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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디 Dec 14. 2021

브랜딩이 하고 싶은 사장님을 위한 프로세스 가이드

브랜딩은 해야겠는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될지 모를 때

이 글을 쓰고 있는 본인은(a.k.a 조디), 스타트업에서 5년 동안 일하면서 서비스 브랜딩, 콘텐츠 브랜딩, CI 브랜딩 등 비주얼 커뮤니케이션 작업을 다수 진행했다. 그리고 2021년 1월부터 본격 프리랜서로 전향하면서 주로 1인 창업 & 스몰 비즈니스를 시작하는 클라이언트를 대상으로 신규 브랜드를 만들어 가는 작업을 진행했고 그 과정에서 가장 많이 질문을 받았던 ‘브랜딩, 어디서부터 시작하면 되나요?’에 대한 답변을 정리해 보면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이 글을 쓰게 되었다. 브랜딩을 해야겠는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사장님들에게 기본적인 브랜딩 프로세스와 브랜딩을 하는 것에 대한 의미를 얘기해 보고자 한다.


*참고로 이 글은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하다 보니 브랜딩에 대한 예산이 많지 않고, 2~3달 이내에 결과물이 나와야 하는 스몰 비즈니스 사장님들이 대상이기에 브랜드 리서치/시장분석 및 실무자들을 위한 세부 내용을 다루고 있지 않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1단계

사장님들 머릿속에만 있는 브랜딩,

밖으로 꺼내서 구체화 하기


브랜딩을 하고 싶어 하는 소규모 회사 및 1인 대표님들을 만나보면 어느 정도 원하는 느낌과 방향성은 있는데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를 굉장히 어려워하신다. 그래서 킥오프 미팅을 하기 전에 아래 2가지를 요청드린다.


1) 브랜드를 설명할 수 있는 키워드 3~5개를 뽑아주세요.

나의 브랜드를 함축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대표 키워드 3~5개 정도 알려주세요.

만약 어려우시다면 형용사적 표현으로 생각해 보세요명사와 동사보다는 조금 더 구체적으로 내가 원하는 브랜드의 느낌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왜 이 키워드를 선택했는지 이유도 함께 적어주세요.

키워드는 브랜딩을 확장해 나가는 데 있어 길잡이 같은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브랜드를 만드려고 하는 사장님들은 자신의 브랜드에 대해서 충분히 고민해 주시고 키워드를 작성해 보세요.


키워드 작성 예시



2) 브랜드가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였으면 좋겠는지 이미지를 찾아 주세요.

이미지 검색, 레퍼런스 검색은 최대한 많이 하면 할수록 좋습니다. 그 과정에서 나의 취향을 다시 한번 점검할 수 있고 디자인에 대한 안목도 넓힐 수 있어서 꼭 필요한 작업입니다. (참고로 저는 프로젝트를 시작하면 최소 200개의 이미지를 저장해 놓고 시작하는 편입니다.) 레퍼런스를 충분히 모았으면 이제 PPT 한 페이지에 나의 브랜드를 설명할 수 있는 Best 이미지들을 선정하여 정렬해 보세요. (이미지 수는 제한 없으나 최대한 한 페이지에 펼쳐 놓을 수 있는 정도면 좋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다시 한번 내가 원하는 브랜드의 이미지들을 최종적으로 필터링합니다. 보통 이 작업을 무드 보드 작업이라고 합니다!


(좌) 지도 일러스트 스타일 무드보드 / (우) 수제청 브랜드 무드보드



3) 더 밀도 있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은 사장님들 위한 심화 과정(선택)

나의 브랜드를 더욱 뾰족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단순히 보이는 이미지뿐만 아니라, 브랜드를 한 명의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이 사람이(=브랜드) 말하는 말투, 옷 스타일, 성격, 태도 등 다각화로 고민해 보면 좋습니다. 이런 다양한 요소들이 결합되어 보이는 이미지들이 결국 브랜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글로 꼭 정리해 보세요.

마치 사람처럼 이미지를 어떻게 만들어 가느냐가 브랜딩 전략이 아닐까요?


+위에 있는 내용은 정말 기본적인 가이드일 뿐, 이외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나의 사업과 브랜딩에 대해 이것저것 고민한 흔적이 있는 자료들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습니다.



