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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은정쇼호스트 Sep 14. 2017

기후변화와 가전

기후변화 & 가전제품



더 이상 아픈 애 좀 그만 괴롭히 자며, '파리협정'으로 단단히 약속을 맺건,"중국 너 때문이야"를 열심히 외치며, 제발 그놈의 공장 좀 그만 돌리라고 핀잔을 주건, 어떻게 해서라도  미세 먼지 한 번 줄여 보려고 화력 발전소의 스위치를 꺼버린다고 해도, 

우리의 지구는 이번 세기 안에 3.6도까지 오를거라 한다 .


기후변화 그리고 가전제품 


숨통이 턱턱 막히는, 아, 이래서 죽을 수도 있겠구나라고 생각했던 2017년 봄.

물론 2016년 봄도 심각하긴 했다. 우린 설마 설마 했다. 이 놈의 '미세먼지'가 얼마나 우리를 괴롭힐지......가만히 있어도 실연당한 여주인공처럼 길에서 눈물이 줄줄 흘렀다. 미세먼지 때문에 대한민국 곳곳에 어디 하나 멀쩡한 지역 없이, 숨막히는 몇 달을 보내야만 했다 .


1.서자의 서러움을 딛고 ... 공기 청정기


없어서, 물건을 팔 수 가 없었다. 7년 전 즈음 "여러분 공기 청정기가 있어야해요." 라고 목청껏 얘기해도 공기청정기의 매출은 50%를 넘기기 힘들었다.불과 2년 전까지만해도 매출이 그저그런 상품이 공기청정기였다. 힘든 아이템이었다. '깨끗한 공기'에 대한 니즈는 당연히 누구나 가지고 있다. 아프면 물좋고, 공기 좋은 곳에서 살아야지 라고 한다. 아프면 말이다. 아프기 전에는 모르고 그냥 마신다. 아니, 알아도 죽을 정도 아니니깐 그렇게 사는거다. 

허나, 이제  따갑고, 아프고, 힘들고 죽겠으니..... 공기 청정기의 매출은 올 봄 300% 이상의 실적을 거두며, 결국 없어서 판매하기 힘든 지경에 이르렀다. 사실, 공기청정기를 엘지, 삼성, 위니아, 등등 진작에 만들어 오긴 했다. 하지만 가전에서 '서자'취급을 10년 넘게 받아왔던 아이였다. 에어컨이나 티비 방송에는 준비 자료도 많고, 화려한 영상도 많이 찍어서 잘난 자식은 쭉쭉 밀어 줬었는데, '서자'취급 받던 청정기는 방송으로 보여줄 인서트(상품 보조 영상)이 딸랑 '하나' 였다. 보통 인서트로 적어도 10개나 20개씩을 협력업체에서 영상자료들을 많이 만들어 준비하는 것에 비하면, 공기청정기는 서자임에 분명했다. 자식은 맞긴 한데, 그냥 알아서 냅뒀어요다. 허나, 기후가 신분상승을 시켜주었으니, 이제 없어서 못파는 존재가 되었다.

지구가 아프고, 힘들어, 이런 가전제품이 잘 나간다고 하지만, 난 공기청정기 방송을 안 해도 되는 깨끗한 한국에서 사는게 꿈이다 .





2. 내가 너희를 자유케하리라. 


진~~~즉에 맞벌이 부부는 있어왔다. 

진작에 맞벌이 부부는 가사노동에 지쳐한다. 

허나, 이번 컨셉은 '일하는 엄마'일수록 에브리봇이다 .


왜?왜? 왜? 

이 미세먼지 난리통에 일하는 엄마가 과연 물걸레로 미세먼지를 얼마나 자주, 얼마나 꼼꼼히 침대 밑까지 청소를 했냐는 거다. 당신이 일하느라 지쳐, 무릎으로 기어 다니는 우리의 아가들이 이 미세먼지를 후루루 쩝쩝 엄청나게 마신다는 거다. 

