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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미 Apr 05. 2024

프로덕트 디자이너란?

프로덕트 디자이너 = 노동 착취를 위한 직무(?)

프로덕트 디자이너 = 노동 착취를 위한 직무?





서비스 기획자로 취업하기 전, 일상 속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을 만드는 기획자가 되고 싶어 직군에 대해 찾아본 적이 있다. 서비스 기획자로 취업한 이후에도 커리어 패스(career path)를 위해 관련된 직군 혹은 직무를 공부해왔다.






3년 전(2021년)까지만 해도, 프로덕트 디자이너라는 개념은 대중적이지 않았다. 취업을 준비하던 당시에는 팬데믹 시대라 비대면 사업이 커지면서 온라인 강의가 쏟아지고 있었다. 이때 동향만 보더라도 기획과 디자인 직군에서는 서비스 기획, PM, UXUI 디자인이 주를 이루었다. 하지만 최근 1-2년 전부터 프로덕트 디자이너(Product Designer) 직무가 채용 공고에 점차 많아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요즘은 UXUI 디자인 강의만큼 프로덕트 디자인 강의를 많이 찾아볼 수 있고, UXUI 디자이너와 프로덕트 디자이너에 대한 차이점을 설명한 콘텐츠도 많아졌다. 심지어 작년(2023년) 하반기 Dribble에서는 Web Design, Mobile 등의 카테고리가 있음에도 Product Design이라는 카테고리가 별도로 생기기도 했다. 실제 사례로 [미리캔버스]의 경우, 별도로 서비스 기획자를 채용하지 않고, 프로덕트 디자이너들로만 구성하여 제품의 가설을 빠르게 검증하는 프로세스로 제품을 만들고 있다.







'가성비를 위한 디자이너'에 대한 오해

이렇듯 프로덕트 디자이너라는 직무는 비교적 최근에 시작되었지만 그만큼 빠르게 발전한 직무이다. 커뮤니티를 돌아다니다 보면, 1명의 디자이너가 기획 업무까지 하도록 만든 직무라는 말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오해다.





모든 직군은 기업의 조직 운영 체계에 따라 수행하는 과업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프로덕트 디자이너이지만, UI 디자인만 할 수도 있고 서비스 기획과 함께 와이어프레임까지 그리는 작업만 수행할 수도 있다. 같은 이유로, 디자인 직군 외에 PM, PO, 서비스 기획도 같은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현상 때문에 서비스 기획자와 UXUI 디자이너의 역할을 함께 수행하기 위한 직무로 보이는 것 같다. 하지만 어떤 직무이든 시대적 배경과 조직 환경에 따라 주어진 역할과 수행 범위가 달라지는 일은 당연하다는 것을 이해한다면, 2인분의 역할을 한 사람이 수행하기 위해 직무가 탄생하는 것은 잘못된 전제이다.






시대 발전에 따라 고용 환경, 과업의 수준이 함께 발전하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에 UXUI 디자인 직무가 한층 더 발전한 것으로 봐야한다. 기획의 과업을 포함하더라도, 1차원적으로 기업이 저렴하게 인력을 쓰기 위해 업무 범위를 늘려서 탄생한 직무가 아니라는 말이다.






프로덕트 디자이너의 본질

본질이란, 최초의 실재를 의미한다. 발생하는 것들에 대한 뿌리라고 할 수 있다. 1인이 2인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탄생한 직업이 아니라면, 프로덕트 디자이너는 어디서 출발한 것일까?

아직까지의 디자인은 How to Design 이었다. 어떻게 만들 것인가 였다. 그게 스몰 디자인이라면 빅 디자인은 What to Design, 무엇을 만들 것인가가 디자인이다. (중략) 세상을 바꾸기 위한 꿈을 가진 모든 사람은 디자이너다. 창업의 마인드가 있고 스타트업을 설계하고 있다. 그들은 세상을 디자인하고 있다. 그러면 우리나라도 디자이너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이제 바뀌고 있다. 디자인 니즈는 사업 계획을 그리는 일부터 시작돼야 한다.

(현재는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사업과 강연하는 방송인으로 활동 중이지만) 김영세는 삼성 애니콜, 아이리버 MP3, 2017 평창올림픽 성화봉을 디자인한 한국을 대표하는 디자이너이다. '기업가정신'을 전파하는 유튜브 채널 EO(이오)에서 4년 전(2020년) 김영세 디자이너의 '디자인의 미래'에 대한 내용이다.






국내에서 디자인이라고 하면 심미성을 만드는 작업이라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다. 어떻게 예쁘게 만들 것인지, 어떻게 그릴 것인지,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일로 바라본다. 일러스트, 포토샵, 에펙 등의 툴을 이용해 드로잉을 어떻게 할까에 대한 작업은 스몰 디자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시대는 계속 발전하고 있다. 한국은 2023년 블룸버그 혁신 인덱스에서 Research & Development 부문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빠르게 발전하는 중이다. 이에 따라 디자인도 심미성을 뛰어 넘어 '설계'의 개념으로 발전하면서, '어떻게 표현할까'에서 직면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 제품을 만들까로 확장되었다. 김영세 디자이너가 말하는 빅 디자인의 의미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지금 시대의 디자인 개념이 설계되어 있는 제품을 예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머릿 속에 있는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만드는 일로 확장되면서 디자이너라는 직무의 수준이 발전했다. 이로 인해 자연스럽게 디자인 직군에게 요구하는 과업 범위가 넓어져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탄생한 것이고. 이렇게 탄생한 프로덕트 디자이너를 본질적인 과업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시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비즈니스, 제품의 정체성을 만드는 브랜딩, 제품을 이용하는 사용자 경험(UX)을 설계하여 제품으로 만드는 사람이다.






건축의 도면을 만들 때 건축물의 용도, 컨셉, 사람의 동선, 전기나 수도선 연결 구조부터 설계하듯 제품의 시작부터 완성까지 설계하는 것과 같다. 누군가 친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으로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한 컵을 만드는 전 과정을 디자이너가 수행한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일회용품이 환경 문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기존의 제품에서 어떤 원인이 있는지, 원인 중 핵심을 문제로 정의하고 어떤 방안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 등을 고민하여 상품을 만드는 것처럼 말이다. 여기서 실물 상품을 디지털 세상에서 서비스를 만드는 역할이라 보면 된다.






정리

따라서 시대 발전에 따라 디자인 개념이 발전하고 확장됨으로써 프로덕트 디자인이 탄생했고, 프로덕트 디자이너는 제품을 만드는 전반적인 과정에 참여하여 이끄는 과업을 수행할 뿐이다. 절대 기업이 저렴한 비용으로 2인분의 노동력을 착취하려는 취지가 이 직무의 본질이 아님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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