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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하수 Oct 10. 2024

기후위기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

수능보다 걱정되는 것?

무더위가 가장 긴 2024년의 여름을 보내며 가장걱정되는 것은 무엇인가요?


긴 여름은 올해도 무더위와 습기가 한대 어울려 에어컨을 틀지 않으면 불쾌함을 이길 수 없을 만큼 끈적이고 습한 더위를 만들어주었습니다. 


한두해 날씨가 더 뜨거워지고 있고 비가 오는 날도 많아지는 등 조금씩 변화되고 있다는 걸 느끼지만 심각하게 고민하는 분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이런 변화를 30년 전 여름의 날씨와 비교해 보면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제가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알리는 강연을 갈 때마다 청중에게 묻는 질문이 있는데요

우리 미래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 

답하는 분들의 걱정거리는 아래와 같은 순서입니다! ㅎ  

1. 노후준비와 재테크

2. 아이들 공부, 취업 걱정

3. 건강과 다이어트  

4. 인간관계

5. 점심 메뉴 결정

6. 기후 문제 해결

보시다시피 이런 눈앞에 놓인 숙제에 떠밀려 기후문제는 국가와 기업이 협의해서 해결해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청소년들의 생각은 우리(어른들)가 하는 걱정과는 달랐습니다. (물론 아주 소수의 아이들이 하는 생각이기는 하지만요...)

아이들이 열심히 공부하고 스펙을 쌓아 준비한 미래를 누릴 수 있도록, 지구가 안전하지 않다며 기후 위기 해결을 촉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외침이 여러 해 거듭되는 동안 지구의 모습이 나아지기커녕 '코로나19'와 같은 세계적인 팬데믹 사건이 터지며 학교에도 가지 못하는 불안한 시대를 맞이하게 됩니다. 

코로나가 시작된 초기에는 잠시 미세먼지도 줄고 깨끗한 하늘을 볼 수 있었는데요... 그것도 잠시일 뿐

지구는 코로나 이후 늘어난 쓰레기로 더욱 상황이 악화되었습니다.

이런 지구에서 무작정 미래를 위해 공부만 하는 것이 불안한 우리 청소년들은 정부가 제시했던 2030 탄소 중립을 위한 가이드라인 이행 약속도(문정부의 탄소중립 계획 기준) 지키지 못하는 정부를 상대로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헌법소원을 청구합니다.


어른들은 '공부할 시간에 무슨 쓸데없는 짓이냐?'라며 혀를 차는 분들이 대부분이지만 아이들의 목소리가 과연 철없는 집단행동일 뿐일까요?

아이들이 낸 기후헌법소원 신청 내용은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인 '생명권, 환경권 침해, 안전하고 행복한 미래를 꿈꿀 권리를 침해당한 것에 대한 똑똑한 권리를 찾는다'라는 내용입니다.


저는 아이들의 이런 용기 있는 행동을 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눈앞의 급한 일 때문에 정말 중요한 것에는 신경을 쓰지 못하는 헛똑똑이로 살아온 것은 아닐까? 가장 기본인 생명이 숨 쉬고 살아길 환경 권리도 챙기지 못하며 도대체 무엇을 위해 열심인 건지...?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진실?


전쟁 후 국가 재건을 위해 열심을 다하던 국민성으로 이렇게 빠른 성장을 가져오기는 했지만 경제성장 

뒤에 늘어난 쓰레기와 기후문제, 특히 우리나라는 미세먼지까지 피해가 너무나 가혹합니다.

이런 문제를 누군가 이야기하고 알려줘야 하는데 귀를 기울이는 사람들이 없는 현실이지만 누군가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제가 어릴 적 여름이면 모기나 각종 해충박멸을 위해 소독차가 다니곤 했는데 연기의 정체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신나게 따라다녔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에 와서 그 연기의 정체가 환경호르몬 물질인 DDT였다는 걸 알게 되니 한숨이 나옵니다.

어머니께 들었는데 6.26 전쟁 시절에는 전쟁고아도 많고 씻지 못해 더러운 사람들 투성이라 미군들이 

만능약인 DDT를 가져와 군인,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에게 머리며 옷에 뿌려줬다고 합니다. 

그래서 요즘 우리 아이들 세대에 성조숙증 환자가 많아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조심스러운 의문이 생기기도 하는데요...

미국 생물학자이자 작가인 레이철카슨에 의해 쓰인 '침묵의 봄'이라는 책을 통해 DDT가 해충만을 죽이는 게 아니라 작은 생물인 새, 고양이 등 결국 사람에게까지 해를 끼친다는 연구결과를 알리게 되어 그때는 만병통치약처럼 쓰이던 살충제가 이제는 환경호르몬 물질로 판명되어 사용 금지가 되었지요.  


그러나 우리는 지금도  중요한 게 무엇인지 모르는 채 바쁜 일상을 살면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며 살게 됩니다. 


슬프지만 같은 현실

중요한 것을 모르면 겪는 슬픈 실수는 동물들에게도 사람에게도 피할 수 없는 아픔을 줍니다.

플라스틱 쓰레기를 먹이로 먹이는 어미 새 알바트로트와 아기에게 세정제를 넣은 가습기를 틀어준 엄마의 행동은 사랑이면서 슬픈 실수입니다.







우리가 삶에서 알아야 하는 정말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눈앞의 목적 외에는 아무것도 알려하지도 않고 알고 싶지도 않은 일차원적인 생각을 하며 사는 우리에게 또다시 슬픈 사건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나와 가족의 안전을 위해 알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우선순위를 

다시 생각해 봐야 할 때입니다.

적어도 아이에게 사용할 물건이나 먹거리에 어떤 성분이 들어있는지 알아보고 살피는 꼼꼼함이 더욱 필요하기에 생활 속 유해 물질을 구분할 수 있는 교육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 생각이 듭니다.

특히 아기를 키울 임산부들의 먹거리와 생활환경에 대한 교육은 태어날 세대의 안전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교육임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1인 가구가 많아지는 요즘 혼자 살아도 각종 가전제품을 갖추어야 하기에 1인 가구에서 발생되는 탄소량은 4인 가구가 함께 사는 가정에서 발생되는 양보다 더 많다고 합니다.  

우리가 공부하고 돈을 버는 일이 궁극적으로 가족과 함께 안전하고 행복한 삶을 누리기 위함인데

목적 지향적인 삶에 속아 살게 되며 함께 사는걸 더욱 힘들어하는 세대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줄 것이 과연 무엇인지?  공부만 열심히 해서 모두가 좋은 직업을 가질 때 행복한 것인지?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줄 수 있는 용기 있는 우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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