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보스'의 영역과 그림자
아파트 단지에는 불문율처럼 전해지는 이야기가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가장 용감하고 가장 영리하며 가장 날렵한 고양이만이 누릴 수 있는 칭호, '대장'에 대한 것이었죠. 그리고 그 칭호의 주인은 의심할 여지없이 윤기 흐르는 황금빛 털을 가진 치즈냥이, 구마였습니다.
구마는 매일 아침 해가 뜨기 전 자신의 영역을 순찰했습니다. 낡은 놀이터의 미끄럼틀 위는 그의 망루였고 재활용 분리수거장은 그의 사냥터였습니다. 다른 길고양이들은 구마가 나타나면 알아서 길을 비켜주었고, 어린 고양이들은 그의 사냥 기술을 몰래 훔쳐보곤 했습니다. 구마는 단지 내 모든 고양이들의 존경과 두려움을 동시에 받는 명실상부한 '보스'였습니다.
그의 눈빛은 언제나 단호했고 걷는 발걸음에는 망설임이 없었습니다. 꼬리 끝을 살짝 치켜든 채 유유히 걸어가는 모습은 한 폭의 그림 같았죠. 사람들의 눈에는 그저 평범한 길고양이였겠지만 구마의 세계는 규칙과 질서, 그리고 생존이 걸린 치열한 전쟁터였습니다. 그는 누구에게도 기대지 않고 오직 자신의 힘과 지혜로만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해가 저물고 차가운 어둠이 깔리면, '대장' 구마도 그저 한 마리의 외로운 고양이가 될 뿐이었습니다. 따뜻한 보금자리도 그를 기다리는 가족도 없었습니다. 그는 아무도 없는 아파트 구석 차가운 시멘트 바닥 위에서 몸을 웅크린 채 잠이 들었습니다. 밤하늘의 별들이 쏟아져 내리는 것처럼 외로운 그의 그림자는 더욱 길게 드리워졌습니다. 강한 대장냥이의 겉모습 뒤에는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는 쓸쓸함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