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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은하게 Jun 17. 2020

2. 애매한 재능의 저주

중국어/영어/불어 과외 하기

인사이트가 없었던 지난 글을 반성하며, 오늘은 결론부터 갑니다 :)


1. 언어는 강력한 무기인가? 저의 대답은 No. 

활로 비유하자면, 언어는 활도, 화살도 아니고, 남들보다 조금 더 뾰족한 화살촉 정도?

원하는 게 성공, 돈이라면, 언어(아마 우선 영어가 되겠죠?)가 최우선 순위는 아니에요! (제 생각)


2. 언어 과외는 아무나한테 받지 마세요! 

검증되지 않은 선생님에게 받는 과외는 돈 낭비. 

차라리 무료 자료를 활용하거나, 학원에 갑시다.


3. 투잡으로 과외도 그다지 매력적인 선택지는 아니에요.

물론 과외로 돈 많이 버는 분도 계시겠지만, 개인과외로 성공하는 건 1%, 아니 0.1% 미만의 사람만 가지고 있는 재능인 거 같습니다. 같은 강의, 교육이라도,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은 과외보다 차라리 원데이 클래스에 도전해요!




'애매한 재능의 저주'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아예 소질이 없으면 '내 길이 아닌가 보다...'하고 접을 텐데, 하다 보니 뭔가 잘하는 거 같고, 잘 맞는 것도 같은데, 막상 성과는 안 나고... 물론 이쪽으로 아예 재능이 없는 누군가에게는 배부른 투정으로 보일 텐데 말이에요. 저에게 이 '애매한 재능'은 언어예요! 


지난 글에서 잠깐 언급했다시피, 저는 중국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습니다. 저는 아직도 유치원의 기억이 드문드문 나요! 아마 제 기억의 첫 장면일지도 모르는데, 유치원에서 선생님이 밥을 먹여 주셨는데, 식판의 모서리가 제 쪽으로 튀어나와서, 저는 손으로 식판을 안쪽으로 살짝 밀었을 뿐인데, 선생님이 "우리 경은이 이 반찬이 더 먹고 싶구나!" 하면서 제가 건드린 식판 쪽에 담긴 반찬을 계속 저에게 주시던 기억. 당시 저는 중국어를 알아듣기만 하고, 말은 못 했는지, 아니라고 해명하고 싶었지만, 아무 말도 못 해서 억울했던 기억이 아직도 강력하게 남아있습니다.


도도한 척하기 ㅋㅋㅋㅋ & 여기가 '중국'임을 알리는 이마 사이의 빨간 점


아무튼! 덕분에 저는 유치원, 초등학교, 그리고 중학교까지 중국 로컬학교에서 중국 아이들과 함께 컸고, 중학교 때는 작가가 꿈일 만큼 밤새 책 읽고, 수업시간에 소설 쓰고 (물론 모두 중국어로!), 이런 기억들 밖에 없네요. 


이 와중에 영어를 하게 된 건, 아마 아빠의 영향이 컸을 거 같아요. 제가 기억하는 저희 아빠는 언어, 구체적으로 영어에 대한 열정이 엄청났던 분인데, 초등학교 때 용돈을 영어 동화책을 외우면 줬어요. 저는 말을 잘 듣는 어린이였기 때문에 (ㅋㅋㅋㅋ), 동화책을 열심히 외워서 용돈을 받았어요. 그래서인지 영어 성적은 초등학교 때부터, 중학교 때까지 상위권이었습니다!


그리고 중학교 때는 엄마의 정보력으로, 불어를 배울 수 있게 되었어요. 당시 중국 로컬 학교 중에서, 시범적으로 매일 1교시 불어를 배우는 학교가 생겼는데, 제가 1기로 들어가게 되었어요. 그래서 3년 동안 매일 불어를 배웠는데, 막상 불어 성적은 그냥 중위권이었어요. 제가 별로 열심히 안 한 것도 있지만 (지금 다시 배우라고 하면 정말 열심히 할 자신이 있... 아니다, 지금 한다고 해도 열심히 못 할 거예요 ㅠㅎㅎ), 보면 제가 언어에 소질이 있는 건 아닌 거 같아요! 책을 좋아했고, 문학을 좋아했을 뿐.


중국어는 모국어 수준으로 잘했고, 한국어도 집에서 한국어 쓰고, 부모님이랑 한국어로 대화한 덕분에 안 잊어버릴 수 있었지만, 저의 영어는 그냥 외국인 중에 조금 잘하는 정도, 불어는 그냥 간신히 진도를 따라가는 정도였어요. 그래도 당시 한 신문사에서 어떻게 아시고, 인터뷰 요청을 해와서, 일간지에 작게 실린 적도 있네요 ㅎㅎ (아련....)


