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월 Medium에 게재한 제 글을 다시 보완했습니다.
영화 아이언맨의 인공지능 자비스처럼 간단히 말 한두마디만 하면 찰떡같이 알아듣고 척척 알아서 해주고, 심지어 먼저 필요한 것을 제안해주는 인공지능 비서의 시대가 진짜로 현실로 올까요? 아직은 반드시 온다고 확언하긴 어렵지만, 그 곳을 향해 한발자국 다가선 건 분명한 것 같습니다.
시리(siri), 알렉사(Alexa), 알로(Allo)가 바로 그 작은 한발자국 이라고 볼 수 있겠죠. 물론 아직은 그 기술이 완벽하지 않아서 우리의 말을 잘 못알아 들을때가 많고, 특히 영어 중심으로 개발되기 때문에 한국어로는 더 사용이 어려워서 이 서비스들을 보고 바로 영화 속 자비스를 연상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시리가 처음 탄생했을때보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발전하여 인식률이 올라갔듯이 이러한 서비스들은 앞으로 지속적으로 개선을 더해가겠죠. 가고자 하는 방향이 정해져 있다면 그 방향을 향해서 많은 사람들이 노력을 하고, 또 사람이 사용할수록 데이터가 쌓여가면서 서비스의 퀄리티가 올라갈테니까요. 중요한 것은 기술의 방향이 왜 챗봇, 음성인식 인공지능을 향하는 가입니다.
챗봇은 편리합니다. 우리가 키패드 핸드폰을 쓰다가 터치패드 기술이 도입된 후로 (특별한 이유가 없이는) 다시 키패드 핸드폰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이유와 같습니다. 화면 위에서 시각적으로만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은 사용자가 기능을 찾지 못할 위험, 시각언어를 이해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채팅 앱과 비슷한 화면에서 친구에게 물어보듯 필요한 것을 말하고, 또는 화면도 필요 없이 말로만해도 된다면 매우 편리하겠죠. 같은 이유로 저도 요새 기능이 많은 통신사 앱이 너무 복잡해 간단한 것들은 SMS를 통해 직접 물어보는 것으로 해결하고 있습니다.
아이폰 초창기 시절, 매일매일 새로운 앱이 궁금해서 신나게 다운받던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정말 필요한 앱이 있을때만 아주 가끔 받죠. 저만 그런 것 같지 않습니다. 유저들은 익숙한 몇가지 앱을 사용하는데에만 대부분의 시간을 사용할 뿐, 65%의 스마트폰 유저들은 평균 1달에 1개의 새로운 앱도 다운받지 않는다고 합니다.(관련 기사)
그럴만도 한 것이 새로운 앱을 설치하는 건 생각보다 스트레스 받는 일입니다. 앱스토어에서 앱을 다운 받는 유저저니를 정리하면 대략 이렇습니다.
1)일단 앱스토어에서 찾아서
2)다운받고,
3)설치될때까지 기다린 후
4)열면 꼭 가입유도를 하고 인증을 원하는 경우가 많죠. (요즘은 생략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솔직히 그 앱이 정확히 내가 원하느걸 제공하는지도 알수 없는데 일단 해봐야만 아는 일입니다. 저 역시 꼭 필요하거나 정말 새로운 것 같은 앱만 다운받습니다.
하지만 궁금한 서비스가 내게 이미 익숙한 챗봇 플랫폼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면, 앱을 다운받을 필요도 없고 말만 걸면 되니 약간의 궁금증에도 쉽게 말을 걸게 되겠죠. 챗봇 플랫폼은 이미 우리 곁에 가까이 와있습니다. 페이스북 메신저나 구글 메신저인 알로가 바로 그 플랫폼입니다.
Facebook은 2016년 4월 챗봇 API를 공개했는데, 2개월만인 2016년 6월 기준 등록된 챗봇의 수는 11000개를 넘었습니다.(관련기사) 구글도 Allo라는 메신저이자 플랫폼을 만들었죠. 간단히 사용자 경험의 예를 들자면, 친구와 대화를 하는 중에 쉽게 우버를 통해 차를 부르거나, 페이팔을 통해 송금을 할수 있습니다.
https://www.facebook.com/davidm/videos/10156429336080195/
앱을 개발하는 것은 돈이 많이 들죠. 하지만 챗봇은 플랫폼 안에서 제한된 인터페이스 안에서 개발을 할 수 있기때문에 더 쉽고, 빠릅니다. 그만큼 비용이 적게 들겠죠. 처음 시작하는 기업이나 소규모 서비스에서 도입하기에 더 적절하고 위험 부담도 적습니다.
대화형 인터페이스 때문에 당장 앱의 시대가 저물 것 같지는 않습니다. 대화형 인터페이스로는 대체할 수 없는 사용자 경험도 있을 것이고, 시각적으로 전달이 더 중요한 서비스도 있겠죠. 개인적으로는 컨텐츠 디스커버리가 중요한 서비스는 챗봇보다는 자체 앱이나 모바일 웹으로 보여주는 것이 더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반면에 큐레이션이 중요한 서비스는 챗봇이 그 역할을 대신할 수 있으리라 보구요. 간단한 기능은 챗봇을 통해 제공하여 유저를 서비스에 발을 들여놓도록 하고, 좀 더 복잡한 것은 앱을 통해 제공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어보입니다.
챗봇이 중요하다 해도 UX디자이너들이 기존에 하던 분야에서 등을 돌릴 필요는 업겠지만 마음 놓고 있어도 안될 것 같습니다. 이 기술을 통해 유저에게 어떻게 더 좋은 경험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하고 또 어떻게 대화형 인터페이스보다 더 좋은 경험을 늘 고민해야할 것 같습니다.
다음번에는 간단한 챗봇 개발에 참여하여 UX에 대해서 고민했던 경험을 공유해볼까 합니다. 제가 다니는 회사 MyMusicTaste에서 작년에 Slack에서 주관하는 Chatbot Challenge에 참여하여 수상한 적이 있거든요. 그동안 하던건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작년에 했던 건데 제가 정리에 너무 약해서 이제야 해봅니다. 이미 올해도 참여하여 제출이 완료된 상태이니 늦어도 한참 늦은 정보이긴 하지만 늦게라도 정리해서 다음 글에 남기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