2단계

더하고 빼는 과정,

실무자와 함께 브랜드 전략 세우기


1단계의 내용들은 사장님이 자신의 생각과 아이디어를 사람들에게 설명이 가능한 정도로 정리된 문서일 뿐이다. 실무자는 이를 바탕으로 사장님들이 만들고 싶은 브랜드의 의도와 맥락을 파악하여 더욱더 뾰족하게 기획 작업을 진행하고 브랜드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 정리를 한다.


1) 키워드와 무드 보드를 점검하며 전략 세우기

아무래도 실무자들은 클라이언트 사장님들보다 평소에 다양한 레퍼런스를 많이 보고 학습했기 때문에 더 좋은 아이디어와 방향으로 제안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사장님과 실무자는 많은 논의와 고민 끝에 최종적으로  함께 합의한 키워드와 무드 보드를 도출한다. 그리고 누구나 브랜드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 줄 소개, 한 문장으로 소개, 영문/한글 슬로건 등 간결하고 임팩트 있게 정리하는 과정도 중요하다.


사례 1) 키워드 합의 후 브랜딩 방향성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
사례 2) 키워드 선정부터 핵심가치, 그래픽 모티프 작업으로 확장



3단계

본격! 디자인 시안 작업하기


1) 합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로고와, 컬러, 폰트 등 기본 디자인 요소 작업하기

로고, 컬러, 폰트는 브랜딩 작업의 가장 기본이자 브랜드의 얼굴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짧은 시간에 브랜드를 만들어야 하거나, 디자인이 크게 중요하지 않은 브랜드 거나, 예산이 적을 때는 이 작업만 함축적으로 진행해도 사실문제가 없다. 그만큼 잘 정돈된 로고의 형태와 컬러, 폰트 만으로도 이 브랜드가 어떤 성격인지 보여줄 수 있는 힘이 있다.


아이덴티티를 강조하여 작업한 실제 사례들


+활동적이고 개성 있는 브랜딩의 경우에는 그래픽 패턴 및 일러스트 가이드 작업도 함께 진행한다.



2) 디자인 애플리케이션 확장하기

로고와 컬러, 폰트만 놓고 봤을 때는 예쁜데 막상 프린트를 하려고 보니 컬러가 너무 부담스럽거나 가독성이 안 좋거나 확장성이 아쉬운 문제점 등 예상하지 못했던 이슈들이 발견될 수 있다. 그래서 실제로 그 브랜드에서 사용할 법한 온/오프라인 다양한 목업을 만들어 보면서 미세하게 컬러톤을 조정하고 컬러 사용 비율 및 서브 컬러 등을 추가하며 브랜딩 작업을 고도화시킨다.


전체 디자인을 모아놓고 전반적인 디자인 톤과 컬러 비율을 점검하며 세부 작업을 진행한다.



3) SNS 콘텐츠 디자인 하기

요즘엔 SNS로 커뮤니케이션을 많이 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브랜드의 감성과 태도를 직접적으로 인지하는 중요한 채널이다. 또한 스몰 브랜드일수록 브랜드를 알리고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SNS 콘텐츠의 Look & Feel 도 함께 고려하여 작업하는 편이다.


'FRUT' 인스타그램 콘텐츠 무드 보드 제안



4단계

인쇄 테스트 및 제작하기


클라이언트에게는 뭔가 손에 잡히는 결과물이 보여서 가장 재밌는 시간이지만 디자이너에게는 가장 예민해지는 시간이다. 모니터에서 보이는 것과 인쇄 후 받아보는 결과물은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 차이를 조절해야 하는 게 디자이너의 몫이다. 그리고 인쇄소마다 견적과 퀄리티도 천차만별이라 여러 곳에서 견적도 받아보고 테스트하면서 효율적이고 만족도 높은 결과물을 도출해야 한다.