그대가 물걸레 청소하기 너무 힘들어 일주일에 한 번정도 제대로 닦긴 했냐고, 

그대는 이 엄청나고도 독한 미세먼지를 얼마나 신경을 썼느냐고, .......엄마들에게 회개를 촉구하는 상품. 

그대여, 너무 괴롭고 미안해하지 마라. 내가 너의 죄를 사하노라. -에브리봇 물걸레 청소기

미세먼지의 공격으로 부터 우리아이를 지키지 못한 '못난애미'라는 죄책감에 시달리던 엄마들은 에브리봇의 한량없는 은혜로 '면죄부'를 부여 받고 마음의 안식과 평강을 찾는다 .

물걸레 로봇 청소기야 말로, 2017년 효자 상품이다. 기후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계발한 협력업체 사장님의 꾸준한 노력이 있었다.

홈쇼핑에서 로봇청소기가 잘 됐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허나, 로봇청소기가 미세먼지 해결이라는 솔루션과 만나면 판세는 달라진다. 

기후변화가 장사판도를 바꿔놓는다. 





3. 열 받은 지구 눈물 쏟는 지구 


2016년은 유난히 뜨거웠던 여름으로 기억된다. 백년만에 최고로 더웠다고 하니, 말 다한거지 뭐.

8월 한달 내내 하루만 빼고, 폭염주의보가 내려졌고, 갑자기 삐~~~하고 울려되는 국민 안전처의 폭염주의안내 문자에 덜컹덜컹 놀라기도 했었다. 이제 에어컨은 없어서는 안 될 가전제품이 되었다. 

갈수록 뜨거워지고, 갈수록 견디기 힘들어질 것이다. 작년 여름 더위에 제대로 디인 고객들은 올해는 더워지기 전에 반드시 널 갖고야 말겠어라며 4월부터 에어컨을 구입하시기 시작하시더니, 5월에는 작년 1년동안 판매될 에어컨의 양만큼 구입을 하셨다. 기염을 토하는 기록이었다 .막상 6월에는 물건을 너무 많이 팔아서, 방송을 잡기 힘든 상황이 왔다. 

이제 한국에서 바나나가 열리는 날이 멀지 않아 보인다. 또하나 주목할 점은, 기존 냉기만 나왔던 에어컨에서, 이제 제습+냉방+공기청정 기능까지 다 완비한 에어컨을 훨씬 많은 고객들이 선호하신다는 거다. 

올 여름이 그랬다. 중부 지방은 한 달 내내 스콜같은 폭우가 쏟아지고, 남부 지방은 타는 듯한 더위에 핀란드 사우나 속에서 여름을 보냈다.제습과 냉방 모두 이젠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었다. 





   


건조기가 뭐야? 작년까지의 반응이다. 건조기?? 빨래 건조기? 그거, 왜 있지. 미국 사람들 동전 넣고 빨래 하면 빨래방에서 다 말려서 오잖아. 그거 건조기... 아~~~~~ 건조기. 우리 집은 좁은데 됐어. 에이 그냥 빨래 건조기에 널면 되지. 얼마라고??? 뜨악 안사 안사.이게 바로 신세계라며 빨래 널 필요 없어요. 정도로는 안먹히더란 말이다. 


건조기와 기후변화가 만났으니, 포텐이 팡팡 터졌다. 역시 없어서 못파는 상품이 되었다. 

우린 올 봄에 지독히 누리끼리한 하늘을 경험했다. 빨래를 널 수가 없었다. 

우린 올 여름에 꿉꿉함의 끝을 보았다. 빨래를 널 수가 없다. 


인간이 저지른 만행은 환경이 역습으로 돌아왔다. 이런 상품들이 없어도 우리의 지구가 빨리 기력을 회복하기만을 바랄 뿐이다. 

기후 변화 속에 상품도 변한다. 고객의 니즈도 달라지고 있다. 

앞으로 제품은 지구의 기후, 환경의 변화에 더 예민하고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

상품은 인간의 생활을 안락하고, 편안하게 , 안전하게 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 

마케터들은 기후의 변화에 촉각을 더욱 새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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