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알지는 못합니다.
시를 좋아한다고 하지만 시를 잘 알지는 못한다. 오늘은 좋다가 내일은 어렵고 어제는 어려웠는데 오늘은 이상하다. 다른 세계의 언어인 것 같아 보인다. 그런데 이해하기 힘든 그게 또 좋기도 하다.
그러니까 시를 읽는다는 건 짝사랑하는 마음 같다. 닿지 않을 걸 알면서 주변을 뱅뱅 돈다. 살짝 눈이라도 마주치면 설레서 잠 못 이룬다. 한 편의 시를 오롯이 이해하는 건 어림도 없다. 그런 기대는 하지도 않는다. 그저 한 구절 내 마음에 닿으면 그걸로 족하다.
나는 왜 이렇게 화가 많을까. 아이를 낳고 엄마가 되고 나의 바닥을 보았다. 약한 존재를 향한 무력. 참을성의 부족. 자유의 부재. 홀로 두지 못하는 작은 인간에게 결속되어 사랑과 요구의 팽팽한 줄다리기 시합이 매일 벌어진다. 안 되는 걸 알면서 내버려 두라, 그러지 마라 화를 낸다.
그러다가 시를 만났다. 그렇다. 시는 자유다. 구속의 시간을 견디게 하는 자유. 그렇게 시를 읽으며 시인을 흉내 내며 시 비슷한 걸 쓰면서 나는 나를 매만졌다. 오래 묵은 마음을 꺼내 볕에 말리고 보송해진 마음으로 다시 다정한 엄마가 되었다. 순하고 싶어서 나는 시에게 다가간다.
다 이해하지 못하지만 나를 어루만지는 그게 좋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