종이에 따라, 인쇄 방식에 따라, 다르게 표현되는 파란색들


  

5단계

끝난 줄 알았죠? 유지 관리 및 확장에 대한 고민


최종 작업 파일을 인쇄소에 넘기면 이제 브랜딩 작업은 끝났구나 많이들 생각한다. 하지만 브랜딩에는 끝이 없다. 계속 발전시키고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관리하면서 나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옷을 찾아가야 한다. 그리고 소규모 회사일수록 초반에 사업의 방향성이 바뀔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처음부터 완벽하게 브랜딩을 하기보다는 유연하게 움직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즉 조금씩 자주 업데이트를 하며 이미지를 쌓아 가는 것도 효율적인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아래의 내용은 글쓴이 본인이 1년간 외주 브랜딩 작업을 하면서 생긴 고민점이자 외주 브랜딩을 맡기는 사장님들도 꼭 인지하면 좋을 3가지 내용을 정리해 보았다.


1) 브랜딩을 한다고 드라마틱하게 변화되는 건 없다.

단순히 비주얼적으로 예쁘게 '짜잔~' 하는 브랜딩은 힘이 없다. 기획이 튼튼하고, 말하고자 하는 목소리가 뚜렷해야 비주얼에도 의미가 생긴다. 그리고 꾸준히 지속적으로 일관된 톤으로 사람들에게 보여야 비로소 브랜드가 사람들에게 인지가 된다. 그래서 브랜딩은 기획-디자인-마케팅 등 모든 요소가 고려돼야 하고 시간이 쌓여야 하는 작업이라 생각한다.



2) 브랜딩 유지 및 관리에 대해서도 충분히 고려하고 착수해야 한다.

대부분 초반에 디자이너 없이 사업을 시작하시는 분들이 많다. 아무래도 디자이너가 없기 때문에 프리랜서 디자이너를 찾게 되는데 여기서 꼭 알아야 할 점이 있다. 위에서도 계속 언급했듯이 브랜딩을 예쁘게 해 놔도 유지 관리 및 확장시킬 수 있는 내부 디자이너가 없다면 브랜딩 작업의 효과가 떨어진다. 미리 내부적인 상황을 고려하여 브랜딩 범위 및 작업 방향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고 프리랜서 디자이너와 함께 논의해보기를 추천한다. 내부적으로 디자이너를 고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나와 스타일이 잘 맞는 프리랜서 디자이너와 계속적으로 호흡을 맞춰가며 상황에 따라 요청하는 방법도 있다.


시즌별로 bake29s 카페의 작업을 진행 중이다. (사진출처 : bake29s 인스타그램)



3) 함께 꼭 고려해야 하는 SNS 전략

요즘 들어 마케팅 채널 운영의 중요성을 많이 느끼고 있다. 그만큼 SNS는 브랜드를 알리는 중요한 소통창구여서 멋있고 그럴듯하게 보이는 브랜딩 목업 이미지에 만족하지 말고 SNS 콘텐츠를 다양하게 만들어 사람들이 어떤 점에 반응하는지 테스트해보는 게 훨씬 더 중요한 것 같다. 사실 이 부분은 글쓴이 본인도 현재 계속 고민하고 테스트해보는 지점이라 뾰족하게 가이드를 드리기 어려우나 그만큼 꾸준히 자주, 일관되게 사람들에게 브랜드를 인지시키고 노출시키는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 (단순히 예쁘게 보이는 브랜드가 아니라 좋은 성과로 연결되는 브랜딩을 하는 게 목표라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저도 더 공부하고 테스트해봐서 다시 또 브런치에 글을 써보겠습니다!)

SNS 마케팅에 대해서도 공부 중인 디자이너 조디



끝맺음


지금까지 10개의 브랜딩 작업을 했다면, 그 10개 모두 다 다른 방식으로 진행했었다.

특별한 방법과 프로세스가 있기보다는 주어진 상황과 조건에 따라, 지금 이 브랜드에게 필요한 내용에 따라 이리저리 고민하고 최선의 선택을 하며 앞으로 나아갔을 뿐! 책임과 애정을 가지고 이 브랜드가 정말 잘 됐으면 하는 마음이 크면 어떻게든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위에 내용은 어디까지나 사례일 뿐 절대적인 프로세스와 방법론이 아님을 다시 한번 알려드립니다!


전반적인 작업 프로세스에 설명하다 보니 실무적인 내용까지 다 담지는 못했는데 혹시 더 궁금하신 점 아래에 댓글로 남겨주세요! 저도 계속 배워가는 입장이라 뚜렷한 해결책은 못 드려도 지금 제가 답변할 수 있는 최선의 내용을 공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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