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할 수 없는 사람을 만났을 때

갈등해결 사용설명서 다시 살펴보기

by 기은경 KAY


이 사람, 이런 사람은 이해할 수 없어

에게도 이해할 수 없는 사람, 알고보니 그러한 유형의 사람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 어려운 유형의 사람이란

리더의 자리에 있으면서도 일이 그로 인해 잘 돌아가지 않을 정도로 수행에 어려움이 있고 자기인식은 안되는 분에 대해 그렇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현장에서 다양한 팀을 만나다 보면 이러한 업무관계의 어려움, 갈등을 많이 마주하게 되는데

그 때마다 중립적으로 관계를 풀어가는데 도움을 드렸던 것과 달리

제3자가 없이 스스로 직면하는 중립적이지 않은 상황에서는 스스로도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을,

이것이 나에게 관계에서 가장 취약한 점이라는 것도 깨닫는다.


이혼 숙려 프로그램과 금쪽이 프로그램을 보다보면

정말 다양한 문제, 갈등상황을 보게 되는데

어떤 경우는 정말 일반인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폭언과 폭력, 알콜중독 등과 같은 큰 문제, 치료가 필요한 중증의 상황을 보기도 한다.

프로그램에서 활용하는 기본적이고 공통적인 방법은 “스스로를 보게하는 객관화” 과정인데, 이 과정을 지나보면

‘아 내가 저 상황에서 저런 표정으로 저렇게까지 말했구나, 저 때의 아이들이나 상대의 표정과 감정은 저랬구나.‘

그리고 그걸 보면서 ‘아 내가 미처 모르는 부분들이 있었구나. 잘못 생각했구나‘ 등을 깨닫게 된다.

객관화 후에는 보고 어땠는지 들어보고, 그때부터 하나씩 상황에 대한 이해, 그러나 짚고가야 할 점, 하나씩 개선해볼 점을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코치와의 대화

나 또한 이 상황을 어떻게 다루어 가야 할 것인가에 대해 함몰되어 있는 관점, 생각을 객관화하기 위해

지인에게 코칭을 요청했고, 그 대화를 오늘 나누었다.

내가 인식한 문제 상황을 그의 말로 다시한번 들으니 환기가 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일련의 대화를 통해 문제가 무엇인지, 바람직한 방법은 무엇인지도 머리로 알고는 있지만, 그러고 싶지 않다는 의지/의사가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그리고 ‘I don’t like’ 그 뒤에는 지난번처럼 대화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걱정과

설령 그를 내가 이해하고 포용하게 된다 해도 그의 능력이 갑자기 좋아질리 없어 상황의 변화는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에 괴로운 마음이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저를 정신분석해보니 제가, 문제가 많은 사람이더라구요‘

오은영 박사님이 초기에 자신에 대한 다양한 정신분석을 해보았고 그 때 이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리고 직업상 훈련된 부분도 있지만,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에 대하여도 화가 나지 않게 되었다고 이야기를 해주었다.

나를 보면, 정말 나된 나를 알게되면 누군가에 대하여 판단하는 것이 얼마나 성급했는가를 알게되는 것 같다.

그리고 그 상황에서 내 입장은 그러할 수 있어도, 어떻게 그 사람을 판단할 수 있을까. 그에 대해 내가 모르는 것이 더 많을텐데.

사람과 문제를 따로 떼어 보기로 하니 마음이 조금 풀어지는 것 같았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하였으니 사랑의 마음은 포기하지 말아야겠다.


* 깊어지는 성숙을 향해

목표 지향적이고, 성취적인 성향으로 지나치게 기울게 되면 이런 일도 일어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먼저 나를 보고, 또 타인의 맥락을 깊이 이해하고 공감하는 마음으로 바라보게 되면

그가 그렇게 존재하는 것에 대해 적어도 성급하게 판단하는 일은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이들에게도 늘 하는 이야기이지만, 귀한 사람이니까요. 이걸 잊으면 안되겠습니다.


그리고 어렵게 느꼈던 유형의 사람을 만나게 되면, 저에게는 사포같은 사람을 붙여주신 것이라 생각하고

사람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고, 또 대화하여 바꾸어 갈 것은 바꾸어가는 유연함을 훈련해 가야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공론화된 문제, 이슈가 아니라면 문제 삼는 것은 나에게서 시작이 되는데,

그 문제를 저에게서 먼저 발견하고(나는 이 상황이 왜 불편할까) 찾아가고자 하니 이 과정이 어떤 점에서는 괴롭기도 하지만 기대가 되기도 합니다.


내가 그라는 사람을 다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을 이해(수용)하고, 묻고 듣고, 또 내 이야기도 하기도 하며 심판자가 아닌 이웃된 삶, 친구된 삶을 살아야겠습니다.


나의 삶이 깊어지는 만큼 현장을 보다 더 이해하고, 깊은 공감 위에서 변화를 함께 만들어 갈 수 있지 않을까,

스스로도 그 담을 넘어보기로 합니다.


새해 깊어지는 성숙, 깊어지는 은혜가 있기를 다짐하며

각자의 관계의 어려움이 있으셨다면 올해 풀어지고 더 깊어지는 시간이 되기를 응원드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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