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도 우리 안에 살고 있진 않을까?

숲이 사라진 자리

by 은하수

요즘 숲은 조금 이상했어요.
벌레 소리도 줄었고,
도토리도 잘 열리지 않았지요.
하늘은 흐렸고, 공기도 무거웠어요.


아기 멧돼지가 말했어요.
“숲이 숨을 잘 못 쉬는 것 같아요…”


토야지도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어요.

“예전엔 이맘때면 벌들도 날고,
꽃들도 활짝 피었었는데 말이야.”


얼마 전, 토야지는 산 너머에서
사람들이 나무를 베는 모습을 보았어요.
숲이 사라진 자리엔

철장과 높은 담이 둘러진 농장이 들어섰지요.


토야지가 말했어요.
“사람들이 숲을 베고,
그 자리에 돼지 농장을 자꾸 만들고 있단다.
그러다 보니 숲은 점점 줄어들고,
그곳에 살던 동물들은
살 곳을 잃고 떠나게 돼.”


“그럼… 그때 우리가 아팠던 것도 그 때문이에요?”
아기돼지가 물었어요.


“그렇단다.
숲이 줄어들면 자연의 균형이 깨지고,
낯선 바이러스가 나타나게 되지.
좁고 막힌 우리에 갇힌 동물들은
그 병을 이기지 못하고 아프게 되고,
그 병이 사람들에게도 옮겨가게 돼.”


토야지는 예전 농장의 기억이 떠올랐어요.
감기처럼 콜록거리던 친구들,
끝도 없이 맞았던 주사들.


“사람들도… 우리처럼 우리 안에 살고 있는 걸까?”
토야지가 조심스럽게 말했어요.
“학교, 회사, 아파트…
다 네모난 벽 안에서 지내고 있잖아.”


“그래서 사람들도 자주 아픈 걸지도 몰라요.”

아기 멧돼지가 말했어요.


잠시 숲이 조용해졌어요.
나뭇잎 사이로 바람이 스쳤고,
저 멀리서 새 한 마리가 울었어요.


아기멧돼지가 천천히 말했어요.
“사람들이 자연의 소중함을 다시 기억했으면 좋겠어요.
숲이 얼마나 중요한지, 우리가 꼭 알려줘야 해요.”


엄마 토야지가 미소 지었어요.

"그래. 건강은…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에서 시작되는 거란다.
사람들도 그걸 꼭 알게 되었으면 좋겠구나."


그 순간, 토야지의 마음속에 또 하나의 스위치가 켜졌습니다.

이번엔 말 대신, '전하고 싶은 마음'이 켜진 것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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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코로나19가 처음 찾아왔을 때,
우리는 모두 멈춰 서서 마스크를 썼습니다.
그 바이러스가 어디서 시작됐는지,
왜 이렇게 된 건지 아무도 쉽게 말하지 않았지요.

하지만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숲이 사라진 그 자리에
우리가 놓쳤던 무언가가 있다는 걸 느끼게 됩니다.

이야기로라도 그 자리를 기억하고 싶었습니다.
토야지처럼요.


10화. 마지막 이야기에서는 어떤 스위치가 켜질까요?

다음 주 10화도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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