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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니스모먼트 Apr 14. 2022

제주도로 떠나기로 했다.

그러나 내 제주행에는 목적이 없었다.

시작은 아주 사소했다.




그저 평소처럼 인스타그램을 보고 있다가, 어떤 작가님이 게스트하우스 스텝을 하고 있다는 글을 봤다.


"어? 게스트하우스 스텝?"


문득 25살, 제주도 스텝을 하고 싶었으나 여러 사정으로 못했던 기억이 생각났다. 그 길로 예전에 가입해뒀던 제주도 게스트하우스 스텝 공고가 자주 올라오는 카페에 들어갔고, 스텝 모집글을 둘러봤다.


그 글들을 보는 순간 25살의 내가 다시 마음속으로 소환되었다. 나는 홀린 듯 몇 개의 글들을 본 뒤에 가장 괜찮은 글의 연락처에 카톡을 보냈다.


[안녕하세요. 게하 스텝 모집 글을 보고 연락드립니다.]


간단한 인사와 함께 지원을 했고, 오래 지나지 않아 답변이 왔다. 전화를 통해 스텝의 일과와 나의 궁금점을 해결했다. 그리고 전화가 끝날 때쯤 나는 게스트하우스 스텝을 하기로 결정됐다.


이게 인스타그램을 본 지 3시간 만에 일어난 일이다. 충동적으로 결정했다 보니 갑자기 고민이 따라왔다.



이번 나의 제주행은 목적이 없었다.



나는 여행을 하고 싶은 것도 아니었고, 현재 만족스러운 생활패턴을 잡아가고 있었으며, 내년에 워킹홀리데이를 가서 영어 공부할 시간도 필요하고, 어쩌면 그냥 제주도에 살면서 육지에서 하던 생활에 일거리가 추가되게 되는 것뿐일 수도 있는데... 과연 이 제주생활이 나에게 의미가 있을까?


이성으로는 가지 않는 게 맞다고 하는데, 마음으로는 가고 싶었다.


그러나 나는 보통 선택에서 마음이 이기는 편이다. 현실적으로 리스크가 너무 크거나,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항상 마음이 가는 선택을 해왔다.


그리고 제주 스텝 생활의 리스크는 내가 조절할 수 있는 리스크였다.


스텝 일을 하면 힘들겠지만 그 또한 새로운 경험이라 호기심이 들었고, 영어는 내가 가는 게스트하우스가 외국인들이 자주 찾는 게스트하우스라 영어 원어민 게스트가 오면 영어를 실전으로 쓸 일이 있을 것 같았다. 아니더라도 결국 영어공부는 제주도에서든 여기서든 내가 하기 나름이니까.


물론, 여러 안 좋은 게스트하우스 스텝 후기들을 보고 조금 걱정했지만 만약 내가 가는 곳이 그런 곳이면 그냥 잠시 제주도 여행을 하고 돌아오면 되는 일이다. 내 목적은 스텝 생활도, 제주도 한 달 살기도 아니니까.


그냥 가고 싶어서 가는 것일 뿐 이번 내 제주행에 목적은 없었다. 그저 제주도에 가서 흘러가는 대로 몸을 맡기는 것이 목적이라면 목적이었다.



그렇게 나는 2021년 11월 29일

제주행 비행기에 올랐다.







안녕하세요. 인스타툰으로 연재하는 제주 스텝 생활기를 글로 더 자세히 풀어써보려고 합니다.


재미있게 봐주세요!


 인스타툰으로 보는 제주도 스텝기 cl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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