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에서 시작하는 탐구
내일이면 1학년 아이들을 처음 만난다. 생각할수록 설레고, 또 한편으로는 조심스러워진다. 이제 막 학교에 첫발을 내딛는 아이들과 어떻게 하루를 만들어갈까? 오랜만에 1학년을 맡게 되었고, IB 학교에서 처음으로 1학년을 가르친다. 아이들이 이 공간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까?
어떤 아이는 조용히 앉아 작은 것들을 관찰할지도 모르고, 어떤 아이는 친구들과 장난치며 무언가를 만들어볼 것이다. 어떤 아이는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질문을 던지고, 어떤 아이는 스스로 길을 찾아 탐구해 나가겠지. 그리고 이 교실이 그 모든 아이들에게 탐구의 공간이 되길 바란 그러면서도 스스로에게 다시 한번 되새겼다.
1학년은 작은 6학년이 아니다.
이 말은 생각보다 많은 걸 함축하고 있다. 때때로 우리는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더 자라면 자연스럽게 알게 될 거야’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 과정 자체가 어른의 성장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흐를 때가 많다. 1학년 아이들은 단순히 글을 덜 쓰고, 덧셈을 느리게 하는 존재가 아니다. 그들의 배움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움직인다. 그들은 손으로 만지며 배우고, 놀이 속에서 질문하고, 몸을 움직이며 개념을 익힌다. 그렇다면, 나도 그에 맞는 교실을 만들어야 한다. 놀이가 탐구가 되고, 탐구가 배움이 되는 교실을.
놀이하는 공간이 곧 탐구하는 공간
IB 교육에서는 놀이를 ‘탐구’의 방식으로 바라본다.
어른들이 보기에는 그저 장난치는 것처럼 보여도,
아이들은 놀이 속에서 세상을 배우고, 관계를 익히며, 스스로 사고한다.
그래서 나는 놀이가 곧 탐구가 되는 교실을 만들고 싶었다.
✔ 함께 이야기하는 공간
- 둥글게 모여 앉아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는 자리.
-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신의 생각을 키울 수 있도록.
✔ 손으로 만지고 조작하는 놀잇감
- 정해진 교구가 아니라, 아이들이 탐색하며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 열린 재료.
- 당근에서 데려온 인형들.
- 놀이 세션을 만들고 싶은데 아직 준비가 많이 필요한 부분이다.
✔ 관찰할 수 있는 자연
- 교실 속 작은 화분, 계절에 따라 변하는 식물들.
- 시간의 흐름과 다양한 생김새의 생명의 존재를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도록.
- 옆 반 선생님은 도마뱀을 데려오신다는데... 나는 조금 무섭다.
이 공간을 채우기 위해 나는 당근마켓을 열심히 뒤지며 이웃들을 찾아갔다. 책상과 의자만으로는 완성되지 않는 교실. 이 교실이 진짜 ‘아이들의 공간’이 되려면 더 많은 것들이 필요할 것 같다. 그렇게 하나씩 자리를 잡아가면서, 나는 조금씩 더 선명한 교실의 그림을 그려가겠지? 이 공간에서 아이들이 어떻게 움직이고, 어떤 이야기들을 만들어갈지. 내가 예상하지 못한 순간들도 분명 많겠지만, 그 역시 이 교실에서 함께 탐구할 과정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