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숙박업이 도시에 미치는 영향
에어비앤비는 누구한테 이익이 될까? 아니,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기는 할까? 이 호기심 가득한 질문을 스스로 던지고 답을 찾은 논문이 있다. 논문의 제목은 바로 이 질문과 같다.
Who Benefits from the "Sharing" Economy of Airbnb?
영국 런던대 지리학과와 컴퓨터과학과 소속의 Giovanni Quattrone 등 5명의 저자는 공유숙박업이 도입되었을 때 실질적으로 누가 이득을 얻는지에 대해 탐구하며 아래와 같은 4가지 질문을 던지며 연구를 풀어나간다.
에어비앤비 리스팅(등록된 숙소)의 주요 사회경제적 특징은 무엇인가?
모든 종류의 리스팅이 다 같다고 볼 수 있나? 예컨대 남는 방을 빌려주는 것과 집 전체를 빌려주는 것의 차이는 있을까?
에어비앤비 리스팅의 시계열적 변화양상은?
에어비앤비 고객들의 주요 사회경제적 특징은?
2012년 3월부터 2015년 6월까지, 영국 런던에 있는 1만4639명의 호스트(집을 빌려주는 사람), 1만7825개의 리스팅, 22만75명의 게스트 리뷰 등의 데이터를 1제곱킬로미터 크기의 격자 규모로 지리정보를 쪼개어 활용했다. 또 2011년 영국의 공식 센서스 데이터를 통해 각 지리정보에 따라 연령대, 교육정도, 공원 비율, 아파트 비율, 부동산 소유비율, 부동산 매매, 부동산 가격(중간값), 인종 다양성(Gini-Simpson index), 게이 인덱스(Bohemian-Gay Index) 등도 함께 비교했다. 고용율, 건강, 교육정도, 거주환경, 범죄율 등이 담긴 IMD(Index of Multiple Deprivation)도 활용해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자, 결과는 어땠을까?
(1)에어비앤비는 런던 내 10개의 도시중심지에서 멀어질 수록 리스팅이 줄어들었다. 다시 말해 중심지에 리스팅이 많았다. 또, 에어비앤비 리스팅은 젊고 기술에 능한 사람들이 많이 있는 지역에 많았다.
(2)남는 방을 빌려주는 경우, 교육 정도가 높으면서도 영국 태생이 아닌 임차인인 호스트가 많았다고 볼 수 있었다. 반면, 집 전체를 빌려주는 호스트가 많은 지역은 부동산 가격이 매우 높은 곳이었다.
(3)시계열적 변화양상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2012년, 에어비앤비는 우선 도시 중심지에 파고들어간다. 초기 호스트는 주로 젊고 인종적으로 다양한 거주민들이 사는 중심지 동네에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이들은 고용과 반비례하는 것으로 미뤄볼 때, 아마도 학생들로 추정된다.
-2013년, 2단계로 접어들면서 에어비앤비는 반드시 젊고 기술 친화적인 사람들이 있는 곳에만 등장하지 않게 된다.
-2014~2015년, 2013년의 트렌드가 지속되면서도 특히나 강하게 나타나는 경향은 수입이 적고 임차인이 많은 지역에서 에어비앤비 리스팅이 많아진다는 점이다. 즉, 에어비앤비는 경제적으로 곤란한 사람들을 돕는다.
요약하면, 에어비앤비가 도시 중심지에만 쏠리는 경향은 해가 갈수록 옅어지고, 부수입을 필요로 하는 호스트들이 점점 늘어나는 현상이 나타난다. 해가 갈수록 자신이 소유한 집을 내놓는 경우보다는 빌린 집을 내놓는 경우가 늘어난다.
(4)에어비앤비는 리뷰 작성률이 70%나 된다. 따라서 리뷰 숫자를 토대로 게스트(고객)를 추정할 수 있다. 게스트는 시계열적 변화가 거의 없었다. 따라서 2015년 자료만 가지고 분석했다. 에어비앤비 수요가 높은 곳은 누구나 예측하듯 도시중심에서 가까운 관광지였다. 도시중심에서 가까울수록 에어비앤비 수요는 높았다. 다만 남는 방을 빌려주는 경우를 수요와 비교해보면 흥미로운 결과를 볼 수 있다. 관광지에서 먼 곳에 있고, 에어비앤비 리스트에 올려둔 많은 집들은 임대를 내놓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즉, 에어비앤비는 관광객들에게 머물 수 있는 지역을 확대해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에어비앤비는 관광객들을 도시의 다양한 곳으로 분산시켜줄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다.
저자들은 이런 실질적인 분석내용을 토대로 공유숙박에 대한 규제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경제적 약자들이 이용하는 경향이 높은 남는 방에 대한 공유와 집 전체 공유를 구분해서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