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시리즈
솔직히 이 시리즈의 가능성과 작품성에 비해 언론이나 타임라인 너무 조용하다. 별생각 없이 보기 시작한 나나 남편은 도저히 멈출 수가 없어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밤이 다 가도록 보고 싶은 지경이었다. 한국에 이런 구성으로 만들어진 드라마가 나오다니 놀라울 지경이었다. 소재가 뭐든 이건 작품이라 불려도 아깝지 않다. 어쩌면 드니 빌뇌브 영화를 보고 난 뒤의 아찔함일 수도 있고 코인락커걸(차이나타운)을 보고 난 뒤의 삭막함이라고 할 수도 있다. 기자들은 N번방과 연결시켜 기사 쓰던데 한국 기자들의 수준은 복붙의 수준임을 여실히 드러내는 기사들이다. 감독도 작가도 누군지 검색해도 그다지 눈에 띄는 필모그래피가 없다. 연기자들? 말한 들 뭐하리. 그저 완벽하다. 특히, 주인공 김동희, 정말 제대로 하더라. 음악? 딱 맞다. 이렇게 딱 맞기도 어렵다. CJ에서 찍어내는 드라마들의 27배 정도 잘 만들었다고 하면 될 것 같다. 그들이 열광하는 조승우가 등장하는 드라마 보단 120배 정도 재미있다. 한국 드라마 보면 유치한 장면에 꼭 채널을 돌리게 되는데 이 시리즈는 그런 장면도 하나 없이 담백하다. 나는 이들의 연기와 대사 그리고 플롯에서 한국의 미래를 봤다. 여전히 우리는 가능성이 많구나, 하며 어찌나 기뻤는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