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선하신 하나님

예배

by 은나무

[롬 12:1] 그러므로 형제들아 내가 하나님의 모든 자비하심으로 너희를 권하노니 너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라 이는 너희가 드릴 영적 예배니라


23년 4월 8일.


지금 내가 일하는 가게에 첫 출근 한 날이다.


10년의 시간 동안 나는 가정주부로서 가정과 아이들을 돌봤고 하나님을 알게 되었고 그분과 교제하는 시간이 좋았다. 남편이 혼자 외벌이로 힘들어하고 짐을 덜어주길 바라는 부탁에도 나는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일을 미루고 있었다.


그러다 우리는 새로운 집으로 이사를 해야 했고 우리가 원하는 집으로 가려면 대출을 더 받아야 했기에 기존에 생활비 보다 재정이 더 필요했다.


내가 갖고 있던 미용기술은 언제든 내가 현업에 뛰어들게 되면 꺼내쓸 마지막 카드로 남겨두고 있었다.


드디어 나는 혼자서 버둥거리며 가계를 책임지고 버텨오던 남편의 짐을 덜어 줘야 했다.


그래서 처음엔 오랜만에 하는 일이 부담도 되었고

지금보다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어준다면 고맙다는 남편의 말에 주말 알바부터 시작했다.


처음엔 좋았다.

10년을 집에만 있다가 일터에 나가니 뭔가 나에게 활력도 생기고 재미있었다. 게다가 따라오는 가정경제의 여유로움은 우리를 더 편안하게 해 줬다.


그때 나의 성향을 잘 아는 남편이 내게 이런 말을 했다.


“나는 당신이 그냥 이렇게 일주일에 2-3일 알바를 하고 집에 얼마의 생활비를 보태고 나머지는 당신이 하고 싶은 일에 소소하게 쓰며 편하게 지냈으면 좋겠어.

갑자기 이것저것 하고 싶은 거 생긴다고 대책 없이 성격대로 하다가 감당하기 어려워질까 봐 조금은 걱정이야 “


나는 남편의 걱정이 조금은 귀찮았다.

나는 그동안 달라졌고 잘할 수 있었다.

10년 만이지만 내 손은 녹슬지 않았고 내 체력도 이만하면 쓸만했다.


거기서부터 잘못됐다.

그렇게 생각한 내가… 문제였다.




나는 어제 그간의 여러 사건들 때문인지 내가 스스로 나를 컨트롤하기 힘들어졌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가까운 동생의 조언으로 심리상담을 받으러

잘 아는 선생님을 찾아갔다.


아들의 놀이치료를 도와주셨었고 우리 가족의 기질검사와 우리 가정 가족 구성원에 대해서도 대략 잘 아시는 분이어서 쉽게 털어 놀 수 있었다.


그간의 내가 일터에서 겪은 일들, 일을 늘려 5일 근무를 하게 된 사연, 일 년에 핸드폰을 6번이나 바꿀 만큼 충동적 지출을 자제하지 못하는 상황 등 전부 말했다.


그리고 대단히 이성적이라고 생각했던 내가 며칠 전 텔레그램으로 이천여만 원을 사기당한 일..

거기서 밀려오는 자괴감과 극도의 스트레스 모든 걸 털어놨다.


선생님은 내게 내 기질과 성향상 그동안 직장에서 있었던 일들에 대한 책임감이 엄청난 스트레스였을 테고 그것을 누르기 위해 점점 더 센 자극을 통해 스트레스를 견디고 있었다고 했다.


그리고 23년 4월로 돌아간다면 내가 바꾸고 싶은 일이 무엇 인지 물어보셨다.


나는 일을 줄이고 싶다고 했다.


선생님은 말씀하셨다.


“바로 그거예요 영재 어머니 “


“그다음에 무얼 제일 하고 싶으세요?”


“쉬고 싶어요…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요..”


선생님의 솔루션은 이러했다.

나는 일을 하는 걸 재밌어하고 또 그 안에서 자부심도 있는데 5일 근무를 하기엔 내가 가진 에너지가 부족하고 했다. 그래서 일을 반으로 줄이고 나머지 시간은 충분히 휴식을 취하며 충전을 하고 다시 열심히 일을 해보자는 솔루션이다.


그럼 스트레스도 줄을 것이고 큰 자극으로 눌러야 할 만큼 반복되는 악순환도 없을 거라고 했다.


나는 바로 돌아와 남편에게 진지하게 이야기했다.

그동안 내가 힘들었던 일.

오늘 선생님과 했던 이야기.

일을 줄이고 싶은 이야기까지.


가게 점장님께도 말씀드렸다.




내가 지금까지 이렇게 할 수 없던 이유가 있다.

아까 말했듯이 자만심에서 온 남편의 걱정을 무시하면 서다.


내가 스스로 돈을 벌기 시작하니 자꾸 그동안 못썼던 게 생각났다. 하나둘 소비에 정신이 팔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주일을 지키기가 어려웠다. 직업의 특성상 주일에 쉬기는 어려웠다. 그럼에도 크게 마음에 불편함이 없었다. 그것도 문제였다.


그래서 내가 예배를 지키기 위해 선택한 방법으로는

첫째. 가게 근처 교회로 나가서 일찍 1부 예배를 드린다

둘째. 수요일 휴무날 수요예배를 지킨다.

였는데 , 처음 마음처럼 다르게 점점 흐지부지 돼 갔다.


주일을 지키기는커녕 내 삶에 하나님이 계신가 싶었다. 자꾸만 헛헛했고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에 점점 다른 걸로 채우려고 했다. 그러다 최근에 뉴스에서만 보던 사건.

나는 늘 야무지다 소리 듣던 똑순이라 자부하던 내가 텔레그램 사기를 당했다.


그런데 하나님은 이 상황 가운데서도 선하게 일하심을 발견한다. 이일을 겪었기에 내가 심리 상담 선생님을 찾았고 솔루션을 찾았고 바로 실행에 옮겨서 오늘 점장님께 연락이 왔다.


네가 많이 힘드니 그렇게 하자 4일 근무를 해도 좋다.

너의 휴무일에 맞춰 3일을 쭉 쉬게 해주고 싶은데 가게여건상 몰아서는 안되고 기존의 이틀을 쉬고 하루는 일요일에 쉬는 걸로 하면 어떠냐는 거다.


일요일이 제일 바빠서 쉴 수 없는데 이게 무슨 반가운 소리지~~!!!!!


오예~~~!!!! 이제 엄마 없이 아내 없이 어영부영 예배하러 가는 우리 송 씨들이 날마다 걱정이었고 내 신앙이 정말 걱정이었는데 주일을 지킬 수 있게 되었다.!!!


내 아무리 내 맘대로 해도 하나님 손바닥 안에 있다.

끝까지 하나님 안에 두려는 아버지의 마음에 감사하며

오늘을 기록하고 하나님 나라의 내일을 꿈꾼다.


예배를 기뻐하는 우리들이 되게 해 주세요~!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