당시 친구들에게 엄청 놀림받은 기사ㅎㅎㅎㅎㅎㅎㅋㅋㅋㅋㅋ <중한영불 4개 국어 하는 12살 소녀>


그리고 고등학교에는 아빠의 이직으로 중국의 또 다른 도시로 이사 가게 되었고 (초등학교만 3군데 다니고, 초중고 중국의 3 도시에서 살았어요!), 학비를 일정 부분 지원받을 수 있게 되어서, 고등학교는 캐나다 국제학교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근데 국제학교였지만 제가 다닌 반은 또 절반 캐나다 커리큘럼 + 절반 로컬 커리큘럼을 따르던 반쪽짜리 국제반이었어요. 따라서 영어가 폭발적으로 늘었다거나, 그런 경험은 전혀 없었고, 다만 고등학교 때 영문학을 처음 접하면서 푹 빠져 버려서, 대학 전공을 영어영문으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고등학교 추억...☆



홍콩'중문'대학교에서, 영어를 전공하는 한국인이라. 거기다가 중학교 때 배운 불어도 상기시킬 겸, 학점도 쉽게 딸 겸, 부전공은 또 불어가 되었어요. 그렇게 저는 정말 얼떨결에 저 기사대로 한국어, 중국어, 영어, 불어, 거기다 광동어까지 하는 대학생이 되어 버렸는데, 사실 빛 좋은 개살구일 뿐, 한국어는 당연히 한국 사람보다 못하고, 중국어는 중학교 때 절정을 찍고 고등학교~대학교 때 영어&광동어를 쓰느라 조금씩 잊고, 영어책은 많이 읽고 에세이도 많이 썼는데, 그렇다고 영어를 원어민처럼 하는 것도 아닌 데다가, 불어는 수업 시간 외에는 쓸 일이 없으니 실력도 별로 늘지도 않았어요.


그런 제가 과외를 할 수 있었던 건, 제가 홍콩에서 한인 교회를 다니며, 착실한 이미지를 쌓았기 때문인가 봐요. (제가 또 착한 척, 참한 척은 잘해요 ㅎㅎㅎㅎㅎ헿) 그래서 대학교 2~3학년 때는 주로 교회 집사님들을 통해 과외 의뢰가 들어왔어요. 제가 직접 한인 소식지에서 찾은 것도 있고요. 할 줄 아는 게 언어밖에 없어서, 과외도 중국어, 영어, 불어까지 했었네요.


홍콩에서 마지막 과외 학생 수린이! 초상권 침해 미안....ㅎㅎㅎㅎ


 

대학교 3학년 때가 과외 피크였는데, 많을 때는 1주일에 과외 5개도 해봤네요! 막상 제가 과외해서 성적이 올랐다!라는 학생은 한 명도 없었던 거 같고...ㅎㅎㅎㅎ...(죄송합니다 어머님 아버님들 ㅠㅠ엉엉) 인생 조언, 연애 조언만 주야장천 했던 거 같아요ㅎㅎㅎㅎㅎ  지금도 아직 내 인생도 잘 모르겠는데...ㅎㅎㅎㅎ


그렇게 하게 된 이유가, 저도 초등학교 고학년~ 중학교 시절 과외 선생님이 있었는데, 공부로 도움을 받았기보다, 좋은 언니처럼 선생님들을 따르고, 정서적인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아무래도 또래는 다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니, 대학생 어른의 입장에서 들려주는 여러 이야기가 너무 좋았어요. 영화 <벌새>에서 주인공 은희에게 엄청난 감정 이입을 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고요. (제가 본 모든 영화 통틀어 가장 많이 운 영화...) 아무튼! 그래서 '인생에서 공부가 다가 아니다!'라는 과외 선생님이 가져야 하는 철학이 돼서는 절대 안 될 철학을 가지고, 대학생 때 열심히 과외를 했네요! 


이에 따른 번아웃도 물론 느꼈어요. 제가 대학생 때 공부도 나름 열심히 했고 (학점 관리의 목적이 아니라, 진심으로 공부가 너무 좋아서...), 논다는 곳 있으면 또 절대 안 빠졌고, 그 와중에 교회에서 각종 활동하랴, 과 학생회에서도 임원으로 활동하랴, 과외하랴, 통역 아르바이트하랴, 정말 바빴거든요 ㅠㅠ


하지만 빡센 대학 3년을 보내고 나니, 요즘 N잡으로 너무 바쁠 때도, 다시 대학생 때로 돌아간 거 같은 느낌 정도지, 감당하지 못할 만큼 바쁘다는 생각은 안 들어요. 하루하루 꽉꽉 채워서 사는 느낌. 이렇게 살면 심리적 여유가 없는 건 단점이지만, 또 다른 한 편 단점이자 장점으로는 우울한 생각, 인생의 의미, 왜 사는지, 이런 생각은 절대 안 들어요. 당장 눈앞에 해야 할 일이 정말 많고, 하나씩 해결해나가는 짜릿함이 있거든요. (그것 보다 더 중요한건 채워지는 통장 잔고.....!!ㅋㅋㅋㅋ)


혹시 갑자기 우울함이 밀려오거나, 의욕이 없을 땐, 여행도 좋고 잠시 쉬는 것도 좋지만, 생산적인 일을 하나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요? 서두에 결론으로 비추 이유를 써놨지만, 그래도 과외 글이니, 사람들은 어떤 과외를 구하고 있고, 과외 시장을 가늠해보는 용도로, 아래 사이트를 한 번 둘러보시는 것도 좋을 거 같아요! :)


https://cafe.naver.com/testfriend

https://kmong.com/



아 그리고 영어회화 공부를 하고 싶다면! 심규열 작가님의 글을 일독하는 걸 추천드립니다!

이미 너무 유명해서 관심 있으신 분은 다 알 거라고 생각되지만...! 제가 보고 반해서 같이 책 만들자고 섭외한 분이에요 *_*

https://brunch.co.kr/@englishspea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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