨 한덩이를 집어 들었다. 그 위로 잘게 썬 오이피클과 계란에 마요네즈를 넣어 만든 남방 소스를 얹어 입 안으로 넣었다. 두 조각 먹고나서부턴 느끼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미소국을 들이켰다. 입 안이 깔끔해졌다. 그렇군. 치킨남방 정식이란 게 이렇게 밥과 국을 함께 먹어야 느끼하지 않은 모양이다. 서양식을 일본서양식으로 재탄생시킨 이유겠다. 일본화 된 서양식은 그래서 항상 그들의 주식인 밥, 국이 함께 나온다. 육류를 먹을 때 대체로 밥과 함께 먹지 않는 나는 결국 한 조각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