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LM 슬라이드, 내가 원하는 디자인을 만드는 방법

AI가 만든 슬라이드, 왜 맨날 디자인이 망할까? 노트북LM & 젠스파크

노트북LM이나 젠스파크에 텍스트를 넣고 슬라이드를 요청하면, 뭔가 그럴듯한 결과가 나오긴 합니다. 그런데 막상 열어보면 내가 머릿속에 그리던 것과는 거리가 있죠. 결국 AI가 만들어 준 여러 장 중에서 그나마 괜찮은 걸 고르는 게 전부인 상황. 왜 그럴까요? 도구의 성능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가 디자인 의도를 전달하는 방식에 구조적인 빈틈이 있기 때문입니다.


말로는 디자인을 지시할 수 없다

'모던하게 해줘', '깔끔한 느낌으로', '미니멀하게'. 이런 프롬프트를 넣어본 분이라면 결과가 매번 달라지는 경험을 해보셨을 겁니다. 이건 AI가 못 알아듣는 게 아니라, 애초에 형용사로는 디자인을 특정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모던하다'는 말은 해석의 범위가 너무 넓습니다. 화이트 스페이스를 많이 쓰는 것도 모던이고, 볼드한 타이포그래피를 쓰는 것도 모던이고, 무채색 팔레트를 쓰는 것도 모던입니다. AI 입장에서는 매번 다른 해석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디자인 커뮤니케이션에서 실무자들이 쓰는 방법은 따로 있습니다. 레퍼런스 이미지를 먼저 공유하고, 그 위에 구체적인 조건을 붙이는 겁니다. "이 레이아웃의 그리드 구조를 따르되, 컬러는 네이비 톤으로"처럼요. AI 슬라이드 도구에도 똑같은 원리가 적용됩니다. 형용사 대신 시각적 기준점을 먼저 잡아주는 것. 그러면 AI가 해석해야 할 범위가 급격히 좁아지고, 결과물의 편차가 줄어듭니다.


핵심은 '좋은 프롬프트를 쓰는 것'이 아닙니다. AI에게 해석의 여지를 최소화하는 입력을 설계하는 것입니다. 레퍼런스 이미지에서 레이아웃 규칙, 색상 체계, 이미지 표현 방식 같은 디자인 요소를 구조화된 텍스트로 변환할 수 있다면, 그게 곧 AI가 따를 수 있는 디자인 가이드가 됩니다. 저는 이 변환 과정을 자동화하기 위해 클로드로 웹사이트를 하나 만들었고, 실제로 노트북LM과 젠스파크 모두에서 효과를 확인했습니다.(아래 유튜브 영상을 시청해 보세요)

노트북LM, 젠스파크에서 내 의도대로 디자인을 뽑는 실전 워크 플로우
구글 노트북LM 완벽 가이드 - 최신 기능부터 실무 활용까지 총정리

같은 프롬프트, 다른 결과 — 기술 방식이 다르다

노트북LM과 젠스파크에 동일한 디자인 가이드와 콘텐츠를 넣어도 결과물의 성격이 꽤 다릅니다. 이건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두 도구가 슬라이드를 생성하는 기술 방식 자체가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노트북LM은 텍스트-투-이미지 방식을 씁니다. 슬라이드 한 장 전체를 하나의 이미지로 렌더링 하는 구조입니다. 텍스트, 도형, 배경이 모두 픽셀로 합쳐진 결과물이기 때문에 시각적 완성도가 높고, 복잡한 레이아웃이나 그래픽 요소도 비교적 자연스럽게 표현됩니다. 하지만 PPT로 다운로드하면 모든 요소가 이미지 한 장입니다. 글자 하나 수정하려 해도 편집이 불가능합니다. 완성형 비주얼이 필요한 경우, 예를 들어 유튜브 배경 슬라이드나 발표 현장에서 그대로 띄울 용도라면 노트북LM이 적합합니다.


젠스파크는 코드 기반 생성 방식을 씁니다. 텍스트는 텍스트 객체로, 도형은 도형 객체로, 이미지는 이미지 객체로 각각 분리해서 코드로 조립하는 구조입니다. 덕분에 PPT로 다운로드한 후에도 모든 요소를 개별적으로 선택하고 수정할 수 있습니다. 글꼴을 바꾸거나 문구를 수정하거나 도형 색상을 조정하는 게 자유롭습니다. 사업 제안서처럼 내용을 계속 다듬어야 하는 문서, 또는 클라이언트 피드백에 따라 수정이 반복되는 상황이라면 젠스파크가 더 실용적입니다.


이 차이를 모르고 도구를 선택하면 불필요한 재작업이 생깁니다. '일단 예쁘게 나오니까' 노트북LM으로 만들었다가, 나중에 텍스트 하나 못 고쳐서 처음부터 다시 만드는 일이 생기는 거죠. 도구를 고르기 전에 "이 슬라이드를 만든 후에 수정할 일이 있는가?"를 먼저 판단하시면 선택이 훨씬 명확해집니다.

디자인보다 먼저, 내 언어가 있어야 한다

AI 슬라이드 도구들이 발전하면서 '프레젠테이션을 쉽게 만든다'는 이야기가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써본 분들은 아실 겁니다. 디자인이 아무리 좋아도, 안에 담긴 내용이 내 것이 아니면 발표 현장에서 쓸 수 없다는 걸요. AI가 생성해 준 텍스트는 매끄럽게 보이지만, 내 맥락과 내 논리가 빠져 있으면 결국 '남의 발표 자료'가 됩니다.


그래서 저는 순서를 바꿨습니다. 슬라이드를 먼저 만드는 게 아니라, 내 생각을 먼저 글로 정리하는 겁니다. 브런치에 써둔 글이든, 강의 노트든, 회의록이든 내 언어로 된 텍스트가 먼저 존재해야 합니다. 그 텍스트를 소스로 넣으면 AI는 디자인과 구성을 입혀주는 역할을 하게 되고, 내용의 주도권은 온전히 나에게 남습니다.


매일 새로운 AI 도구가 쏟아지고 있지만, 중요한 건 '자동화'가 아니라 그걸로 무엇을 하느냐입니다. 알고는 있었지만 선뜻 시도하지 못했던 것들을 하나씩 해보는 것. 저도 그런 시도의 하나로 이 워크플로우를 만들어봤고, 그 전체 과정을 영상으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레퍼런스 이미지를 고르는 것부터 디자인 프롬프트 추출, 40장 슬라이드 완성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 하실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위의 영상입니다)

노트북LM 슬라이드.png 노트북LM 슬라이드, 내가 원하는 디자인을 만드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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