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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은 Jun 02. 2024

만들어가는 삶

일단 끌리는 대로 살고, 기록하고 남기고





최근 하루하루 온라인상에 일기를 적었다. 하루를 더 음미하게 되는 느낌이었다. 기록만으로도 살아있는 느낌이 들면서도, 아 매일 조금씩 다른 공간을 가는구나. 이런 것들을 먹고 마시는구나. 이런 생각들을 했구나. 다시 바라볼 수 있어 좋았다. 이것들을 패턴화해보고자 했으나 나는 내 선택에 의해 계속해서 변화해서(기분도, 감정도, 생각도) 무언가를 패턴화하고 정의한다는 게 무색할 뿐이었다. 기록들 중 오래 남기고 싶은 것만 두고, 나머지는 비밀 폴더에 넣었다. 글도 마찬가지다. 사진도, 그림도, 경험도. 너무 많은 것들에 둘러싸여 있으면 복잡해져버리는 사람이라, 주변을 단순하게 두고 싶어서인지도 모른다.


지금 곁에 있는 것들은 지금의 나와 일치했으면 좋겠다는 마음, 이것도 하나의 욕구일까?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모든 것은 매일 변화한다. 생각도 나도 주변의 것들도. 일관성이라고는 '나' 하나밖에 없다.

어쩌면 그 변화해가는 모든 조각들이 모두 자신일 것이다. 모든 경험과 순간들, 생각들이 자잘하게 나를 이룬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그때그때 느낀 모든 것들을 최대한 표현하고자 노력한다. 그러나 앞으로의 선택을 위해 지금의 생각들이 단순하고 명료해지기 위해서는 때론 편안한 것들을 남기고 비우는 게 낫다. 선택으로 많은 것들이 변화하며 삶을 이룬다. 생각이 행동이 되고, 행동이 삶이 된다. 그렇게 생각대로 어떤 방식으로든 변화하는 것이 사람이다. 그 한계는 별로 없다.



이미 지닌 것들을 재료 삼아 변화하는 것은 나에겐 재미가 없다. 그래서 다양한 경험을 통해 변화한다. 그 경험은 다채로웠으면 해서, 한번씩 틀을 벗어나본다. 환경을 바꾸고, 하는 일을 바꿔본다. 같은 것이라도 형식적이 되는 것들을 피한다. 까뮈는, 삶을 살아내는 시간과 이를 돌아보고 기록하는 시간이 따로 있다고 했다. 일단 마음이 끌리는 대로 경험하고 느껴지는 대로 쓰고 그리고 만들어내고, 어떤 것은 구석에 두고, 또 어떤 것은 잘 보이는 곳에 두고 매일 바라볼 수 있다.


모두의 삶은 제각각 달라서, 경험하면서만 알아지는 것들이 있다. 경험하는 내가 있고, 의미를 부여해 붙잡아두는 몇 조각 없는 내가 있다. 거기에서 취향이 만들어지고 삶이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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