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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남기지 말고 다 먹지

오늘 생각 25

by 은진

남기지 말고 다 먹지


커다란 만두 두 개

보글보글 삶아 예쁜 접시에 올린다

조심히 잘 다녀와

접시에 남은 만두 반 개

아이 참 남기지 말고 다 먹지



커다란 만두 세 개

보글보글 삶아 예쁜 접시에 올린다

조심히 잘 다녀와

접시에 남은 만두 한 개

아이 참 남기지 말고 다 먹지



커다란 만두 두 개

보글보글 삶아 예쁜 접시에 올린다

조심히 잘 다녀와

접시에 남은 만두가 없네

아이 참 내일은 세 개 줘야지







마른 아이지만 먹기는 잘 먹었었는데,

요즘은 아침에 밥이 안 넘어간단다.

그나마 먹는 걸 찾긴 했는데,

모 대기업(감사합니다)의 왕두 딱 두 개.


뼈 밖에 없는 녀석이 저 키에 만두 두 개라니

엄마는 참 속상하다.

남길 걸 알면서도 슬쩍 세 개를 내밀면

녀석이 또 한 마디 한다.

"어차피 두 개 밖에 안 먹을 건데 또 세 개네."

조금이라도 더 먹이고 싶은 마음을 니가 아냐!




너 찌우려다 나만 찌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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