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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은희 Sep 01. 2023

산티아고일기(2023/01/04) : 순례4일차

게으른순례자되기,  팜플로냐 도시산책 (0 km)


1. 완주_욕망_내려놓기


하루 쉬기로 결정한 것은 결과적으로 많은 것을 바꾸어 놓았다. 31일 코스를 29일로 당겨서 끝낼 수도 있다는 기대는 사실 욕망과 집착이라고. 지금까지는 머리로만 하는 생각이었는데, 오늘 쉬기로 결정하면서 실제로 내 마음과 몸을 납득시킬 수 있었다. 


완주는, 지금보다 날 좋을 때 나의 착한 남편 김한수와 함께 다시 해도된다고 편히 생각하기로. ^^ 지난 이틀 제법 친해진 한국인 그룹과 헤어지는 게 좀 아쉬었지만 각자의 계획과 속도가 있는 거니까 마음 편히 보내드릴 수 있었다. 일정 구간 점핑은 이제 필수가 되었으니 길 어디에서 다시 만나면 더 반가울 가능성도 남겨둔다. 


2. 게으른 여행자의 팜플로냐 투어


이 도시는 인구 20만도 되지않지만 제법 큰 도시 느낌이 난다. 대성당 옆의 역사박물관(대부분은 중세가톨릭 역사이지만)을 들어가니 청동기 유적부터 중세 가톨릭 유적이 가득하다. 역시 감입곡류 넘실대며 거대평원을 만드는 산맥 아래 동네는 대대로 좋은 집터, 거주지. 교역과 교류와 침탈과 수비의 거점!! 


가톨릭 성당 화려하기는 스페인이 진짜 최고인 듯. #팜플로냐_대성당 갈 때 순례객은 할인된 가격 3유로로 입장 가능. 성전의 미술품 하나하나가 보물급이고, 성당 바로 옆 박물관도 상당히! 볼 만합니다.


#헤밍웨이 의 첫 번째 장편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에는 파리와 이곳 팜플로냐가 중요도시로 등장한다. (저도 안 읽었어요 ㅋ) 이 동네 최고 축제 산페르민(#Fiesta_de_San_Fermin)(매년 7월 초) -일반 투우가 아니라 검은 황소가 골목을 질주하는 축제-을 소설 속에서 자세히 다뤄 이 도시 안에 헤밍웨이와 관련된 장소들이 제법된다. 대표적 장소는 까스티요 광장 북쪽의 #까페이루나. 이 곳에서 커피 한잔 하며 실천가였던 전설적 작가와 잠시 눈도 맞춰봅니다.


팜플로냐 요새, 인근 중국식당(기운 없을 때 동양인은 쌀을 먹어야!), 한도현 샘이 추천해 준 바스크 자유의 타워(Monument to the fueros)까지 따뜻한 햇살 즐기며 천천히 걸은 날.


기운 충전했으니 내일은 다시 순례길에 올라보렵니다^^


https://dai.ly/x80o6pi 구글타임랩스로 도시의 변화를 볼 수 있응. 요새, 대성당, 까스티요 광장, 투우장이 주요 방문지
Cafe Iruna
헤밍웨이 선생님 안녕하세요! ㅎ
팜플로냐 투우장
산페르민축제 때 황소가 질주하는 골목길
팜플로냐 대성당
교회 안의 인간적 면모. 출산에 임박한 마리아를 요셉이 안아서 마굿간으로 옮기는 장면
왼쪽 7개의 초를 점등해 봄 (동전 투입하면 전구불이 켜짐. 화재 예방을 위해 진짜 초는 없앴다고 함)
매화꽃이 활짝

==<댓글>====================

이냐시오 올림픽 100m 경주처럼 그렇게 급하게 여행하는 건 한국이 노동시간이 너무 긴 나라라서 여유가 없나 봅니다. 여유 있는 여행이 좋죠.

이효정 참 잘 했어요 ㅋㅋㅋ 놀다가 쉬다가 걷다가 오면 되는거임. 밥도 야무지게 챙겨먹도록 해요!!

오윤홍 쉬엄쉬엄 하세요~~~

Jongmi Kim 사진보면서 힐링이 동기화되고 있어요~^^ 선생님, 파이팅!

Kim Myung-hwan 멋진 곳에 가셔서 멋진 사진까지 남기고 계시네요^^~ 누가 이런 구도를 잡았나 궁금^^

  => 감사합니다. 제가 단독여행자라 저 나온 사진은 대부분 셀카(벽이나 선반에 기대놓고 5초 예약) 예요. ㅋㅋ

이명주 글 감사합니다 ~♡

  => 읽어주셔서 제가 더 감사^^

     => 건강하게 잘 다녀오세요 ~♡

박명기 팜플로냐 헤밍웨이 단골식당  '이루다'. 그가 스물아홉에 쓴 첫 장편소설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는 이 동네 배경으로 완성했다고 하네요.

  => 오~ 반팔. 날 좋을 때 순례하셨군요! ㅎ

Hye-sook Park  멋지다, 내 친구!!

김영옥 샘의 순례기에 점점 빠져들고 있어요. 내내 건강하시고 깊어지시길요

Jinyoung Kwak    쉬어가기! 참 잘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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