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친해지기

내면소통을 공부하며...

by 은하수

요즘 나에게 새로운 인식의 장을 열어주는 책과 강연은 김주환 교수님의 <내면소통>이다.


그동안 옳다고 믿었던 개념들이 과학적 근거에 의해 하나 둘 거짓으로 드러나면서, 나 자신에 대한 신뢰와 자신감을 얻게 된다.


이를테면,

똑똑한 사람들은 원래 유전적으로 타고났다거나 어마어마한 노력에 의해 만들어지는 거라 믿었던 개념은 잘못된 오류였음을 뇌과학과 후성유전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적 증거를 통해 알게 되었다.


10여 년간 나름 공부했던(전공이 아닌 독서나 강연을 통해) 심리학에서는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의 대부분 (지능, 성격, 감정, 정서)이 과거 부모로부터 받은 영향이 매우 크다는 이론이었는데 그런 논리를 완전히 수용하게 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부모를 원망하게 될 것 같다.


나 역시도 어린 시절 제대로 보살핌 받지 못하고 차별 속에 자라서 지능과 감성 모두 제대로 성장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엄마를 원망하기도 했었다.

원망은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내가 낳은 자녀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다는 자책감으로 이어져 스스로를 원망하기도 했던 어리석은 시간도 있었다.


그래서 사람은 끊임없이 배워야 한다.

<내면소통>은 나와 친해지는 과정을 위한 모든 과학적인 연구자료가 집대성된 바이블 같은 책이다. 7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양이라 많은 사람들이 구입만 해놓고 끝까지 읽는 것 같지는 않다. 아마도 초입 부분(1장)에 제시된 사람은 유전이 아닌 경험과 기억으로 형성된 자신을 진짜 '나'라고 착각해서 살고 있다. 그래서 진정한 나는 우리가 알고 있는 소유적인 것들이 아니라 원래 존재하는 것이라는 새로운 연구결과에 놀라 스스로를 자책할 필요가 없었구나... 하는 안도감을 얻고 그 두꺼운 책을 다시 들춰보지는 않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바로 내가 그랬다.

나 역시 한 150페이지 정도 읽고 나서 자아에 대한 편견을 깨쳐주는 내용이구나~하며 마음이 편해져 한동안 벽돌처럼 두꺼운 책을 펴지 않았다.

그러나 이론적으로 아는 것 만으로는 편안한 마음을 얻을 수 없었다. 현실에서는 이론과의 괴리가 느껴지는 일들이 속속 일어나 마음근력이 자라는 경험을 하지 못하며 방황하던 중 유튜브에서 김주환교수님이 <내면소통 강연>을 하신다는 것을 알게 되어 열심히 듣게 되고 그러면서 마음근력을 키우려면 뇌의 부위 중 편도체가 안정되고 전전두피질(mPFC)이 활성화되어야 한다는 현실적 사례를 들으며 나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다.


나를 돌아보면?

항상 편도체가 활성화되어 있어서 얼굴이 굳어있고 눈에 힘을 주고 살아서 미간에 깊은 주름마저 생긴 것 같다. 그뿐인가? 어깨는 항상 굳어서 아프고 쑤시고... 온몸에 힘을 주고 긴장하며 살다 보니 승모근이 뭉치게 되고 그래서 생긴 고질병이 어깨 통증이다.


또 하나, 어렵고 새로운 일을 하게 되면 끈기를 가지고 열심히 하는 건 좋은데 어렵다는 부정적 감정에 끌려다니느라 얼마나 이를 악물었는지 직장 다닐 때는 턱관절이 아파 병원에 가야 할 때도 있었으니 말이다.

그뿐인가? 이를 악무는 습관 때문에 아랫니 중 제일 안쪽에 있는 어금니에 금이 가서 신경치료까지 받지를 않나?


항상 참고 견뎌야 만족스러운 미래가 올 거라는 믿음은 도대체 어디서 온 것인지?


편도체가 활성화되면 중년의 나이에는 몸이 고통을 받고 여러 질병에 시달리게 된다.

