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무비패스]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 리뷰
* 브런치 무비 패스로 관람 후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야기의 처음은 이렇게 시작한다. 세상을 떠돌던 칠월은 알고 있었다. 어느 날 그녀가 뒤를 돌아봤을 때 자신의 그림자를 밟고 선 사람은 반드시 행복한 삶을 살고 있을 안생이라는 것을."
칠월과 안생은 가족보다도 서로를 잘 이해하는 친구다. 서로의 다른 점을 동경하고 삶의 모든 부분을 나누며 둘의 우정은 깊어간다. 학교, 가족, 직장, 사랑. 이들의 우정 앞에서 다른 것들은 모두 엑스트라 일 뿐이다. 이렇게 깊은 친구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길래 서로 안부도 모른 채 살게 되었을까? 영화는 칠월의 존재를 부정하며 살고 있는 안생을 보여주고, 그들의 관계에 무슨 일이 생겼는지 궁긍즘을 불러일으키며 시작한다.
영화는 칠월이 인터넷에 쓴 소설을 따라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보여준다. 과거를 회상하는 한 장면 한 장면은 '두 친구 간의 어떤 오해가 있었던 걸까', '무엇이 이들을 멀어지게 한 걸까' 추적하듯이 관계를 관찰하게 만든다. 하지만 결국에 영화가 전하려는 것은 어떤 진실이 아니라 우정의 참모습이 이렇다는 것을 그려낸 것 같다. 혈연의 가족관계, 사랑의 연인관계와 다른 우정의 친구관계가 어떤 것인지 말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주변에서 울음을 참아내는 소리가 들렸다.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 같다. 하지만 솔직히 특별히 눈물을 짜내는 인위적인 장면은 없었다. 오히려 담백하게 이야기를 끌고 나가다가 영화가 다 끝나고 나서야 '친구란 이런 것이 아닐까?' 하는 여운이 남은 것이 좋았다.
이 영화가 주는 판타지는 그런 것 같다. '내게도 이런 친구가 있었나?' 영화는 사랑마저 조연이 되어버리는 칠월과 안생의 우정을 전하며 현대 사회에서 얕아져 가는 친구관계를 진하게 그려내는 데 성공했다. 울고, 웃고, 싸우면서도 나의 모든 허물을 덮어주고 이해해주는 존재. 가족, 연인과도 못 나누는 나의 비밀을 함께 공유하고 지켜주는 존재. 다른 사람은 다 떠나도 내 옆을 평생 지켜줄 것만은 친구. 이런 친구가 내게도 있었나? 현대인의 공허함과 빈 가슴을 채워주는 따뜻한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