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센셜리즘
글 제목이 매우 자극적이죠. 자극적인 글 제목에 비해 내용은 매우 건전한 책 리뷰입니다. "누가 열심히 하라고 했니, 잘하라고 했지"에 대해서 부연 설명을 하자면, 제가 학생 때 활동하던 단체가 있었는데요. 그 단체에서는 학생들이 주기적으로 팀플을 하고 그 아웃풋을 현업에 계신 분들이 리뷰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말이 바로 그 리뷰 시간에 나온 것으로, 제가 직접 들은 것은 아니지만 어떤 팀이 열심히 작업한 결과물에 대한 피드백으로 실제로 들을 말입니다. 처음 그 말을 전해 들었을 때 너무 충격적이지만 소위 뼈를 때리는 말이라 아직도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이 책을 읽다 보니 이 일화가 바로 떠올랐습니다. 네, 이 책의 메인 메시지가 바로 "열심히 하면 뭐하니 중요한 걸 잘해야지"입니다.
오늘 리뷰할 책은 "에센셜리즘-본질에 집중하는 힘"입니다. 간단하게 요약하면 우선순위를 가려 가장 중요한 일이 무엇인지 판단하고 그것에 집중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어떻게 중요한 일을 가려 실천할 수 있는지에 대한 내용입니다. 가장 중요한 일을 선별적으로 하는 사람을 "에센셜리스트" 라고 정의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비에센셜리스트"로 정의하여, 두 인류(?)가 생각하는 방식의 차이점, 그리고 행동하는 방식의 차이점을 짚어줍니다. 책을 읽다 보니 저는 스티브 잡스의 일화를 그린 "미친 듯이 심플"이 생각났습니다. 스티브 잡스의 일화들이 정말 비인간적이고, 비이성적으로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 바탕에는 꼭 필요한 것만 남기고 실행하기 위한 그의 철학이 있었다는 것을 말해주는 책이었습니다. 그 책을 읽을 때도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실천하는 힘의 중요성을 느꼈었죠.
비슷하게 우선순위의 중요성을 말하는 책이긴 하지만, 다른 점도 있습니다. "에센셜리즘"은 좀 더 현실에 다가간 실생활의 이야기입니다. 미친 듯이 심플은 "아 그래 그거 중요하지. 그렇지만 스티브 잡스처럼 할 수는 없을 것 같아. 난 그런 대단한 사람도 아니고 그 정도의 행동을 할 수도 없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면. 이 책은 좀 더 실행하기 가까운 책이라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을 조금은 더 주는 편입니다. 또 아는 것을 뛰어넘어 어떻게 실천하는 지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합니다. 아는 것과 실천을 하기로 마음을 먹는 건 크게 다른 일이기에, 우선순위의 판단과 실천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 분은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책은 총 네 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 : 에센셜리즘 - 에센셜리스트는 어떤 방식으로 생각하는가?
2부 : 평가하기- 어떻게 해야 본질적인 소수를 구분해낼 수 있을까?
3부 : 버리기 - 비본질적인 다수를 버리는 방법들
4부 : 실행하기 - 본질적인 소수를 추구하는 방법들
이번에 기록할 파트는 4부 실행하기입니다. 저는 실행에 대한 내용이 빠진 자기계발서는 늘 아쉬운 마음이 남았기 때문에, 이 책에서 실제로 어떻게 그 목표를 이룰 수 있는지 다뤘다는 점이 반가웠습니다. 그리고 저도 마음먹은 것을 잊지 않기 위해 4부의 내용을 기록합니다.
실행하라 : 어떻게 해야 효과적으로 핵심적인 것들을 추구할 수 있을까?
1. 완충 장치를 마련하라
- 비에센셜리스트들은 최상의 시나리오를 가정하여 계획을 잡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들 때문에 마감시간에 쫓겨 분주하게 생활하게 된다.
- 에센셜리스트들은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한 충분한 완충장치를 마련하고, 철저하게 준비하여 일찍 시작한다.
단순하게 예를 들면 시험날짜 직전에 벼락치기를 하는 것, 여행을 앞두고 마지막 날에 급하게 집을 싸는 것은 최상의 시나리오를 가정한 것이다.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기고 시나리오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결과는 망가지게 된다. 만일 여행 전날 갑자기 피할 수 없는 일이 생긴다면? 아마 늦게까지 짐을 싸느라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고 그 피로감이 전체 여행에 영향을 끼칠 것이다. 그러나 미리 계획하고 짐을 싸 두었다면 돌발 상황이 일어나도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여행을 시작할 수 있다.
일을 시작할 때 계획보다 50%의 시간을 더하고 철저하게 준비를 시작하는 것이 곧 완충 장치를 만드는 것이다.
2. 장애물을 없애라
- 비에센셜리스트들은 여러 가지 해결책을 남발하고, 바쁘게 일만 많이 한다.
- 에센셜리스트들은 시스템 개선을 위해 장애물을 제거하고, 성과를 극대화한다.