요즘 편도체가 날뛰어 생긴 새로운 병은 피부병이다. 생전 피부에 아무것도 생기지 않던 내게 지난 5월 부산 여행에서 어떤 음식을 먹고 생긴 피부병이 이제는 팔, 다리, 얼굴, 목으로 퍼져 독한 피부과 약을 먹어도 낫질 않는다.

몸과 마음은 하나라 일단 몸을 먼저 안정시켜야 마음이 편해지고 그래야 병도 낫는다는 게 <내면소통>에서 알려주는 솔루션이다. 시도 때도 없이 날뛰는 편도체를 안정시키고 전전두피질을 활성화시켜야 건강하고 안정된 삶을 살 수 있다고 한다.


나의 편도체가 안정되지 못한 이유를 고민해 보았다.

이유는 내 기억에 깊이 새겨진 어떤 이미지 때문인 것 같다. 바로 어린 시절부터 자주 대했던 엄마의 얼굴 때문이다. (나의 경험자아는 항상 무서운 표정에 주눅이 들어 있었던 것 같다.)

늘 화가 난 듯한 얼굴과 무서운 눈빛을 가진 엄마를 보며 자라, 나는 안정감이나 사랑을 느끼기보다는 언제 혼날지 모른다는 불안함에 사로잡혀 마음이 불편했고, 그로 인해 뇌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한동안 엄마를 원망한 적도 있지만, 내가 태어나기를 원해서 태어난 것이 아니듯이, 엄마도 세상의 인연에 따라 태어나고 자라며 불안한 감정을 가지고 나를 낳고 키웠을 것이다. 엄마를 미워한다고 해서 내 감정이 안정되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엄마를 미워하는 마음을 가진 나 자신에게 죄책감을 느끼며, 미움과 죄책감이라는 두 감정에 사로잡혀 있었을 뿐, 다른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내면 소통을 통해 얻은 깨달음은, 명상을 통한 편도체 안정화 훈련으로 삶의 부정적 경험들을 해소하고, 긍정적이라기보다는 평온한 감정을 느낄 때, 사람은 본래의 목적에 따라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태어나서 경험한 '자아'는 내가 아니라 환경일 뿐이고 내 안에 깊이 존재하는 '나'는 이 모든 과정을 인식하고 바라보는 '배경자아'라고 한다.

그러나 이걸 인식하지 못하면 외부반응에만 끌려다니다 정신병(우울증, 공황장애)으로 고생하다 죽을 수도 있다는 거다.

우리는 한번 태어난 세상에서 그렇게 비참하게 부정적 감정에 끌려다니다 죽을 인생이 아니라 원래 지어진 대로 평안하게 살다 평안하게 죽는 게 우리 인간에게 주어진 삶이라고 한다.


태어나서부터 '소유'라는 신기루를 쫒느라 몸이 망가지는 줄도 모르고 끌려다니다 죽지 말고 하루를 살아도 지어진 목적을 알고 사는 게 인간의 자리임을 알아가는 것이 바로 내면소통 훈련을 통해 마음근력을 키우는 목적이라고 한다.


그동안 한 번도 나 자신과 소통한다는 개념이 없던 나에게는 엄청난 깨달음을 주는 과학적 통찰이다.


나와 소통이 안되니 당연히 주변사람들과의 소통이 어렵고 심지어 사랑하는 아이들과 남편과도 소통이 되지 않으니 갈수록 늘어가는 감정은 외로움과 두려움이었다. 두려움이라는 감정은 면역력을 떨어뜨려 여러 가지 질병들을 불러드려 여기저기 자주 아픈 것 같다.


그러나 두려움, 외로움 등 나를 압도하는 부정적 감정은 내가 살면서 경험된 기억을 통해 인식된 자아라걸 인정할수록 부정적 감정에 끌려다닐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이런 모든 과정을 알아차리는 존재인 배경자아만이 나라는 걸 알아갈수록 평안한 마음이 되어가고 있다.


<내면소통>을 공부하며 마음 보다 몸의 움직임이 먼저라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어 신체 활동을 통해 건강한 몸을 챙겨야 신체에서 반응하는 긍정적 신호를 통해 안정되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소통할 수 있는 내가 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미래를 기대하게 된다.


나와 친해지는 시간을 통해 더욱 감사한 삶을 살아갈 내일이 설레는 요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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