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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이서 Jul 22. 2023

지금 이 순간부터 시작이고 싶은,

세상은 있는상태로 멈추고, 나만 다른 상태로 가있고 싶은 마음

지금 이 순간부터 시작이고 싶은 맘이 들때가 있다. 특히 주말 아침엔 더 그렇다. 잠시 ’포오즈‘, 하던 것은 현재 있는 상태로 멈춤이고 싶은 마음이다. 그러나 마음의 바램과 다르게 내 머리속 생각은 어제 잠들기 전 상태에서 계속 전개중이다.


이럴때 나는 과거에 사로잡혀 있는 인간형인가? 하고 멈칫 내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순간을 맞는다. 그런 부분도 분명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것보다. 내가 가진 직업 특성상 끊임없이 해온 결과를 복기하고 다음을 전개해야 하는 방법이 어쩌면 내 머리속의 생각고리를 계속 연결시키는 패턴으로 자리를 잡았을 수 있겠다 싶다.


이 생각패턴은 다음단계, 다음단계로 계속 전개, 진화시켜야 하는 작업을 완성시키는 데는 유리하게 작동하나, 일에서부터 주말에 해방되는데는 불리한 불치의 병처럼 작동한다. 특히 잘 풀리지 않는 상황들이 남은 상태로 주말을 맞을 때는 약효가 듣지 않는 병처럼 느껴진다.


아이러니 한것이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야하는 상황일수록 주말에는 머리를 그 복잡한 상황으로부터 잠시라도 해방되고픈 욕구를 더욱 느끼게 마련이다. 실제는 그렇게 되지 않는 것이다. 하다못해 꿈에서마저 다른방식으로 전개를 지속하고 주말 아침을 맞게 한다.


예전 아날로그 카세트 테이프 녹음기를 보면 중간에 ‘포오즈’라는 버튼이 있었다. 지금은 디지탈로 기다란 막대기 두개로 변환된 그 장치이다.


일상은 그 카세트테이프같다. 계속 돌아간다. ’포오즈‘ 잠시 멈춤은 내 의지로만 가능하다. 그 사이 내가 속해있는 거대한 테이프는 내가 멈추고 싶다고 멈춰지지 않는다. 그저 나만이라도 잠시 멈춤을 감행하는 일이고, 나만이라도 멈추고 싶을 때 멈출수 있는 사람은 그 사이에서 행복한 사람이다.


때로 내 작은 테이프만이라도, 포오즈 버튼을 누르고, 다른 테이프를 녹음기에 장착할 수 있다면 그것도 작은 행복이 된다.


살다보면 일정시기 계속 돌아야만 하는 카세트테이프가 있다. 그것을 잠시 포오즈 버튼을 눌러 정지시키고, 다른 테이프를 끼워넣어 자신을 환기시키는 일, 그것을 할수있는 세상의 유예가 주말이 아닌가 한다. 주말에도 멈추지 않는 그 테이프를 억지로라도 빼내고 싶은 욕망이 어찌보면 더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이 주말 나는 어떤 테이프로 갈아 끼울까?




#일상으로부터의도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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