비에센셜리스트들은 즉흥적이면서도 임기응변식으로 대처한다. 그러나 이런 대처는 전체적인 시스템의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 게다가 시간에 쫓기기 때문에 문제 해결이 아닌 익숙한 행동에 의존하게 되어 종종 더욱 큰 문제로 이어진다. 그러나 에센셜리스트들은 전체적인 시스템의 문제점을 찾으려고 하고 그것에 집중한다.
노력이 성과를 보장하지 않는다.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그 성과를 가로막는 장애물을 해결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1) 목표를 명확히 하고, 2)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것을 막는 가장 느린 요소를 가려서 3) 장애 요소를 해결해야 한다. 목표를 막는 요소는 하나가 아닌 경우가 더 많다. 그럴 때는 현재 상황에서 가장 결정적인 장애물을 하나씩 파악하여 해결해야 한다,
가장 결정적인 장애요소는 사람일 수도 있다. 이럴 때는 상대를 압박하기보다, 상대를 찾아가 긍정적으로 도울 일이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더 나은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다.
3. 조금씩 전진하라
- 비에센셜리스트들은 커다란 목표를 추구하지만, 작은 성과만 얻는다. 가장 돋보이는 승리를 추구한다.
- 에센셜리스트들은 작게 시작하지만 커다란 성과를 이루어낸다. 작지만 계속되는 성취를 통해 즐거움을 얻는다.
비에센셜리스들은 커다란 목표를 추구하며 거창한 해법으로 시작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거창한 해법은 시간과 노력만 들이고 아무것도 얻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작은 성공이라도 반복적으로 성취해야 그 추진력을 바탕으로 다음 성공을 이뤄낼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식으로 궁극적인 목표에 도달하는 것이다. 작은 성취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1) 미리 작은 노력부터 시작하는 것, 2) 그리고 아무리 작은 성취라도 확실하게 보상하는 것을 실천해야 한다.
4. 습관을 만들라
-비에센셜리스트들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 무작정 힘들게 노력하려고 한다. 노력하는 과정에서 비본질적인 것들을 계속 수용한다.
-에센셜리스트들은 목표를 이루기 위한 올바른 방식을 만들고 그를 일상적으로 반복한다. 목표에 자연스럽게 가까워지면서 힘들이지 않고 목표를 이루어낸다.
습관은 목표 달성의 장애물을 없애는 가장 강력한 도구들 가운데 하나다. 무언가를 반복적으로 실행하는 행위가 어려운 일을 쉽게 만들어준다는 것은 과학적 연구들을 통해 증명되고 있다. 비본질적인 것을 반복하는 습관을 버리고 본질적인 것을 자연스럽게 성취하도록 만드는 습관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행동들이 도움이 된다.
1) 신호가 유발하는 행동을 바꾸라
어떤 습관을 바꾸려고 할 때 행동 자체를 바꾸는 것이 어렵다면, 의식적으로 그 행동을 유발하는 신호에 대해 내가 원하는 행동을 연결 지어보라.
예를 들면 이메일 알람 소리를 듣고 바로 이메일을 확인하는 습관이 있었다면, 앞으로는 이메일 알람 후 의식적으로 책을 읽는 것. 처음에는 의식적으로 다른 행동을 하는 것이 매우 어렵겠지만 시간이 지나고 새로운 행동을 하는 횟수라 늘어날수록 연결이 강화되어 자연스럽게 좋은 행동을 취하게 될 것이다.
2) 새로운 신호를 만들라
내가 원하는 행동을 하는 신호를 만들고 그 신호에 따라 원하는 행동을 하는 것이다.
3) 가장 어려운 일을 먼저 하라
일정한 시간표를 정하되 가장 어려운 것을 먼저 한다는 원칙을 세우는 것.
4) 다양한 습관을 섞어보라
매일 같은 일을 같은 시간대에 하는 것은 따분한 일이기 때문에, 요일별로 서로 다른 일을 정해놓고 행하면 도움이 된다.
5) 한 번에 하나씩의 변화를 추진하라.
5. 집중하라 : 지금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 비에센셜리스트들은 과거나 미래의 상황에 집착하고 지나치게 생각하여 불필요하게 걱정하거나 후회한다.
- 에센셜리스트들은 현재에 집중하고 지금 중요한 일이 무엇인지를 본다.
현재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지금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일을 따져보아야 한다.
책을 말하는 에센셜리즘은 일에서의 성공을 거두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만족스러운 "나의 삶"을 살기 위한 삶의 방식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만족스러운 삶을 살기 위해서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그 삶을 위해 필요한 요소를 가려내고, 그것을 성취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에 노력을 들여야 한다는 것이죠. 간혹 책에서 "이것만 한다면 다 잘 될 것입니다."와 같은 자기계발서 특유의 무성의함이 느껴져서 불편했지만, 이 본질적인 메시지에 동감하기에 두고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은 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게 바로 자기계발서가 꾸준히 인기를 얻는 힘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