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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으니 Jun 16. 2020

맞벌이 부부인 우리는 버틸 대로 버텼습니다.

결국 남편의 육아휴직을 시작합니다.

2020년 4월 16일 남편의 육아휴직


요즘은 남자들의 육아휴직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남자들은 육아휴직 후 회사에서 마주하는 현실이 휴직 전과 다름을 두려워한다. 그러나 내 남편은 그러한 두려움을 무릅쓰고 육아휴직을 시작했다.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 19 사태로 아이를 전적으로 돌봐줄 사람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육아휴직 후 첫날, 내가 퇴근하고 집에 들어왔을 때 집은 깨끗하게 청소가 되어있고, 그날 그 거실을 보며 나는 남편에게 편지를 남겼다.


불 꺼진 집에 돌아오니, 청소한 흔적이 보이네. 애 둘 케어도 힘들었을 텐데...


씻으러 목욕탕에 들어가 보니 애들이 목욕을 했는지 물방울이 아직 송골송골 맺혔네.

애 둘 욕조에서 놀 때 후다닥 청소했구나.


9시에 애들 재운다는 카톡을 보고 회사에서 출발했는데,

혹여나 아직 애들이 못 자면 내가 빨리 씻고 재워야겠다 생각으로 들어왔는데,

안방 문에 조용히 귀를 기울이니 당신 코 고는 소리가 들리네.


당신의 하루, 피곤함이 들리는 듯하다. 오늘 하루 고생했어.



그동안 힘들 때마다 쉬고 싶다는 말을 많이 했었는데, 막상 육아휴직을 쓰라고 권해도 "아니야, 금방 또 괜찮아질 거야." 하며 출근했었다. 코로나 19로 인해 3월 한 달 동안 맞벌이 부부인 우리는 둘이서 가정 돌봄 휴가, 재택근무, 연차 등으로 버텼다. 그런데 온라인 개학 소식이 스멀스멀 나오던 때, 우리 이제 이렇게 언제까지 버틸 수는 없으니 방법을 찾아야 했고, 나는 남편의 육아휴직을 권했다.


남편이 마음을 먹게 된 가장 큰 동기는 코로나 19였지만, 15년 동안 한 번도 쉬지 않고 일해온 것에 대한 휴식이 필요했고 한 아이에 대한 두 번째 육아휴직의 3개월 급여는 최대 250만 원으로 늘어난 부분이 마음을 움직였다. (4개월째부터는 50% 늘어나긴 했지만 최대 120만 원이다.)


부디 앞으로 6개월 잘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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